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비, 조조의 플랫폼 리더십
유비, 조조의 플랫폼 리더십
  • 송은섭 작가
  • 승인 2021.02.25 11:0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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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실현의 플랫폼! 이직률 제로의 공감리더 유비!

2020924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8년 일자리 이동 통계 결과에 따르면 기업체 간 직장을 옮긴 이동자는 16.5%로 나타났다. 이직 이유 1,2,3위가 직장인 권태기와 관련된 내용이었다. 반복된 업무가 싫어서(21.8%), 업무의욕이 사라져서(18.5%), 과도한 업무량 때문에(14.7%), 낮은 연봉(13.5%), 일이 적성에 맞지 않아서(11.3%) 순이었다.

이직 이유 중 반복된 업무가 싫어서21.8%로 가장 높다. 언뜻 낮은 연봉 때문에1위일 것 같지만 다섯 개 항목 중 네 번째에 있다. 사람들은 단순 반복업무에서 거대한 기계의 부품처럼 공허감을 느낀다. 거기에는 꿈이 끼어들 영역이 없다. 결국,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새로운 플랫폼을 찾아 떠나는 것이다.

삼국지(三國志)에서 유비는 존중과 신뢰의 철학으로 꿈을 실현하는 플랫폼 리더십을 발휘했다. 그 사례를 찾아보자.

첫 번째, 관우의 일화이다. 관우는 조조의 스카우트 제의를 수차례 거부했다. 관우가 조조의 포로였을 때 조조는 적토마와 온갖 보물을 선물하며 회유했다. 관우는 고맙지만 그럴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리고 유비의 거처를 찾아 죽음을 무릎서고 탈출했다. 관우의 이런 선택은 한날한시에 죽자라고 맹세한 도원결의(桃園結義)’ 때문만은 아니었다. 유비에게는 이직률 제로의 특별한 공감 리더십이 있었다. 바로 존중받으며 꿈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 리더십이었다. 관우는 유비가 만들어 놓은 환경에서 자신의 꿈을 하나씩 이뤄가는 것을 선택했다. 조조는 관우의 능력이 필요했지만, 유비는 관우의 꿈을 함께 했다.

두 번째, 조자룡의 사례다. 유비가 신야성을 떠나 조조에게 쫓기면서 한 유명한 말이 있다. “고작 저 어린놈 하나 때문에 내 소중한 장수를 잃을 뻔하지 않았는가!” 이 말은 상산 조자룡에게 한 말이다. 조자룡이 피투성이가 된 채 적진에서 유비의 아들 유선을 구해오자, 아들을 바닥에 던지며 소중한 조자룡을 잃을 뻔했다고 한 것이다. 조자룡은 자신을 존중하고 인정해주는 유비를 위해 눈물을 흘리며 충성을 다짐했다.

세 번째는 제갈량이다. 삼고초려로 제갈량을 영입한 유비는 그에게 많은 권한을 주며 극진히 대했다. 이에 관우와 장비는 자신들보다 20살이나 어린 제갈량에게 많은 권한을 주는 것에 불만을 토로했다. 유비는 내가 공명을 얻은 것은 물고기가 물을 만난 것과 같으니 괜한 소리 말라고 했다. 수어지교(水魚之交)라는 고사성어의 유래가 된 말이다. 제갈량은 자신을 물로 비유한 유비의 말에 자아실현의 욕구를 충족할 수 있었다. 그래서 죽을 때까지 유비가 만든 플랫폼에서 충성을 다한 것이다.

1800년 전 유비는 부하들에게 이직률 제로의 플랫폼을 제공했다. 그들은 존중받으며 일하고, 출근하는 것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이직이라는 선택지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유비는 매슬로의 인간 욕구 5단계4단계 존중의 욕구5단계 자아실현의 욕구를 적용했다. 리더의 입장에서 보면 부하들이 목숨 바쳐 충성을 다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각 개인으로서는 그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는 환경이었기 때문에 자아실현의 과정이었다고 볼 수 있다. 이것이 유비의 플랫폼 리더십이다. 오늘날 경영자와 관리자는 부하들의 꿈을 얼마나 알고 있으며, 어떻게 키워주고 있는지 스스로 질문해보기 바란다.

소통의 플랫폼! 잘 들어주는 경청리더 조조!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키워드는 융합과 협업입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개선해야 할 기업문화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노벨상도 공동수상자가 많이 나오는 시대입니다. 협업을 잘하려면 꼰대 상사님들의 나를 따르라’, ‘답정너 회의이런 꼰대 문화부터 바뀌어야 합니다. 자기만 잘났고, 자기 생각만 옳다고 주장하면 아무도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지 않을 겁니다.”

신입사원의 거침없는 의견에 모두 놀라 상사의 눈치만 보고 있다. 만약 여러분의 조직이 이런 꼰대 문화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융합과 협업을 위한 소통의 리더십을 삼국지(三國志)에서 찾아보자.

삼국지(三國志) 관도대전(官渡大戰, 서기 200)은 조조의 2만 군사와 원소의 10만 대군이 싸워 상대적으로 열세였던 조조가 대승을 거둔 전투다.

원소는 자존심이 매우 강한 리더였다. 참모들이 자기 생각과 다른 계략을 건의하면 핀잔을 주며 무시했다. 특히 자신보다 더 좋은 계략을 제시하면 참지 못하는 성격이었다. 그 예로 참모 전풍이 속전속결보다 지구전을 해야 한다.’라고 주장하자 그를 감옥에 가두어버렸다. 허유가 조조의 군량미가 1일 치밖에 없으니 군사의 반을 빼서 조조의 본거지인 허도를 공격해야 한다.’라고 말하자 믿지 못하겠다고 했다. 오히려 허유의 허물을 들춰 죽이려 했다.

반면, 조조는 참모들의 의견을 잘 듣는 ‘Good listener’였다. 관도대전 초기에 원소에게 포위되어 군량미가 떨어지자 조조는 퇴각하려 했다. 그때 참모 순욱이 조조에게 조금만 더 버티자고 말했다. “주군, 곧 원소 진영에 내분이 일어날 것이니 그때까지만 기다려 주십시오”. 조조는 순욱의 건의를 받아들였다. 결국, 순욱의 말대로 원소의 참모였던 허유가 귀순해서 원소 진영의 보급기지를 알려주었다. 원소는 5배나 많은 병력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허유의 배신으로 보급기지를 잃고 조조에게 패하고 말았다.

조조는 소통의 플랫폼을 잘 운영한 리더다. 부하들이 자신의 의견을 소신껏 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었다. 관점이 다르다고 해서 내치지 않았고, 자기 생각과 반대된다고 무시하지 않았다. 소통의 플랫폼은 리더가 잘 들어주는 자세를 가지고 있을 때 완성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나를 따르라!’는 식의 리더십은 통하지 않는다. 다양한 인재들이 소통의 플랫폼 위에서 아이디어를 융합하고 협업하면서 성과를 창출하도록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리더 한 사람의 능력으로 조직을 끌고 가는 시대는 지난 것이다.

작가 임홍택의 90년생이 온다에 보면 90년생의 특징이 나온다. 90년생들은 꼰대 조직을 견디지 못하고, 워라밸을 중시하며, 간단하고 재미있고 공정함을 선호한다. 1800년 전에도 세대 간의 갈등은 있었을 것이다. 이에 유비와 조조는 부하들이 꿈을 펼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어 주었다. 유비와 조조의 부하들은 적어도 이런 말을 하며 출근했을 것이다.

존경할 만한 상사가 있고, 나를 존중해주며, 꿈을 펼칠 수 있는 회사여서 행운입니다.”

송은섭 작가 seop2013@hanmail.net

송은섭의 리더십이야기

인문학과 자기계발 분야 전문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마흔, 인문고전에서 두 번째 인생을 열다>, <지적대화를 위한 인문학 고전 읽기> 등이 있다. 경기대 외교안보학 석사, 고려대 명강사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유튜버(작가 조바르TV), 팟캐스트(책 읽는 시간)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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