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 대국민 사과했지만...직원들은 “투자가 어때서?”
LH 대국민 사과했지만...직원들은 “투자가 어때서?”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3.04 13:5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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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이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발표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0억원대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LH는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직원 12명을 직무배제 조치했다.(사진/뉴시스)
경찰이 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들이 광명·시흥 신도시 지정 발표 전에 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100억원대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과 관련해 수사에 착수했다. LH는 의혹과 관련해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해당 직원 12명을 직무배제 조치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3기 신도시 예정지에 사전 투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이 LH와 국토교통부, 관계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특별 지시하면서 사태가 확대되고 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LH는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했지만 내부 직원들의 블라인드 앱에서 일부 LH 직원들은 투자하지 말란 법 있냐는 글을 올려 물의를 빚었다.

지난 2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과 참여연대가 LH 직원과 배우자, 지인 등 10여명이 광명·시흥지구의 3기 신도시 지정 발표 전 땅을 사들였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문 대통령은 하루 만에 국토부와 LH 등 관계 공공기관에 대한 전수조사를 지시했다.

LH 대국민 사과..."엄중 조치하겠다"

논란이 확대되자 LH는 4일 사장 권한대행 임무를 수행 중인 장충모 LH 부사장이 나서 대국민사과문을 발표했다. 

장 부사장은 “저희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일부 직원들의 광명시흥지구 투기의혹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충격과 실망을 드렸다”며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저희 공사는 부동산 시장 불안으로 힘든 국민들께 희망을 드려야 할 공공기관임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이 공직자로서의 본분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전적으로 통감한다”고 말했다.

장 부사장은 “정부와 합동으로 3기 신도시 전체에 대한 관련부서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현황 전수조사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겠으며, 국민들께서 한 치의 의구심도 들지 않도록 사실관계 규명에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면서 “만일 위법사항이 확인될 경우 법과 규정에 따라 엄중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조직 내부를 대대적이고 강력하게 혁신해 공직기강을 확립하도록 하겠다”며 “다시는 투기 의혹 등으로 국민의 공분을 일으키지 않도록 재발방지 대책을 신속히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LH는 이번 의혹을 계기로 전 직원 및 가족의 토지거래 사전신고제를 도입하고 신규사업 추진 시 관련부서 직원과 가족의 토지 소유여부를 전수조사할 예정이다. 조사 결과 미신고 또는 위법·부당한 토지거래가 확인되면 인사상 불이익 등 강도 높은 페널티를 부과한다는 방침이다.

내부 블라인드 앱에서는 직원 옹호 목소리

하지만 내부에서는 다른 목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다. LH 직장인 온라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익명의 한 LH 직원이 “LH 직원들이라고 부동산 투자하지 말란 법 있냐”면서 “내부정보를 활용해서 부정하게 투기한 것인지 본인이 공부한 것을 토대로 부동산 투자한건지는 법원이나 검찰에서 판단할 사안”이라는 글을 적었다.

또 다른 직원은 “요듬 영끌하면서 부동산에 몰리는 판국에 LH 1만명 직원들 중 광명에 땅 사둔 사람들이 얻어 걸렸을 수도 있다”면서 “언론 하나 터지면 무조건 내부정보 악용한 것 마냥 시끌시끌하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막말로 다른 공기업, 공무원 등 공직쪽에 종사하는 직원들 중 광명쪽 땅 산 사람 한 명 없을까 궁금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블라인드 앱에는 이번에 100억원의 땅을 산 LH 직원들을 옹호하는 듯한 내부 직원들의 글이 올라와 논란이 일었다. 

블라인드 앱은 해당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 인증 받아야 글을 쓸 수 있는 곳으로 LH가 대국민 사과에 나섰지만 내부 직원들은 사뭇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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