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의 반기, 더불어민주당은 침묵
윤석열의 반기, 더불어민주당은 침묵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3.03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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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당 비판한 윤석열 “직 걸고서라도”
여당은 침묵, 청와대는 발끈하고 나서
 
윤석열 존재감에 여당은 입장 자제로
컨텐츠 없는 대권 도전, 실패 가능성도

더불어민주당이 중대범죄수사청을 설치하려하자 윤석열 검찰총장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 이런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별다른 소리를 내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청와대가 나서서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 모습을 보였다. 과거 같으면 윤 총장에 대한 비판을 더불어민주당이 적극적으로 했을텐데 더불어민주당은 침묵하고 청와대가 이례적으로 나선 것이다. 이는 윤 총장의 존재감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편집자주>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사진/뉴시스)
윤석열 검찰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 설치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에 나섰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검찰총장은 더불어민주당이 검찰 수사권의 완전한 박탈을 전제로 추진하는 중대범죄수사청에 대해 반대한다는 목소리를 냈다. 윤 총장은 “직을 걸어 막을 수 있는 일이라면 100번도 걸겠다”면서 배수진을 쳤다.

윤 총장은 중대범죄수사청을 민주주의라는 허울을 쓰고 법치를 말살하는 것이라고 비판을 가했다. 그러면서 “민주주의의 퇴보이자 헌법 정신의 파괴”로 규정했다. 윤 총장이 여당의 추진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한 것이다. 윤 총장의 발언은 정치적으로 해석할 때 정치적 행보가 담겨진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여당은 침묵

이런 강도 높은 발언에도 불구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자제’하는 분위기다. 윤 총장이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맹렬하게 비난을 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은 것.

반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검찰은 국회를 존중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차분히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면서 오히려 더불어민주당의 추진에 대해 힘을 실어줬다. 

물론 더불어민주당 내부에서는 부글부글 끓어 오르고 있다. ‘당랑거철(螳螂拒轍)’이라는 표현을 통해 사마귀가 수레바퀴를 막을 수 없다고 주장하면서 중대범죄수사청 설치는 대세라고 주장했지만 윤 총장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을 가하지 않았다.

는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 때문이다. 윤 총장이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과의 갈등이 한창일 때 지지율 1위를 달렸다. 윤 총장이 지지율 1위를 달렸던 때는 윤 총장에 대해 여권의 비판과 압박이 가해졌을 때이다.

그런 점을 감안할 때 더불어민주당이 윤 총장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게 된다면 윤 총장은 또 다시 지지율 반등을 보일 것으로 예측된다. 더불어민주당이 윤 총장을 향해 강도 높은 비판을 가하지 않는 이유다.

그만큼 윤 총장의 정치적 입지가 상당히 높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거꾸로 윤 총장은 더불어민주당 없으면 정치적으로 존재하기 힘든 사람이라는 것을 말한다.

윤석열, 대권 도전에 한계가

윤 총장이 대권을 도전할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윤 총장이 7월 임기를 마친 후 국민에게 봉사할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 고민하겠다고 밝힘으로써 대권 도전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총장의 대권 도전은 위험한 도박이 될 수도 있다는 경고가 있다.

윤 총장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확실하게 보여주지 않고, 여당의 반사이익만 노린다면 지금처럼 여당의 핍박에 지지율 반등하는 형식 이외에는 아무 것도 없게 될 것이라는 이야기다.

이런 이유로 일각에서는 결국 윤 총장이 대권 도전을 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이야기도 있다. 윤 총장이 범야권의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지지는 여당에 대한 반사이익에 지나지 않기 때문이다.

즉, 윤 총장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하는데 그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윤 총장이 자신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것은 결국 과거 검찰로 회귀하는 것을 내세우는 것 이외에는 없다는 것이다.

윤석열 기대는 국민의힘

하지만 윤 총장에 대해 아직도 국민의힘은 기대고 있다. 3월이면 결단을 해야 한다고 촉구하면서 대선 도전을 윤 총장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차기 대권 주자가 보이지 않는 국민의힘으로서는 윤 총장의 대권 도전을 기다리고 있는 형편이다. 하지만 국민의힘도 윤 총장이 국민의힘 소속 후보로 나설 것이라는 기대를 하지 않고 있다.

다만 윤 총장이 대권 도전 선언을 함으로써 정체됐던 범야권 대권 구도를 요동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해주기를 바랄 뿐이다.

하지만 윤 총장의 대권 도전 가능성은 극히 낮아 보인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시간도 촉박할뿐더러 조직력도 갖추지 못한 윤 총장이기 때문에 대권 도전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더욱이 윤 총장은 검찰에 충성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검찰과 관련된 일 이외에는 다른 일을 퇴임 이후에도 하지 않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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