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80 화재’ 불타는 자동차 책임은?
‘제네시스 G80 화재’ 불타는 자동차 책임은?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3.16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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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야심작이라 불리는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G80에서 최근 화재가 발생했다. 운전자로써 주행 중이던 차량에서 불이 나는 경우 매우 당혹스럽다. 이는 차량 운전자의 안전 뿐만 아니라 화재 차량 주변의 차량에도 위협이 된다. 특히 화재 차량을 놓고 화재 원인과 보상, 책임 여부 등 제조사와 운전자 간의 공방은 운전자를 더욱 힘들게 한다. 불타는 자동차에 대한 책임은 누가 져야 할까.<편집자주>

현대차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G80 차주이 차량 결함과 화재 등 차량 문제로 제조사와의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본사.(사진/뉴시스)
현대차 프리미엄 세단 제네시스 G80 차주이 차량 결함과 화재 등 차량 문제로 제조사와의 외로운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은 현대차그룹 본사.(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차량에서 화재나는 경우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차량 화재 뉴스는 더 이상 큰 뉴스가 아니다. 최근 제네시스 G80에서 화재가 났지만 원인 규명은커녕 제조사의 미흡한 대처에 분노한 차주가 청원게시판에 글을 올려 주목받았다.

주행 중 화재...책임은?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게시판에 “차량 화재 소비자가 책임을 져야 하나요”라는 제목의 청원글이 올라왔다.

청원인에 따르면 차주는 2017년식 제네시스 G80을 보유 중이다. 차주는 차량 점검을 하라는 표시등에 따라 지난 2월 4일 현대 남부 서비스센터에 차량을 입고하고 다음날 수리가 완료됐다는 안내에 따라 차량을 찾았다. 

차량의 점검 명세서를 보면 해당 차량은 브레이크 오일 교환 및 에어빼기, 서머스탯 어셈블리, 쿨런트 아웃렛 파이트 및 O-링 등의 작업을 마쳤다.

문제는 차주가 서비스센터에서 차를 찾아서 오는 길에 차량 앞쪽에서 연기가 나면서 시작됐다. 이에 차주가 서비스센터에 문의하자 센터는 완벽하게 수리를 했다며 냉각수를 닦지 않아 그럴 수 있다면서 문제가 없다고 답했다.

더 큰 문제는 2월 24일 새벽 서울에서 여수를 가기 위해 경부고속도로를 운행하던 중 발생했다. 당시 경부고속도로에 운행 차량이 많아 서행 중이던 차 앞쪽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고 이후 앞 보닛에서 불길이 치솟았다.

차주는 “아침 시간에 고속도로에 차량이 많아 천천히 가능 도중에 불이 나 빨리 피할수 있었지만 만약 고속도로에 차량이 없어 고속으로 이동 중 화재가 났다고 하면 저 뿐만 아니라 주변에 있는 차량까지 대형 사고로 이어졌을 것”이라고 사고 당시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차량의 급발진 사고나 화재 사고는 누구든 당할 수 있는 사고인데 중요한 것은 사고가 났을 때 제품을 만든 제조사에서 책임을 지지않는다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해당 사고에 대해 제조사인 현대차는 차주에게 보험으로 처리하라는 말만 남겼다. 차주는 제조사가 화재의 원인과 그에 대한 책임을 지는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고 분노했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는 화재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 보험 처리 부분은 보상 문제로 언급된 것이라며 아직 협의 중인 부분이라 결정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프리미엄’ 타이틀의 배신

화재외에도 제네시스 G80 차주들은 프리미엄을 내세운 품질과 차량 결함 이후 현대차의 대응을 겪으며 큰 실망을 보였다.

제네시스 G80은 현대차의 프리미엄 브랜드다. 현대차는 제네시스를 출시하면서 프리미엄을 내세웠고 이에 맞는 품질과 사후서비스를 약속했다. 하지만 차주들은 현대차의 약속이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제네시스 G80 차주들의 동호회 등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여러 차주들은 제네시스 G80의 차체 떨림 현상이 심한 것을 문제삼았다. 그 중 한 차주의 경우 현대차에서 차체 떨림과 관련해 연관이 있는 모든 부품을 교환받았지만 차체 떨림 현상은 여전했다. 

현대차는 차체 떨림 현상의 정확한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고 한술 더 떠 모든 부품을 교환했으니 그냥 타라고 대응해 차주의 분노를 키웠다. 이는 다른 차주들 모두 비슷하게 겪고 있는 상황이다. 

차주들이 문제삼는 결함에 대해 현대차가 원인을 밝혀내지 못하면서 일부 차주들은 사비를 들여 개인적으로 원인을 찾기에 여념이 없다.

차량 결함 문제는 신차도 비켜가지 못했다. 지난해 출시된 제네시스 G80 신형 3세대에서는 앞서 제네시스 SUV모델 GV80에서 나타났던 핸들 잠김 문제와 차량 방전, 계기판 오류 등의 결함이 반복돼 차주들의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오죽하면 지난해 국정감사에는 서보신 현대자동차 생산품질담당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해 현대차 차량 결함에 대해 국회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되는 모순

그럼에도 지난해 국토교통부는 제네시스 G80을 중대형 세단 분야에서 가장 안전한 차로 선정했다. 

국산 8차종과 수입 3차종을 대상으로 한 안전성 검사에서 제네시스 G80은 충돌, 보행자, 사고예방 등 3개 분야에서 종합점수 97.3을 받아 1등급 차량 중에서도 가장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이은 결함과 안일한 대응으로 낙제점을 받은 품질과 서비스 부문을 최고라고 평가받은 안전만큼 끌어올리는 것이 숙제로 남은 셈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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