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통을 넘어선 클래식, 영상미학으로 가치로움 전하는 레이어스
정통을 넘어선 클래식, 영상미학으로 가치로움 전하는 레이어스
  • 성지윤 기자
  • 승인 2021.03.20 09: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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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식 기반 매시업을 통해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큰 주목
자기중심적 예술 활동이 아닌 철저한 유저 중심으로 음악
▲심플하고 유니크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레이어스의 영상미학과 음악 (왼쪽부터) DMK-피아노, 편곡 / jay –바이올린, 리더 / 김대연-첼로
▲심플하고 유니크하면서도 크리에이티브한 레이어스의 영상미학과 음악 (왼쪽부터) DMK-피아노, 편곡 / jay –바이올린, 리더 / 김대연-첼로

[한국뉴스투데이] 이제 우리는 코로나19가 잠시 스치고 지나가는 유행병과 같은 존재가 아님을 받아들이고 있다. 그로 인해 비대면으로 확대되는 온라인 환경을 선택사항이 아닌 필수로 여기며 적응해 가고 있다. 이럴 때 세상의 변화에 앞서 상황을 선점해 나가는 사람은 위기 속에서 유리한 입지에 오른다. 여기에 현재의 어려움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확고하게 다지고 세계를 확장해 나가는 이들이 있다. ‘레이어스’. 몇 년 전부터 온라인 시장의 가능성을 예측하고 클래식 기반의 매시업을 통해 크로스오버 장르 음악으로 온라인에서 활동하며 큰 주목을 받고 있는 피아노 트리오이다. 치열한 유튜브 채널 내에서 오직 음악 하나로만 승부를 걸고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레이어스,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나는 이들의 특별함을 소개한다.

온라인 세계의 가능성 예측, 2017년 유튜브 진출

레이어스는 군악대에서 만난 음악인 4명이 전역 후 함께 활동하게 되면서 시작됐다. 하지만 개인 사정으로 두 명의 멤버 교체와 축소가 이뤄지는 과정을 겪고 2018년도부터 지금의 3인 체제로 본격적인 레이어스 활동을 하게 된다. 멤버 교체의 자리는 Jay(바이올린)와 중학교부터 선후배였던 독일에서 유학 후 귀국하고 돌아온 첼리스트 김대연이 대신해 지금의 레이어스가 완성됐다. 레이어스는 리더인 Jay반복적이고 어려운, 딱딱한 클래식에서 한 발자국 벗어나 음악을 사랑하는 모두가 다 함께 클래식을 즐길 수 있도록 앞장섭니다!” 라는 생각이 실천으로 이루어진 크로스오버 뮤지션 팀이다. Jay는 예전부터 온라인 세계와 유튜브에 대한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아왔던 터라 계획 하에 레이어스팀을 결성한 후 2017년부터 유튜브 채널을 시작했다.

때마침 한국문화번역원에서 랩소디인 베를린이라는 소설을 외국에 소개하는 홍보 트레일러 의뢰가 왔고 이를 계기로 본격적으로 영상을 제작하게 됐다. 당시 처음으로 클래식 두 곡을 섞는 시도를 하면서 곡의 길이를 가요나 팝처럼 짧게 만들었는데 이러한 시도가 큰 반응을 불러일으키지 못했다. 하지만 전달력 있는 음악에 대한 고민을 지속하면서 조금씩 사람들의 니즈를 알게 됐다. 그러던 차에 2018년도에 레이어스는 인천문화재단 지원사업에 나아가고자 하는 방향에 대한 기획서를 제출했고 최종 채택의 쾌거를 이뤄냈다. 이 모든 상황이 바탕이 되어 레이어스는 사무실이자 작업실인 AWSOME 스튜디오에서 라이브로 연주하는 모든 영상 프로젝트 스튜디오 라이브(studio live) 시리즈라는 고퀄리티의 영상들을 제작 송출하게 됐다.

클래식의 대중화보다 레이어스를 통한 클래식 입문 정도로

레이어스 채널을 운영하면서 얻은 가장 큰 깨달음은 일반인들은 가요나 OST, 팝과 같은 커버곡이 아닌 이상 클래식 악기로 연주하는 대부분의 음악을 클래식으로 인식한다는 것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베토벤 합창 교향곡의 멜로디 일부분을 발췌해 크로스오버로 연주했을 때 이 곡 많이 들어봤는데 뭐지라면서 궁금증을 유발하고자 했다. 이런 궁금증은 대중들이 원곡을 찾아보는 계기가 됐다. 자연스럽게 클래식의 접근을 유도한 셈이다. 또한 레이어스는 클래식 매시업 작업을 하고 있는데 이것이 이들의 대표적 스타일이자 시그니쳐 스타일이라고 볼 수 있다. 두 곡을 섞던 한 곡을 편곡하던 곡에 변화를 주어 사람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다시 들어도 좋은, 그런 곡을 지향한다. 그래서 장르를 크로스오버로 선택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의 방향성은 대중화라는 거시적인 목표보다는 일반인들이 레이어스를 통한 클래식 입문 정도로 여겨주기를 바라고 있다.

또한 자신들을 알리기 위한 전략으로 커버영상을 시도했다. 최대한 쉽게 듣고 즐길 수 있게 하기 위함이었다. 클래식은 주류가 즐기는 장르가 아니므로 가요나 팝과 같은 대중적인 곡에 비해서는 영향력이 떨어진다. 하지만 반대로 잘됐을 경우는 클래식 차트에서는 경쟁이 거의 없으므로 블루오션을 점쳐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들은 자신들의 음악적 방향이 블루오션이라기보다 그냥 오션이라고 생각한다. 클래식이나 클래식 악기에 대한 니즈는 있기 때문에 음악을 들었을 때 좋다고 느끼면 자신들의 팬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들의 타깃은 클래식 애호가 보다는 불특정 다수를 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클래식, 크로스오버 장르 구분 없이 그냥 아티스트로 알려지기를 원한다.

영상작업의 3분류 A,B,C

▲곡 선정기준은 한 번쯤 쳐봤던 미뉴에트 같은 소품, 많이 들어본 명곡들을 위주로 선정한다
▲곡 선정기준은 한 번쯤 쳐봤던 미뉴에트 같은 소품, 많이 들어본 명곡들을 위주로 선정한다

영상작업에 있어 클래식 곡들을 섞어 편곡 및 재해석하는 매시업 작업의 과정은 라이브 프로젝트가 1달에 1개씩 영상이 나오므로 대략 한 달 정도 기간이 걸린다. 그렇다고 작업을 너무 진지하게 접근하는 편은 아니다. 곡 선정기준은 불특정 다수에게 다가가야 하므로 어릴 적 피아노 학원에서 한 번쯤 쳐봤던 미뉴에트 같은 소품 또는 많이 들어본 명곡들을 위주로 선정한다.

영상작업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영상은 보통 작업이 A, B, C로 나뉜다. C는 커버 곡들 영상인데 이 경우 따로 연습이나 편곡과정을 거치지 않는다. 당일 날 기존에 나와 있는 악보를 즉석에서 멤버들끼리 의견을 나누며 편곡하고 몇 번의 리허설 후 영상을 찍는다. 영상도 기술적인 측면을 가미하기 보다 카메라 기본세팅으로 가볍게 찍고 있다. 에너지가 가장 적게 들어가는 영상이다. B는 가요와 클래식의 믹스, 클래식과 클래식의 믹스인 매시업 작업인데 곡 작업과 함께 영상 마무리까지 2~3주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A는 정말 정성과 에너지가 많이 드는 최상급 퀄리티의 영상이다. 임형주 씨와 함께했던 영상, 그날의 함성, 라캄파넬라 같은 것이 그것이다. 이런 영상은 시간과 에너지 면에서 상당한 양을 투입해서 만들고 있다.

채널을 운영했기에 겪은 재미난 일들

유튜브를 해나감에 있어서 가장 어렵고 힘든 점은 세 명이 함께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해 촬영을 하는 것이다. 특히 초반에는 무관심이 많이 힘들었다. 막연한 미래를 향해 나가야 하는 그때가 마치 긴 터널 안을 걷는 것 같은 시간이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이들은 혼자가 아니어서 힘들 때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었고 다행히 지금은 그 시간들을 잘 견디고 좋은 결과를 얻어가고 있어 멤버들끼리 많이 기뻐하고 있다. 늘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것도 잊지 않고자 한다. 채널을 운영하다 보니 재미있는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첼리스트 김대연에게는 첼로요정이라는 별명이 생겼다. 또한 연주회를 했을 때 구독자분 중 농사짓는 문파라는 분이 실제 농사를 지으신 옥수수와 새벽에 닭이 처음 낳은 달걀인 청란을 선물로 가져 오시는 인상적인 일들도 경험했다.

 

▲일상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일 정도가 되고자 많은 이들의 영혼에 음악의 발자국을 남기는 레이어스
▲일상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일 정도가 되고자 많은 이들의 영혼에 음악의 발자국을 남기는 레이어스

유니크심플함크리에이티브이들이 추구하는 가치의 3요소

철저히 유저중심인 레이어스는 클래식과 커버 곡의 교집합 점을 찾아 사람들이 좋아하는 음악적 문법을 터득하면서 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지금까지 많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영상으로는 알라딘, 겨울왕국2, 마왕, 파헬벨의 캐논, 10월의 어느 멋진날 등이 있다. 현재는 20만이상의 구독자를 보유하게 됨으로써 연주회 및 라디오 방송 출연, 특히 sbs 8시뉴스에도 소개되는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해내고 있다. 인기에 힘입어 영상 업로드의 주기도 1주일 단위로 짧아졌다.

레이어스는 유니크 ,심플함, 크리에이티브를 이들 음악의 가치로 추구하면서 앞으로 작게는 롯데콘서트홀 전석 매진을 목표로, 나아가서는 월드투어 목표로 전진하고 있다. 또한 레이어스의 음악과 레이어스를 좋아해 주시는 분들에게 더 좋은 음악으로 보답하고자 늘 세심하게 신경을 기울이고 있다. 앞으로 일상에서 배경음악으로 쓰일 정도가 되어 많은 이들의 인식 속에 음악을 듣고 싶을 때는 레이어스 음악을 틀자라는 식으로 편안하게 스며들기를 원한다. 이를 위해 오늘도 레이어스는 많은 이들의 영혼에 음악을 통해 영롱한 발자국을 남기며 앞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레이어스는 영리하다. 대부분의 아티스트들은 자기중심적 예술 활동을 선보이려고 한다. 하지만 이들은 철저히 유저 중심의 음악을 꾸려나간다. 예술가이면서 사업가적 마인드를 더해 듣는이를 끌어당긴다. 세기를 뒤흔든 거장 피카소와 앤디워홀도 천부적 재능에 더한 비즈니스 감각과 실행으로 부와 명예를 거머쥐고 미술사에 한 획을 그었다. 이렇듯 이제는 예술가에게도 전략이 필요하며 예술도 비즈니스를 통해 나가야 한다. 이미 레이어스는 자신들의 음악에 있어서 새로운 문법을 만들고 흐름을 창조해내는 것이 아닌 음악 생태계 내에서 자신들의 전략을 통해 새로운 시류를 형성해 가고 있다. ‘음악을 듣고 싶을 때 레이어스 음악 틀자 라는 식으로 편안하게 스며들기를 원합니다라고 했던 바람처럼 우리 일상에서 이들의 음악을 듣게 되는 날이 머지 않았음을 기대한다.

성지윤 기자 claramusic89@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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