미래 핵심 역량 ‘AI’, 현실은 국내 기업체 3.6%만 도입
미래 핵심 역량 ‘AI’, 현실은 국내 기업체 3.6%만 도입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2.17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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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국가전략 추진, 실증적 성과는 미흡
대다수 기업, 향후 AI 기술 도입 회의적

[한국뉴스투데이] AI(인공지능) 기술이 산업‧기업 비즈니스뿐만 아니라 일상 전반의 미래 핵심 역량으로 손꼽히고 있지만, 정작 국내 기업체들은 3.6%만이 AI 기술을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부터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으로 인공지능을 주목하며 'AI 국가전략'에 힘을 싣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의 AI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비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2019년부터 정부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으로 인공지능을 주목하며 'AI 국가전략'에 힘을 싣는 모양새를 보였다. 그러나 우리나라 기업들의 AI에 대한 인식은 아직 미비한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나 향후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요구되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이에 AI 기술의 융합‧확산이 필요한 국내 유망산업 분야를 발굴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AI 산업 경쟁력과 기업역량 강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AI 국가전략 추진, 실증적 성과는 미흡

정부는 2019년 12월 AI 융합‧확산을 위해 대형 AI 융합 프로젝트와 총 11개 산업 분야별 AI 활용 전면화 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 7월에는 한국판 뉴딜 종합계획을 발표하며 AI 활용 확대를 통한 산업 고도화를 위해 공공서비스를 중심으로 ‘AI+X’ 7대 프로젝트를 포함, 총 10개 분야의 AI 융합‧확산 사업을 제시했다.

‘옥스퍼드 인사이츠’가 국가별 AI 기술 수준을 비교한 ‘정부 AI 준비 지수 2020’에서 우리나라는 7위를 차지했고, 지난해 2월 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한 ‘글로벌 AI 인덱스’에서는 54개국 중 종합순위 8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정부가 산업 전반의 AI 활용 촉진을 위해 AI 전문기업과 분야별 역량 있는 기업, 공공기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력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나섰으나 실증적 성과는 대체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KDI 경제정보센터는 AI 국가 경쟁력은 미국, 중국, 일본, 유럽 등 글로벌 선진국과 비교해 격차가 크고, 인재‧운영환경‧정부전략 등 세부 항목에서는 평균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분석했다.

산업‧기업 비즈니스 현장에서 발생하는 주요 이슈와 지원 정책의 간극이 크고, AI 기술을 도입하거나 검토 중인 기업의 수가 현저히 적다는 것이다.

◆ 대다수 기업, 향후 AI 기술 도입 회의적

실제 KDI 경제정보센터가 최근 발표한 ‘AI에 대한 기업체 인식 및 실태조사’를 보면, 기업체 3.6%만이 AI 기술 및 솔루션을 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대기업(91.7%)이 대부분을 차지했으며, 업종별로는 서비스업(55.6%)과 제조업(36.1%)이
주를 이뤘다.

이번 조사는 AI 기술 및 솔루션을 ‘인식 시스템(음성, 이미지, 문자, 자연어, 데이터패턴 인식 등)’, ‘반응 시스템(대화, 시각화, 청각화, 에이전트 등)’, ‘지식 발견(데이터마이닝, 정보 추천, 예측 등)’, ‘자동화 기기·설비(자동 감시, 진단, 제어 등)’로 분류해 도입 여부를 확인했다.

네 가지 AI 기술 중 ‘자동화 기기·설비’를 도입한 기업이 2.2%로 가장 많았으며, 다음으로 ‘인식 시스템(1.6%)’, ‘지식 발견(1.0%)’, ‘반응시스템(0.6%)’ 순이었다.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체들은 AI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AI를 갖춘 기업용 소프트웨어(50.0%)’를 주로 사용했다. ‘머신러닝(25.0%)’, ‘딥러닝(5.6%)’ 등 원천 기술보다 ‘사물인식 등 컴퓨터 비전(47.2%)’과 같은 완성형 기술을 가장 많이 활용했다. 적용 분야도 ‘IT 자동화 및 사이버 보안(44.4%)’에 한정돼 있었다.

더 큰 문제는 대다수 기업체가 향후 AI 기술 도입에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기업체들은 AI에 의한 자사의 직무 및 인력 대체에 회의적이거나 장기적인 변화로 보고 있었다.

AI 기술을 도입하지 않은 기업체 대부분(89.0%)이 향후에도 AI 기술을 도입할 의사가 없다고 응답했다.

AI 기술을 도입한 기업체 역시 향후 추가 도입할 의사가 있다는 응답이 38.9%에 머물렀다. AI 개발 및 운용을 위한 전문인력이나 조직을 갖추고 있는 기업체도 5.1%밖에 되지 않았다. 

전문인력들도 ‘네트워크 및 클라우드 기술자(31.4%)’와 ‘소프트웨어 개발자(31.4%)’가 가장 많았고, ‘머신러닝, 자연어 처리 등 AI 설계자’는 29.4%, ‘데이터 수집 및 가공 전문가’는 19.6%, ‘AI 활용 분석가’는 5.9%에 그쳤다.

현재까지 AI 전문인력이나 조직을 갖추지 않은 기업들(71.5%) 역시 향후 5년 내에도 여전히 ‘AI 전문인력과 기술·솔루션 모두 도입하지 않을 것’이라고 응답하였고, ‘AI 전문인력을 채용할 것’이라는 기업체는 9.8%에 불과했다.

KDI 경제정보센터 관계자는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 기술의 활용도가 낮은 이유는 빠른 시간 내에 AI가 직무나 인력을 대체하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정부는 AI 기술이 데이터 중심의 특정 업체가 아닌 모든 기업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기술로 전환될 수 있도록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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