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캥거루족, 니트족' 장기화 예방 시급
늘어나는 '캥거루족, 니트족' 장기화 예방 시급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4.07 13: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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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사태로 비경제활동인구 비중 급증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취업자 58% 불과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국내 청년 실업률이 9%대까지 재상승하는 등 고용 환경이 악화하는 가운데 이들의 경제활동 참가율은 40% 중반대로 하락하고 있다. 문제는 특별한 이유 없이 구직활동을 하지 않는 니트족(NEET)과 부모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하는 캥거루족의 비중이 크게 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4일 통계청 '통계플러스'에 게재된 '저(低)혼인 시대, 미혼남녀 해석하기' 보고서를 보면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54.8%로 집계됐다.(사진출처/뉴시스)
지난 4일 통계청 '통계플러스'에 게재된 '저(低)혼인 시대, 미혼남녀 해석하기' 보고서를 보면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하는 비율은 54.8%로 집계됐다.(사진출처/뉴시스)

전문가들은 니트족과 캥거루족의 증가세가 장기화로 이어진다면 청년 자신의 생애 소득 감소에 따르는 후생 수준의 하락과 같은 개인적인 문제는 물론, 부모 세대 부담 가중, 각종 사회적 비용 유발, 노동투입량 감소 등에 따르는 잠재성장률 하락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적절한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10년대 중반 이후 니트족 증가세, 코로나 사태로 비경제활동인구 비중도 급증

지난달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2010년대 초반까지 8% 이하 수준에 머물던 청년실업률은 이후 상승세로 전환, 최근 9%대 수준에 도달했다. 이는 타 연령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일 뿐 아니라 전체 실업률에 비해서도 2배 이상 높은 수준이다.

또한, 2000년대 들어 40% 후반 수준까지 상승했던 청년층의 경제활동 참가율도 최근에는 40% 중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2020년 기준 청년층 경제활동 참가율은 46.4%로 타 연령대보다 크게 낮은 수준을 보인다.

OECD는 전체 청년층(15~29세) 인구 중 취업자와 학생을 제외한 자를 니트족으로 분류했다. 즉, 니트족은 학생도 취업자도 아닌 청년층이 되는데 ‘실업자+비경제활동인구-학생’으로 추정할 수 있다.

추정 결과 전체 청년층 중 니트족이 차지하는 비중은 한국이 2017년 18.4%(170.8만 명)로 이미 OECD 평균 13.4%보다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2010년대 중반 이후 니트족이 증가세로 반전, 특히 지난해 코로나19 사태로 급증하면서 전체 청년층 인구 및 비경제활동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급증했다는 점이다.

성별로는 남성 니트족 비중이 여전히 높은 가운데 여성 니트족 증가세가 빨라지면서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학력별로는 최근 전문대졸 이상의 학력을 가진 니트족이 급증하면서 비중이 크게 확대되고 있으며, 고졸 이하 니트족의 증가세도 이어지고 있다.

무직 기간별로는 니트족 가운데 수입을 목적으로 일한 경험이 없는 자와 일을 그만둔 지 1년 이상인 자의 비중이 50% 이상 수준을 유지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니트족에 대한 명확한 개념 정립 및 현황 파악은 물론, 그들의 특성에 대한 지속적인 조사·연구 등을 통해 적절한 정책 대응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보았다.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취업자 58%뿐

또한 30대 미혼 남녀의 절반 이상이 부모와 동거하는 ‘캥거루족’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일 통계청 통계개발원 ‘통계플러스’에 게재된 ‘저(低)혼인 시대, 미혼남녀 해석하기’ 보고서를 보면 30대 미혼 인구 중 부모와 동거 중인 비율은 54.8%로 집계됐다. 이는 2015년 인구주택총조사(20% 표본조사)를 바탕으로 20∼44세 미혼 인구의 세대 유형을 조사한 결과다.

연령별로는 30∼34세 57.4%, 35∼39세 50.3%였다. ‘나 홀로 가구’가 30~34세 25.8%, 35~39세 32.7%인 점을 고려하면 ‘캥거루족’이 1인 가구보다 각각 31.6%, 17.6% 높다. 40∼44세의 44.1%도 부모와 함께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인 20∼44세 미혼 인구 전체의 부모동거 비율은 62.3%였다.

문제는 부모와 함께 사는 미혼 인구의 취업자 비율은 57.9%에 그쳐 경제적 자립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다. 반면 독립적인 경제생활을 꾸려가는 미혼 ‘나홀로 가구’(1인 가구)의 취업자 비율은 74.6%로 부모동거 가구보다 16.7%포인트나 높았다.

주거 형태별로는 부모동거 미혼 인구는 자가가 70.7%로 가장 많았고 월세(14.8%), 전세(12.1%) 등 순이었다. 미혼 1인 가구는 59.3%가 월세이고, 자가는 11.6%에 불과했다.

결혼에 대한 인식은 미혼 여성이 미혼 남성보다 더 부정적이었다. 결혼하지 않은 30∼44세 남녀를 대상으로 결혼 필요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결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응답은 남성이 13.9%, 여성이 3.7%, ‘하는 편이 좋다’는 의견은 남성이 31.5%, 여성이 17.7%로 나타났다.

비혼의 주된 이유는 미혼 남성의 경우 가장 많은 18.4%가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를 꼽았다. 이어 ‘소득이 적어서’ 15.0%, ‘결혼에 적당한 나이를 놓쳐서’ 10.9% 순이었다.

미혼 여성도 ‘본인의 기대치에 맞는 사람을 만나지 못해서’가 23.4%로 가장 많았다. 그러나 2순위는 ‘결혼보다 내가 하는 일에 더 충실하고 싶어서’(19.3%), 3순위는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12.4%)로 남성과 차이가 있었다.

박시내 사회학 박사는 “청년층의 고용불황이 지속하고 주택비용이 상승하면서 성인이 되어서도 부모 세대에게서 경제적·정서적으로 독립하지 못하는 ‘캥거루족’이 급증하고 있다”며 “결혼과 출산의 진입장벽을 낮추고 다양한 가족 형태에 대한 수용성을 높여 미래세대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가는 노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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