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화된 한일관계, 美 개입으로 훈풍?
악화된 한일관계, 美 개입으로 훈풍?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3.04 09: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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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3.1절 메시지 통해 한일관계 복원 시도
일본 내에서도 한일관계 복원 위해 노력 주문 높아
 
미국, 한일관계 복원 해야 한다는 메시지 내놔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가 가장 큰 변수로 남아

한동안 껄끄러웠던 한일관계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3.1절 기념식에서 일본 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면서 화해 제스처를 취하자 일본 언론에서도 일본 정부의 태도 변화를 주문하는 보도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한반도 안보의 핵심은 우리나라와 일본이라고 규정하면서 한일관계 회복에 중간자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편집자주>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에서 열린 제102주년 31절 기념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일본 정부와 대화할 준비가 돼있다고 밝혔다. 일본 과거사 문제로 촉발된 한일관계 악화에서 화해의 제스처를 취한 것.

물론 화해 제스처를 취한다고 해서 당장 한일관계가 좋아지는 것은 아니지만 일본산 부품수출 규제로 촉발된 한일관계를 풀 열쇠가 생기게 된 셈이다.

역사 강조했지만 대화에 방점

문 대통령은 3.1절 기념사에서 역사 문제를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대화를 해야 한다는 점에 방점을 찍었다. 과거사 문제는 과거사 문제이고 미래지향적 문제는 따로 분리해야 한다는 ‘투트랙 기조’를 강조한 것.

더욱이 일본 정부가 가장 예민하게 생각하는 ‘도쿄 올림픽’ 문제를 꺼내들면서 한일 간 대화를 강조했다는 점은 일본 정부와 대화하고 싶다는 의지를 강력하게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뚜렷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3.1절 기념식이 지난지 한참이 지나도록 일본 정부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는 것은 이례적이다. 하지만 일본 언론의 생각은 다르다.

아사히 신문은 사설을 통해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일본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아사히 신문은 문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언급하면서 미묘하지만 긍정적인 변화를 엿볼 수 있었다면서 일본 정부도 반응을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일본으로서는 악화된 한일관계를 문재인 다음 정부에게 넘길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문 대통령의 임기가 1년이 조금 넘게 남았는데 한일관계 문제를 제대로 풀지 못하면 더욱 복잡해질 수도 있기 때문에 문재인 정부에서 한일관계를 풀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날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혀 악화된 한일관계를 풀 실마리를 제공했다.(사진/뉴시스)
이날 기념사에서 문 대통령은 일본과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다고 밝혀 악화된 한일관계를 풀 실마리를 제공했다.(사진/뉴시스)

결국 미국의 개입으로

그런 가운데 국제사회에서는 문 대통령이 3.1절 기념사를 통해 일본에 화해 메시지를 보낸 것이 미국 때문이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한일관계가 해소 기미가 없는 가운데 미국 행정부가 바뀌었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일관계에 대해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면서 갈등이 일어날 때마다 개입을 하지 않고 방임을 했다. 하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한일관계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 백악관은 3일(현지시간) 우리나라와 일본은 한반도에서 위협에 대처하는데 있어 핵심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위안부는 자발적 매춘이라는 논문을 써 논란을 부른 마크 램지어 하버드대 교수의 주장이 한일 관계를 긴장시킨 것에 대해서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또한 같은 날 성 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 대행은 바이든 행정부는 한일관계보다 중요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한일관계 복원 메시지가 나왔다는 것은 바이든 행정부가 한일관계에 대해 상당히 신경쓰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 때문에 문재인 대통령이나 일본 정부 모두 한일관계 회복에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3.1절 메시지는 미국용?

이에 문 대통령의 3.1절 메시지는 미국용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선에서 미국과 북한의 대화를 중재하는 역할을 우리 정부가 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쨌든 미국으로서는 한일관계 회복을 원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우리 정부와 일본 정부가 기존과 같은 자세로 한일관계를 바라보기 어렵게 됐다. 중요한 것은 일본 정부가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설 것인지 여부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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