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치로 본 코로나가 바꾼 일상
수치로 본 코로나가 바꾼 일상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4.18 14: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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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 밖은 위험해” 혼밥족, 배달족 늘고 흡연 음주 줄어
공유자전거 이용 증가, 스트레스로 인한 수면 질 ‘최악’

[한국뉴스투데이] 끝이 보이지 않는 코로나19 팬데믹이 1년을 훌쩍 넘겼다. 지난 3월부터 닫힌 하늘길은 여전히 열릴 가능성이 낮아 보이고 마스크와 손 세정제, QR코드 인식은 자연스런 일상이 됐다. 코로나19 사태가 가져온 일상의 변화를 짚어본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을 훌쩍 넘겼다. 생활, 경제, 심리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있던 한 해를 수치로 둘러본다. (사진제공/뉴시스)
코로나 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1년을 훌쩍 넘겼다. 생활, 경제, 심리적으로 다양한 변화가 있던 한 해를 수치로 둘러본다. (사진제공/뉴시스)

◊혼밥족, 배달족 증가

우선 먹거리의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서울시가 코로나 이후 서울시민의 먹거리 현황, 식생활 변화 등에 대해 실시한 조사결과 시민의 69.2%가 일주일에 적어도 한 번은 혼밥을 하고 있으며, 일주일 평균 혼밥 횟수는 3.44회로 조사됐다. 특히 혼밥빈도가 높은 집단은 집밖보다 집에서의 혼밥 빈도가 높게 나타났다.

1인 가구가 7.70회로 월등히 높았고, 연령별로는 70대 이상(5.13회), 만 18~29세(3.84회)순으로 나타났다. 혼밥의 이유로는 ‘같이 먹을 사람이 없어서’ 72.3%, ‘시간이 없어서’ 37.7%, ‘다른 사람과 같이 먹기 싫어서’ 11.6%와 같은 부정적 이유 외,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고 싶어서’ 32.4%, ‘나만의 독특한 식습관 때문에’ 10.3% 등 긍정적이거나 적극적인 혼밥 이유는 30대 이하에서 많이 응답했다.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식품소비는 ‘배달 및 포장음식’ 49.2%, ‘온라인 식품구매’ 39.1%인 반면, ‘손수음식 조리’도 43.4% 증가해 가정에서의 음식섭취가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손수음식을 조리하는 빈도가 ‘늘었다’는 연령층은 40대(50.7%), 30대(48.1%) 순이다. 만 18~29세ㆍ30대ㆍ50대에서는 여성대비 남성의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가정용 간편식을 적어도 한달에 한번 이상 이용한 시민은 62.9%로, 지난해 보다 이용이 증가했다는 비율(27.7%)이 감소했다(12.3%) 보다 약 2배에 이르고 있어 가정용 간편식의 증가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이번 통계조사를 통해 본 서울시민의 먹거리 현황을 보면 계층별로 식품소비와 식생활이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또한 코로나19로 배달음식 소비와 함께 손수 음식을 조리하는 등 가정에서의 식품소비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시는 그간 먹거리 정책이 경제적 취약계층 대상 식품 제공이 주를 이루었다면, 이번 조사를 통해 취약계층 뿐만 아니라 인구사회적 변화에 따른 맞춤 정책이 필요함에 따라 ‘서울시 먹거리 정책 5개년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음주‧흡연↓ 비만↑

바깥 활동이 줄어들며 음주와 흡연이 줄었지만 반면 비만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달 초 질병관리청은 2020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응답자의 42.8%는 코로나19 유행 이전보다 술을 덜 마신다고 답했고, 16.7%는 담배를 덜 핀다고 답했다. 이러한 결과는 지난해부터 1년 넘게 이어진 코로나19 유행이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건강행태 조사에서도 월간 음주율(최근 1년간 한 달에 1회 이상 음주)은 2019년 59.9%에서 지난해 54.7%로, 고위험 음주율(최근 1년간 주 2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맥주 5캔, 여자는 5잔·맥주 3캔 이상 음주)은 14.1%에서 10.9%로 각각 5.2%포인트와 3.2%포인트씩 감소했다.

반면 신체 활동은 크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발표에 따르면 걷기 실천율(최근 1주일 동안 1일 30분 이상 걷기를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은 37.4%로 1년 전 40.4%보다 3.0%포인트 줄었고 중등도 이상 신체 활동 실천율(최근 1주일 동안 격렬한 신체활동을 1일 20분 이상 주 3일 이상 또는 중등도 신체활동을 1일 30분 이상 주 5일 이상 실천한 사람의 비율)도 24.7%에서 19.8%로 4.9%포인트 낮아졌다. 반면 배달음식 섭취가 늘었다는 답변은 38.5%, 인스턴트·탄산음료 섭취가 증가했다는 응답률은 21.5%를 기록했다.

◊대중교통 대신 공공자전거

또한 5인 이상 거리두기가 지속되며 지하철이나 버스를 비롯한 대중교통의 이용률은 낮아졌고 공공자전거의 이용률은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가 지난달 발표한 시민들의 교통 통계정보를 담은 '데이터에 담긴 서울교통 2020'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교통(버스·지하철) 총 이용건수는 34억건으로 전년 대비 12억건(25.9%) 감소한 반면 따릉이 총 대여건수는 2370만건으로 467만건(24.6%) 증가했다.

이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근무 등이 실시되며 시민들의 이동이 적어지고 자발적적인 거리두기 참여의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와 동시에 비대면 교통수단인 자전거의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지난해 서울시내 일 평균 교통 이용건수는 925만건이다. 교통 수단별로는 지하철은 447만건, 버스 394만건, 택시 78만건, 따릉이 6만건 등이었다. 대중교통 이용횟수를 분석한 결과 환승 없이 한 대중교통 수단만을 이용해 목적지까지 도착하는 ‘1회 이용’(단독통행)의 비율이 전년 대비 4.3% 증가했다. 타 수단으로 환승하는 '2회 이용'은 3.29% 감소했는데, 이 중에서도 마을버스와 순환버스 이용 비율이 각각 27.3%, 34.7%로 감소했다.

교통 수단별 시간대별 통행패턴으로는 버스는 출퇴근시간대(8~9시), 지하철과 따릉이는 퇴근시간대(18~19시), 택시는 대중교통 운행이 종료 된 심야시간에(0~1시) 가장 많은 사람들이 이용했다. 따릉이의 경우 퇴근시간대(오후 6시~7시) 이용이 버스, 지하철과 비슷한 9%대까지 급증하면서 생활 이동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스트레스로 잠 못 드는 밤

그렇다면 수면 건강은 어떨까? 코로나로 바뀐 일상은 수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3월 필립스가 세계 수면의 날을 맞아 한국인 999명을 포함한 총 13개국세계 13개국(한국, 호주, 브라질, 중국, 프랑스, 독일, 인도, 이탈리아, 일본, 네덜란드, 싱가포르, 영국, 미국)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글로벌 수면 서베이 ‘코로나19 이후 글로벌 수면 동향’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한국인 61%가 코로나로 인해 수면 방해요인인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응답했다. 또 39%는 밤중에 깨는 현상을 토로했고 이어 잠들지 못하는 현상(24%), 수면 상태 유지에 어려움(17%)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스트레스는 글로벌 응답자 (24%)와 한국인 (28%)이 꼽은 좋은 수면을 방해하는 1위 요인이었다.

수면 만족도를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글로벌55%가 만족한다고 대답했다. 반면, 한국인은 10명 중 4명만이 수면에 대해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국의 수면 시간 또한 글로벌 평균보다 짧았다. 전 세계 평일 수면 시간은 6.9시간, 주말은 7.8시간이었으나, 한국인의 평일 수면 시간은 6.7시간, 주말 7.4시간이었다. 또한 한국인의 29%만이 수면 후 개운함을 느낀다고 답해, 글로벌 평균(59%)보다 낮았으며, 이는 13개 조사 대상국 중 가장 낮은 수치였다.

또한 한국인은 자기 전 휴대폰 사용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세계인의 46%는 잠자기 전 마지막까지 휴대폰을 본다고 응답한 반면, 한국인의 51%는 잠자기 전 마지막까지 휴대폰을 본다고 응답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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