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교육 재정 확대 무색, 사교육 의존도↑
공교육 재정 확대 무색, 사교육 의존도↑
  • 박소영 기자
  • 승인 2021.02.2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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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교육 격차 우려, 사교육 유무 따라 편차↑
교사 연봉은 OECD 평균 이상, 수업 시간은 평균 이하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로 학교 수업이 온라인으로 대체되며 교육격차에 대한 불안감이 날로 커지고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정부는 공교육 재정을 확대하고 교사들의 수업 시간당 급여 수준도 OECD 최고 수준으로 지원하고 있지만, 공교육 당사자인 학부모와 학생들의 사교육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교육의 역할을 높이려면 교사들의 임금 체계를 기존 호봉제가 아닌 직무급제, 성과급제 중심으로 재편하고 교수·학습 활동 지원 중심으로 투자를 개편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 전국 대부분 초중고 학교는 원격수업을 시행했다. 올해 역시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교육의 온라인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출처/뉴시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난해 전국 대부분 초중고 학교는 원격수업을 시행했다. 올해 역시 감염병 예방을 위해 교육의 온라인화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사진출처/뉴시스)

◆학부모 87.2%, 코로나19로 교육격차 우려
국민권익위원회가 학부모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10명 가운데 9명이 코로나19 이후 학생들의 교육격차가 커졌다고 응답했다.

해당 조사는 지난달 29일부터 이달 14일까지 온라인 정책참여 플랫폼 ‘국민생각함’에서 진행됐다. 코로나19 교육격차 해소 방안에 대한 국민 의견을 물었고, 학부모 905명을 포함한 총 1,450명이 참여했다.

학부모의 57.6%는 온라인 학교 수업에 만족한다고 했지만, 87.2%는 학생들의 교육격차가 심해졌다고 응답했다.

특히 자녀가 고학년일수록 학부모들이 교육격차를 더 크게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교 저학년 학부모 85.4%, 초등학교 고학년 학부모 88.3%, 중·고등학생 학부모 89.1%가 교육격차가 심해졌다고 답했다.

또한, 코로나19 이전보다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학부모는 57.9%에 달했다. 중·고등학생 학부모는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비 지출이 증가했다고 응답한 비율이 높았다.

◆광주지역 초·중·고생 절반가량만 학교 수업 만족
광주시교육청 소속 교육정책연구소가 지난해 광주지역 초등생 4,400여 명, 중학생 5,700여 명, 고등학생 3,400여 명을 대상으로 교육 실태를 조사한 결과, 학교 수업 만족도(흥미도)와 관련해 초·중·고생의 48.2%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학년별 수업 만족도는 초등생 57.9%, 중학생 43.2%, 고등학생 43.5%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또한, 학교생활 만족도(즐거움)와 관련해 초중고생의 52.9%가 만족한다고 답했고, 학교에 대한 만족도(자부심)는 초중고생의 54.0%가 만족했다.

사교육 여부에 대한 설문에는 초등생의 81.1%, 중학생의 75.5%, 고등학생의 63.6%가 각각 사교육을 받는 것으로 응답했다.

◆교사 연봉은 OECD 평균 이상, 수업시간은 평균 이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우리나라 교육지표 현황과 사교육 영향 분석’ 보고서를 보면 지방교육재정의 꾸준한 증가세, 교원 1인당 학생 수 감소, 높은 수준의 교사 인건비 등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사교육 참여율, 1인당 사교육비 등은 감소하지 않았다.

우리나라의 교원 1인당 학생 수는 초등학교 16.5명, 중학교 13.5명, 고등학교 12.8명을 기록해 OECD 평균인 14.6명, 13.0명, 12.8명에 근접한 수준이다.

이에 반해 초중등 국공립 교사들의 수업 시간당 급여 수준은 OECD 최고 수준에 해당한다. 일례로 초등학교 15년 차 교사의 평균 연간 급여액은 5만6,587달러를 기록해 OECD 평균 4만6,801달러보다 약 1만 달러나 더 높았다.

특히 초등학교 교사의 연간 수업 시간은 OECD 평균인 778시간보다 102시간이 적은 676시간으로, 이를 나누어 계산한 초중등교사의 수업 시간당 급여액은 OECD 평균의 약 1.4~1.6배에 이른다. 이는 OECD 국가 내에서도 3~5번째에 해당하는 높은 수준이다.

문제는 사교육 의존도가 좀처럼 낮아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의 초중고 사교육 참여율 전체 평균은 2016년 67.8%에서 2017년 71.2%, 2019년 74.8%를 기록했고, 초중고 월평균 1인당 사교육비는 2019년 32.1만 원을 기록해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30만 원대를 처음 돌파했다.

◆사교육 시 학교 성적 상위권 속할 확률 증가
날로 높아지는 사교육 의존도를 그저 각 가정의 탓으로 돌리기에는 공교육보다 사교육의 효과가 너무도 분명해 보인다.

한국경제연구원이 청년패널조사(YP2007) 자료를 사용해 실증분석을 수행한 결과 사교육을 수강하는 경우 학교 성적 상위권에 속할 확률이 유의적으로 증가했다.

수학 사교육 시 수학 성적이 상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23.9%, 영어 사교육 시 영어 성적 상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18.6%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사교육은 중위권·하위권에 속할 확률도 유의적으로 낮추는 것으로 분석됐다.

수학 사교육 시 성적이 하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11.5%, 중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12.3% 낮아졌다. 영어 사교육도 하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7.9%, 중위권에 속할 확률은 약 10.7% 낮아졌다.

한국경제연구원은 향후 초중등교육의 내실화를 위해 교원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교수 및 학습활동 지원 중심으로 투자를 개편해 공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교사들의 임금은 직무급제, 성과급제로 재편하고 전문성 강화를 위해 교원능력개발평가의 폐지보다는 운영방안을 개선해 효율적으로 운영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소영 기자 lonlord@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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