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 엔씨’ 등 돌린 유저에 엔씨소프트 사면초가
‘NO 엔씨’ 등 돌린 유저에 엔씨소프트 사면초가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4.04 1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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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M 확률형 아이템 문양 형평성 논란일자 롤백… 환급처리 미숙
수백에서 수억 손해 본 유저들 ‘노엔씨’ 불매 운동, 트럭 시위 예고
유저 대폭 감소‧신게임 발매 연기‧주식 하락… 사면초가 빠진 엔씨소프트

[한국뉴스투데이] 국내 대표 게임 업체 엔씨소프트가 잇단 악재에 빠졌다. 리니지M을 둘러싼 논란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진 유저들이 불매운동에 이어 본사 앞 시위를 벌이는 등 적극적인 항의의 뜻을 표현 중이다. 유저 감소와 신게임 발매 연기 등으로 주식까지 하락하며 적신호가 켜졌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 '문양'이 불러온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마저 흔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엔씨소프트가 리니지M의 확률형 아이템 '문양'이 불러온 논란에 휩싸이며 주가마저 흔들리고 있다. (사진제공/뉴시스)

◊현금대신 게임머니주는 이상한 환불정책

“주위의 리니지M 유저들이 평균 100~200만원의 손해를 봤다” 리니지와 리니지M의 오랜 충성고객인 구로구에 사는 A씨의 하소연이다.

지난 1월 엔씨소프트는 자사 게임인 리니지M에 ‘문양’이라는 확률형 아이템의 강화 비용을 낮춰주는 업데이트를 실시했다. 문양은 캐릭터 능력을 올려주는 시스템으로 이를 완성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이 든다. 당시 업데이트를 진행하며 사측은 업데이트 비용과 진입장벽을 함께 낮췄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업데이트 이전에 이미 많은 과금을 진행했던 유저들이 형평성을 지적하자, 엔씨소프트는 지난 2월 1일 업데이트 이전으로 되돌려놓는 롤백(백섭 업데이트)를 강행했다. 문제는 롤백을 진행하며 문양 강화 내용까지 리셋됐고, 이후 과금한 이용자들에게 환불 처리를 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현금 환불이 아닌 게임 속 재화인 ‘다이아’와 ‘다크 하딘의 성장물약’등 게임머니와 아이템으로 환불했기 때문이다.

◊“충성고객 린저씨들이 화났다”

문양의 롤백으로 인해 금전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한 유저들도 있다. 유튜버인 ‘BJ매드’는 채널을 통해 “문양 강화 업데이트 이후 1억 6000만 원을 과금했는데 이후 돌려받은 것은 5000만원 상당의 250만 다이아였다”며 “이후 엔씨소프트를 방문해 과금만큼의 보상을 요구했지만 회사는 거절했다”고 전했다. BJ매드는 주차장 입구를 막아서면서 거센 항의를 했는데 이에 엔씨소프트는 해당 유저를 고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엔씨소프트 언론을 통해 유저를 고소한 적 없다고 밝혔지만, BJ매드는 검찰 송치 문자까지 공개하며 반박했다.

유튜버 김성회 역시 채널을 통해 ‘린저씨들이 외치는 “개돼지 해방전쟁” 리니지M 문양 롤백 사태’라는 제목의 콘텐츠를 업로드했다. 영상에서 김성회는 문양 시스템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평균적으로 4000~5000만원의 거금이 소모된다“며 ”이번 사태를 통해 무려 70억원 이상을 과금한 스트리머 여포가 이에 항의하며 무차별 PK를 하겠다고 선언하자 사측은 데이터를 롤백한 뒤 다이아를 돌려주었지만 이 역시 유저의 사용 금액보다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탈퇴 인증하며 NO엔씨 운동

논란이 커지며 리니지M 유저들 사이에서는 불매운동과 함께 거센 항의가 일었다. 유저들은 문양 업데이트로 인해 추가 과금을 한 것이기 때문에 게임머니가 아닌 결제 금액 자체를 환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A씨 역시 “현금으로 아이템을 사고 사측에 인해 피해를 보았으면 현금으로 돌아오는 것이 상식 아닌가?”라며 “같은 금액도 아니고 더 적어진 금액의 아이템으로 환급을 하는 시스템 자체가 비정상적이다”라고 전했다.

특히 온라인에서 리니지 충성 유저를 일컫는 ‘린저씨(리니지와 아저씨의 합성어)’들이 앞장서 ‘NO엔씨’외치는 상황이라 엔씨소프트의 우려는 더 커져간다. 5일부터는 트럭시위까지 예정돼있다.

'리니지 M' 시위를 주도하고 있는 총대 운영진은 트위터를 통해 트럭 시위를 위한 모금을 진행했다. 총대에 따르면 필요한 모금 내역 집계가 완료돼 5일부터 9일까지 시위를 진행한다. 기준 모금 금액은 872만5262원으로 당초 목표로 했던 800만 원을 초과 달성했다.

여의도 국회의사당에는 5일 내내 트럭이 상주하며, 엔씨소프트 판교 R&D센터는 5일과 9일 이틀간 트럭이 위치한다. 프로야구 NC다이노스와 롯데자이언츠의 정규리그가 열리는 창원NC파크에도 6~8일 사흘간 트럭시위가 이어진다.

◊10명 중 3명 탈퇴 ‘충격’

논란으로 인한 엔씨소프트의 피해는 유저 감소와 주가 하락 등 다양한 곳에서 나타났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빅데이터 분석 솔루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3월 15일부터 21일 동안의 리니지M 주간활성이용자수(WAU) 이용자는 15만225명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달 같은 기간(18만9725명) 대비 3만명이나 줄어든 수치로 30% 감소했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NC의 영업이익과 매출액은 전년 대비 각각 5972억 원, 1642억 원 줄며 18.3%·32.0%씩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2월 100만원을 돌파한 엔씨소프트의 굳건했던 주가도 하락세다. 논란이 한창이던 3월 29일 주가는 82만9000으로 폭락했다. 2일까지 88만5000원으로 반등하긴 했지만 1달 동안 박스권에 머물러오던 주가가 10만 원가량 떨어진 셈이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SK증권, 신한금융 투자 등은 엔씨소프트의 목표주가를 105만원, 110만원으로 기존 120만원 선에서 하향 조정했다. 특히 한국투자증권은 엔씨소프트의 주가 하단을 70만원으로 예측했다.

엔씨소프트는 ‘사면초가’에 빠져있다. 불매운동뿐만 아니라 최근 국회에 발의된 확률형 아이템 규제 법안이 맞물려있고, 신작 출시까지 돌연 연기했다. 유저들의 반발이 확대되며 지난 26일 출시 예정이었던 ‘트릭스터M’이 상반기 중으로 출시 지연됐다. 악재가 맞물린 엔씨소프트가 유저들의 요구에 따라 진정성 있는 사과와 환불처리에 돌입할지 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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