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운하 막은 와퍼 ‘선 넘은 버거킹’
수에즈 운하 막은 와퍼 ‘선 넘은 버거킹’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4.0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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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운하 사이에 낀 와퍼 ‘큰 버거’ 강조한 무리수
“국가의 수입원이자 자부심 자극했다” 이집트 불매운동

[한국뉴스투데이] 사상 최악의 피해를 입힌 수에즈 운하의 좌초 사고와 관련해 글로벌 패스트푸드 체인점 버거킹의 광고가 뜨거운 논란에 휩싸였다.

버거킹이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를 패러디한 광고로 역풍을 맞았다. (사진/버거킹 칠레법인 인스타그램 캡처)
버거킹이 수에즈 운하 봉쇄 사태를 패러디한 광고로 역풍을 맞았다. (사진/버거킹 칠레법인 인스타그램 캡처)

버거킹 칠레법인은 지난 3월 27일 인스타그램 등 소셜미디어에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된 ‘에버 기븐호’ 항공 사진에 와퍼 햄버거를 합성했다. 와퍼가 선박 통행을 가로막는 듯한 모습의 이 사진 상단에는 ‘와퍼 더블, 어쩌면 우리가 너무 크게 만들었나봐’라는 문구를 넣었다. 버거킹은 대형 선박인 ‘에버 기븐호’가 수에즈 운하를 막았듯이 ‘와퍼 더블’도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패러디 광고를 만들었다.

지난 3월 24일, 대만 선박업체의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 기븐호’가 수에즈운하에 좌초되며 수일 동안 선박 운항이 지연됐었다. 지중해와 홍해, 인도양을 연결하는 수에즈 운하는 하루에 수십 척의 거대 선박이 오가는 중요한 국제 무역로다. 실제 이번 좌초로 운항이 막히면서 통항료 손실만 약 1억5000만달러(1700억원)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버거킹은 이집트 국민은 물론 정부까지 나서며 버거킹이 국가 재난을 지나치게 희화화했다는 비판을 받는 중이다. 수에즈는 이집트의 주요 수입원이자 대통령 직속 전담 보좌관이 있을 정도로 자부심이 큰 장소다. 때문에 국가적 재난 사태를 조롱하며 기업의 광고로 이용했다는 논란을 피하기 힘든 상황이다.

아랍뉴스 등 중동권 매체는 해당 광고가 이집트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SNS를 중심으로 버거킹을 거부하자는 움직임이 일면서 불매운동으로 번지고 있다. 이집트 네티즌 사이에서는 SNS를 중심으로 ‘버거킹을 불매하자'(#BoycottBurgerKing)는 해시태그 운동이 한창이다. 버거킹 글로벌 최고마케팅책임자(CMO)인 페르난도 마차도는 트위터에 이 광고를 공유하며 ‘버거킹 칠레에서 온 멋진 광고’라는 표현을 적었다가 역풍을 맞고 삭제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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