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석화 박철완 상무 퇴임 단행...경영권 분쟁 일단락
금호석화 박철완 상무 퇴임 단행...경영권 분쟁 일단락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4.01 16: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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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석유화학 박철완 상무 미등기 임원직서 퇴임 결정
박 상무 "경영권 분쟁으로 호도해 퇴임시킨 것 유감"

금호석유화학이 박철완 상무의 퇴임을 결정했다. 앞서 열린 금호석유화학 주주총회에서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회장은 모든 표결에서 승리해 경영권 분쟁을 일축시켰다. 이어 박 상무를 내쫓은 박 회장은 경영권 분쟁에서 승기를 거머줬다. 하지만 박 상무가 다음 주총에서 더욱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금호석유화학을 둘러싼 경영권 분쟁은 장기화될 것으로 전망된다.<편집자주>

지난달 11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뉴시스)
지난달 11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금호석유화학은 31일 박철완 상무에 대해 “계약해지에 따른 퇴임 발령을 내렸다”고 밝혔다.

박철완 상무 내쫓은 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이 박 상무의 퇴임을 결정한 이유는 임원으로서 시간과 비용을 업무와 무관한 곳에 사용한 점과 회사 승인없이 외부 사외이사를 겸직한 점, 부적절한 방법으로 의견을 제기한 점 등을 꼽았다.

박 상무는 회사의 결정에 따라 미등기 임원에서 물러나게 된다. 박 상무가 맡고 있는 미등기 임원직은 회사 측의 계약 해지 통보에 바로 계약이 해지되는 자리다.

퇴임 결정이 나자 박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경영권 분쟁이 아님에도 사측이 경영권 분쟁으로 호도해 퇴임시키는 점은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사전에 어떠한 논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퇴임 처리한 회사의 소통 방식에서 폐쇄적인 문화와 거버넌스(지배구조)의 큰 개혁이 필요하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박찬구 회장 vs 박철완 상무 분쟁 이유는

박찬구 회장과 박철완 상무의 분쟁 시작은 지난 1월로 거슬러간다. 박 상무는 삼촌인 박 회장과의 지분 공동 보유 및 특수 관계를 해소한다고 공시했다. 그러면서 금호리조트 인수를 반대하고 자신이 추천하는 이사 후보의 선임을 제안하는 등 목소리를 냈다. 이는 박 회장에 대한 정면도전으로 해석됐고 조카의 난이라는 이름이 붙으며 경영권 분쟁으로 치닫게 됐다. 

박 상무가 목소리를 낸 이유는 후계 구도와 관계가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장자 승계 구도를 보이는 대부분의 다른 그룹들과 달리 형제들간에 승계가 이뤄졌다. 박인천 창업주의 장남이 박성용 명예회장이 타계한 후 2남 박정구 전 회장, 3남인 박삼구 전 회장 등으로 이어진 것.

여기에 금호석유화학이 2015년 금호아시아나그룹에서 계열분리되면서 4남인 박찬구 회장이 현재까지 금호석유화학을 이끌고 있다. 2020년 기준 대기업집단 순위 59위인 금호석유화학그룹은 현재 박 회장 이후에는 더 이상 형제 승계가 불가능하다. 5남 박종구 초당대학교 총장은 회사 경영과 거리가 있기 때문에 이후에는 3세 경영으로의 세대 교체가 예상된다.

이에 3세 가운데 박 상무가 가장 먼저 목소리를 낸 셈이다. 박 상무는 2남 박정구 전 회장의 아들로 박찬구 회장의 아들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전무와 후계 구도에서 라이벌로 지목되는 인물이다. 

지난달 11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뉴시스)
지난달 11일 박철완 금호석유화학 상무가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금호석유화학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제안으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사진/뉴시스)

박 상무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해”

박 상무는 지난해 8월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지분 10%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어 국민연금공단이 9..97%, 박준경 전무 7.17%, 박찬구 회장 6.69% 등이다. 

후계 구도의 우선 순위에 있으면서 최대주주이기도 한 박 상무는 올 1월 주주배당 확대안을 비롯해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선임안, 내부거래‧보상위원회 신설 정관변경안, 자신의 사내이사 선임안과 이병남, 민준기, 조용법, 최정현 등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 후보 선임안 등 주주제안을 통해 본격적인 입지 확보에 나섰다.

하지만 지난 26일 주총에서 2대 주주인 국민연금이 박찬구 회장 측 찬성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등 박찬구 회장의 의견이 모두 통과되며 박 상무는 모든 안건에서 패배했다. 

이에 박 상무는 입장문을 통해 “끝이 아닌 시작에 불과하다”며 “주총 결과와는 상관없이 계속 지적해 온 부적절한 금호리조트 인수 추진, 과다한 자사주 장기 보유, 동종업계 대비 과소 배당 등 비친화적 주주환원 정책을 바로잡기 위한 최대주주로서 책임을 다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동료주주 및 이해관계자들과 활발히 소통하며 민주적인 공론 과정을 거쳐 미래 금호석유화학을 위한 제안을 계속 고민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임시 주총을 소집해 주주들의 목소리가 경영 의사결정 과정에 대변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혀 계속적인 경영권 참여 확대를 예고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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