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떠난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나
김종인 떠난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4.09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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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떠나고 전당대회 방식 고민 중
국민의당과의 합당? 안철수의 선택은
윤석열 존재로 국민의힘 고민 깊어져

국민의힘이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떠나보냈다. 이제부터 홀로서기를 해야 한다. 국민의힘에게는 상당히 많은 숙제가 남았다. 바깥으로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버티고 있고, 더 바깥에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버티고 있다. 이렇다 할 대권주자가 없는 상황 속에서 이제 당권마저도 부재한 상황이다. 비록 재보선 승리라는 트로피를 얻었지만 빈껍데기 뿐인 승리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편집자주>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힘을 떠났다.(사진/뉴시스)
김종인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퇴임 기자회견을 하고 국민의힘을 떠났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4.7 보궐선거 승리가 국민의힘에게 ‘독(毒)’ 이 될 수도 있다? 승리에 취해 있을 때가 아니라는 이야기다.

국민의힘 수장이던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이 떠나갔다. 물론 곧 전당대회를 치르고,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겠지만 숙제는 남았다. 

합당 후 전대? 전대 후 합당?
 
가장 큰 과제는 전당대회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선거 과정에서 국민의힘과의 합당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합당 후 전당대회를 해야 한다는 여론과 전대 이후 합당을 하자는 여론이 부딪히고 있다. 

합당 후 전당대회를 하자는 측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어차피 하나의 정당이기 때문에 전대 전에 합당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합당 절차를 밟기 위해서는 상당히 많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에 합당 후 전대를 치르게 되면 곧바로 대선 국면으로 접어들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전대를 치른 후 합당을 하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문제는 합당 후 전대이든 전대 후 합당이든 당권을 누가 쥐느냐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이 불가피하다. 호랑이가 사라진 굴에 토끼가 주인이 되듯이 김 전 위원장이 사라졌기 때문에 자신들이 당권을 장악해야 한다면서 우후죽순 후보들이 생겨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갈등을 따라온다.

특히 이런 모습을 보고 “당이 민주적 절차로 인해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할지 아니면 “김종인이 사라진 후 당이 혼란에 빠졌다”고 평가할지 여부다. 당권 주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게 되면 갈등이 표출될 수밖에 없고 이는 혼란으로 비쳐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마지막 발언을 한 뒤 의원들을 향해 인사했다.(사진/뉴시스)
4.7 재보궐선거를 마지막으로 퇴임하는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8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해 마지막 발언을 한 뒤 의원들을 향해 인사했다.(사진/뉴시스)

김종인 이후 국민의힘 모습은

결국 김 전 위원장 이후 국민의힘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어떻게 비쳐질지 여부가 중요한 문제다. 혼란으로 비쳐지게 된다면 유권자들은 실망을 하게 되고, 제3지대에서 새로운 대안을 찾을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강력한 리더십을 갖고 국민의힘을 이끌 인물이 있는 편도 아니다. 때문에 국민의힘 미래가 결코 밝은 것은 아니다.

여기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외곽에서 버티고 있다.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으로 입당하는 것이 국민의힘의 가장 좋은 시나리오지만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 아직까지 조직력을 갖추지 못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다는 것은 볏섶을 지고 불속으로 들어가는 거이나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윤 전 총장이 제3지대에서 정치세력화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국민의힘과 윤 전 총장은 범야권 단일화를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일 수밖에 없다.
 
핵심 리더십의 부재, 국민의힘의 최대 숙제

결국 국민의힘의 가장 최대 숙제는 핵심 리더십의 부재라는 점이다. 김 전 위원장이 떠나면서 리더십이 부재한 상태가 된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물론 정권교체라는 숙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별다른 목소리를 당분간 내지 않을 가능성이 높겠지만 자신의 이익에 부합하지 않다고 판단한다면 목소리를 낼 가능성은 매우 높다.

그동안 김 전 위원장이라는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 리더십에 익숙해졌던 국민의힘이 갑작스럽게 리더십이 사라지면서 그에 따른 혼란이 거듭될 것으로 예측된다. 이를 어떤 식으로 극복하느냐가 가장 중요한 숙제가 됐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 숙제를 풀어나가기란 쉽지 않다.

왜냐하면 국민의힘은 그동안 힘이 센 사람에게 약하고, 약한 사람에게 강한, 강약약강의 모습을 보여왔기 때문이다. 강력한 호랑이가 사라졌으니 여우들이 나서서 굴을 차지하려고 할 것이고, 그러다보면 그 굴은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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