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의 미얀마 사업 군부 돈줄이다?
포스코의 미얀마 사업 군부 돈줄이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4.08 14: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사업 배당금 어디로
포스코강판, 군부 기업 MEHL과 합작 계속 유지?
미얀마 뿐만 아니라 국내서도 포스코 규탄 목소리

미얀마 군부의 비인도적 만행이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미얀마 군부는 쿠테타 과정에서 무차별 총격을 퍼부어 현재 미얀마 내 사망자 수는 600명을 넘어섰다. 그럼에도 미얀마 군부는 영국 주재 미얀마 대사를 내쫓는 등 쿠테타 수위를 날로 높이고 있다. 그 와중에 한국기업 포스코가 군부의 돈줄이라는 의심이 제기돼 주목된다. 포스코는 자신들의 사업이 군부와 상관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국내 뿐 아니라 국제사회와 미얀마 시민단체들의 비난은 이어지고 있다.<편집자주>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강판 등 포스코 계열사들이 연이어 미얀마 군부와의 연계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사진/뉴시스)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강판 등 포스코 계열사들이 연이어 미얀마 군부와의 연계설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포스코가 미얀마 내 벌이고 있는 사업으로 미얀마 군부의 돈줄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어 논란이 일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사업 

사회주의 국가를 표방하지만 민족주의를 고수하고 있는 미얀마는 이번 쿠테타 전에도 여러번의 쿠테타를 겪어온 가슴 아픈 역사를 가지고 있다. 석유기업 MOGE는 1962년 쿠테타를 일으킨 군부가 국영화했고 1988년 8월 8일의 민주화운동, 일명 8888민주항쟁을 유혈 진압한 군부는 버마라는 국명을 현재의 미얀마로 개칭하고 해외 가스전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포스코 자회사인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미얀마 국영 석유기업 MOGE와 합작으로 슈웨 가스전 사업을 시작한 것은 2000년 초반 군부 정권 시절이다. 가스전 사업은 국영기업과의 합작으로만 진행된다.

포스코인터내셔날은 미얀마 서부 안다만해 해상에서 하루 5억 입방피트(ft³)의 가스를 채취해 중국과 미얀마에 공급하고 있다. 가스전 사업의 연간 영업이익은 3000억~4000억원 규모다. 문제는 포스코가 수익금의 15%를 MOGE에 배당한다는 점이다. 2018년 포스코가 MOGE에 배당한 금액은 1억9400만 달러다. 한화로 계산하면 2000억원이 넘는다. 미얀마 시민단체 등은 이 배당금이 군부로 흘러가고 있다며 배당금 지급을 일시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는 “관련 내용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고 포스코인터내셔널은 20년째 진행 중인 가스전 사업은 민주정부와 관련된 사업이라며 군부와는 일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이다. 배당금 역시 군부로 가지 않고 국책은행으로 보내진다고 덧붙였다.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지난 3월 12일 포스코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위기와 산업재해, 미얀마 군부의 인권탄압으로 희생된 이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액체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사진/뉴시스)
기후위기 비상행동이 지난 3월 12일 포스코 주주총회가 열린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 앞에서 기후위기와 산업재해, 미얀마 군부의 인권탄압으로 희생된 이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액체를 뿌리는 퍼포먼스를 벌였다.(사진/뉴시스)

포스코강판과 MEHL 합작 사업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사업 외에도 포스코 계열사인 포스코강판과 미얀마이코노믹홀딩스(MEHL)의 합작 사업도 문제가 됐다. MEHL은 군부 쿠데타를 주도하는 미얀마군 33사단 간부들이 대주주로 있는 회사로 군부의 돈줄이 되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지난 2103년 MEHL과 합작해 미얀마포스코강판(C&C)를 설립했다. 합작사의 지분은 포스코강판이 70%, MEHL이 30%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2017년 미얀마군의 로힝야 무슬림 탄압 사건 이후 군부에게 배당이 돌아가는 기업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포스코강판은 MEHL에 대한 배당을 중단했다. 이후 MEHL의 보유지분 30%를 매수 등 여러 방법이 검토되고 있지만 아직 진전은 없는 상태다. 이와 관련해 포스코강판의 현재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입장을 들을 수 없었다.

미국과 영국 등 국제사회는 MEHL을 제재 대상에 올렸고 포스코 지분을 가진 네덜란드 연기금운용공사(APG)는 미얀마 사업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일본 맥주 생산업체 기린 홀딩스와 호주 에너지기업 우드사이드, 국내 의류 생산업체 팬-퍼시픽 등은 미얀마 기업들과 합작을 중단하는 등 사업 철수로 노선을 변경했다.

금속노조는 지난달 25일 미얀마 군부를 도와주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사진/금속노조 제공)
금속노조는 지난달 25일 미얀마 군부를 도와주는 포스코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사진/금속노조 제공)

국내에서도 포스코 비난 거세

반면 포스코 계열사들은 여전히 미얀마 사업에 직진 노선을 고수하고 있어 비난이 거세다. 국내에서도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지난 2월 세계시민선언과 청년기후긴급행동, 서울녹색당 등은 서울 강남구 포스터센터 앞에서 포스코와 군부 결탁을 주장하며 포스코강판 사업과 포스코인터내셔널의 가스전 사업 등을 중단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12일 포스코 주주총회가 열린 날에도 기후위기 비상행동은 기후위기와 산업재해, 미얀마 군부의 인권탄압으로 희생된 이들의 피를 상징하는 붉은 액체를 뿌리는 퍼포먼스 등 포스코 규탄을 이어갔다.

금속노조 역시 지난달 25일 포스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얀마 군부를 도와주는 포스코를 규탄했다. 이 자리에는 국내 미얀마 청년연대 회원들과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등이 함께 했다.

이들은 “포스코는 쿠테타 세력과 경제협력관계를 지속하며 MEHL과의 이익공유 계약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면서 “배당금 보규만 운운하며 MEHL과의 절연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