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SK 배터리 소송, 2조원 지급하고 전격 합의
LG-SK 배터리 소송, 2조원 지급하고 전격 합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4.12 15:1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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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 배상금 로열티 등 2조원 지급키로
미국 내 공장 가동 및 사업 재개로 불확실성 제거
LG에너지솔루션, 소송 승리와 자금 확보 동시에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2년이 넘게 소송을 벌여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모든 분쟁을 종료하는 합의에 이르렀다.(사진/뉴시스)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2년이 넘게 소송을 벌여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11일 모든 분쟁을 종료하는 합의에 이르렀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배터리 영업비밀 침해 등으로 2년이 넘게 소송을 벌여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이 전격적으로 합의했다. SK이노베이션이 배상금 등 2조원을 지불하고 합의함에 따라 양측은 진행 중인 모든 분쟁을 종료하게 된다.

SK이노베이션이 2조원 지급하면서 합의

지난 11일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이사회를 열고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에서 진행되고 있는 배터리 소송과 관련해 합의했다.

이날 김종현 LG에너지솔루션 사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은 "한미 양국 전기차 배터리 산업의 발전을 위해 건전한 경쟁과 우호적인 협력을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합의안의 내용을 보면 SK이노베이션은 현재가치 기준으로 배상금 1조원과 로열티 1조원 등 총 2조원을 LG에너지솔루션과 합의된 방법에 따라 지급하기로 했다.

이어 관련된 국내외 모든 소송을 취하하고 향후 10년 동안 추가 분쟁이나 소송도 하지않는다는 조건을 달았다. 

2년간의 배터리 기술 유출 소송 갑론을박

이번에 양측이 극적 합의에 이른 배터리 기술 유출 소송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시작됐다. 당시 LG에너지솔루션(구 LG화학)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의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ITC에 제소했고 몇 달 뒤인 9월 SK이노베이션이 특허 침해로 LG에너지솔루션을 맞제소하며 이번 배터리 공방이 시작됐다.

양 측이 문제를 제기한 994특허는 리튬이온 2차전지 기술로 2차전지의 소재와 음극제-양극제간의 간격, 두께, 각도 등 배터리의 핵심 기술이 담겼다.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이 자사 핵심 인력과 영업비밀을 빼갔다고 주장했고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이 특허 출원 당시인 2015~2016년에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뒤늦게 기술이 유사하다고 주장했다며 반박했다.

2년간 결론이 나지 않던 소송에서 승기를 잡은건 LG에너지솔루션이다. 지난 2월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생산하는 리튬 이온 배터리 완제품과 셀, 모듈, 팩 등 배터리 부품에 대해 미국으로의 수입과 미국 내에서의 판매 및 영업 활동을 향후 10년간 전면 금지한다”며 SK이노베이션에 중징계를 결정했다.

또한 ITC는 SK이노베이션이 자유무역지대 등 제3자를 통한 수입 및 판매도 금지하는 동시에 현재 수입된 제품에 대해서도 전면 판매 금지를 조치했다.

벼랑 끝 SK이노베이션, 불확실성 제거

ITC 소송에서 패한 SK이노베이션으로써는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현재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조지아주에 총 3조원을 투자한 배터리 1공장과 2공장을 동시에 착공 중이다. 또 폭스바겐과 포드 등 자동차 업체에 배터리도 공급하고 있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과의 합의를 통한 원만한 결론이 필요했다. 문제는 합의금. 당초 LG에너지솔루션은 3조원의 합의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양 측은 2조원에 전격 합의에 이르렀다. 

SK이노베이션은 합의 후 입장문에서 "급성장하는 전기차 및 전기차 배터리 산업에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대승적 결단을 내리게 됐다"며 "이번 분쟁과 관련해 미국 정부가 추진하는 친환경 정책, 조지아 경제의 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더 큰 책임감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도 내년부터 본격적인 생산을 앞둔 포드·폭스바겐 등 고객사들의 변함없는 믿음과 지지에 적극 부응해 앞으로 더 큰 파트너십으로 발전해 갈 수 있는 계기를 만들게 된 점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이번 합의로 미국 배터리사업 1공장의 안정적 가동 및 2공장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미국은 물론 글로벌 전기차 산업 발전과 생태계 조성을 위한 국내외 추가 투자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G에너지솔루션, 합의금으로 자금 확보

합의에 이른 LG에너지솔루션은 2조원의 막대한 자금을 확보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합의 후 입장문에서 "이번 합의는 공정경쟁과 상생을 지키려는 당사의 의지가 반영됐다"며 "배터리 관련 지식재산권이 인정받았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합의를 통해 폭스바겐·포드를 포함한 주요 고객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안정적으로 배터리를 공급받을 수 있게 됐고 SK의 조지아 공장도 정상적으로 운영이 가능하게 돼 양사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존하며 선의의 경쟁을 펼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번 합의를 계기로 전세계적인 친환경 정책에 발맞춰 글로벌 선도기업으로서 과감하고 선제적인 투자를 통해 대규모 배터리 공급 확대 및 전기차 확산이 성공적으로 실행되도록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양사의 극적 합의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 역시 같은날 성명을 내고 "양사의 이번 합의는 미국 노동자들의 일자리 창출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 구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노동자들과 자동차 산업의 승리"라고 축하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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