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에서 영화를? 본다!
22회 전주국제영화제..... 전주에서 영화를? 본다!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1.05.03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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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회 전주국제영화제가 428일 개막하여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600명을 넘는 예민한 시국에도 오프라인 행사가 차질 없이 이어진다. 전주영화제의 야심 찬 프로젝트인 제13회 전주프로젝트도 52일부터 4일까지 열린다. 영화제의 추진력이 세밀하고 당차다. 그저 경이롭다.

아이웨이웨이 감독의 '코로네이션' 상영 후 GV
아이웨이웨이 감독의 '코로네이션' 상영 후 GV

전주프로젝트는 13회째다. 기존 전주프로젝트마켓에서 전주프로젝트로 이름을 변경했다. 영화의 기획과 투자 그리고 제작 지원을 강화하고 대상 범위를 영화뿐 아니라 영상물 기획 전체로 확장한다는 의미를 함축한다.

전주프로젝트의 주요 행사는 전주랩 2021 쇼케이스’, SJM문화재단과 함께 주최하는 ‘K-DOC CLASS’, 그리고 올해 첫 선을 보이는 전주컨퍼런스등 총 세 부문으로 나누어 진행 2일부터 4일까지 한국전통문화전당을 중심으로 진행된다. 올해 전주컨퍼런스에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 영상산업의 재편과 OTT’를 주제로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OTT 플랫폼과 콘텐츠 제작을 둘러싼 제작사와 배급사 그리고 정책 담당자의 고민을 풀어내며 대안 플랫폼으로 주목할 만한 국내외 OTT 서비스를 모색하고자 한다.

또한 새로운 시대에 맞는 새로운 서사에 대해 고민하는 여성, 배우, 감독: 이들이 관객과 만나는 방식새롭게 연결될 세계를 화두로 여성 배우 겸 감독과 배우, 감독, 제작자가 미래의 영화와 서사에 대해 토론한다. 이 자리에는 류현경, 김소이, 김꽃비 배우 겸 감독과 최수영 배우, 홍지영 감독, 아토ATO 김지혜 대표가 참석한다.

코로나와 영화?

2021년 전주영화제는 코로나19로 변화하는 개인의 일상과 세계의 단면들을 되짚어 보는 특별전을 기획했다. 코로나 상황에서도 영화는 계속된다는 멈출 수 없는 생명력을 스크린으로 확인 할 수 있다. 11편의 영화가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기획전으로 관객을 만난다. 보편적인 일상을 무너뜨린 팬데믹 사태에서도 영화는 치열하게 진실을 전달하고 방향을 모색한다.

미카 카리우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 상영 후 GV
미카 카리우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 상영 후 GV

특히 눈에 띄는 영화는 <코로네이션>이다. <코로네이션>은 코로나19의 진원지인 우환이 76일 동안 봉쇄됐던 당시의 실제 상황을 들여다본다봉쇄된 우환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

5월 1일 전주씨네Q 극장에서 <코로네이션>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영화를 연출한 중국 출신의 실험예술가이며 인권 운동가인 아이웨이웨이 감독은 질의응답을 통하여 연출 의도를 상세히 밝혔다.

지난 2003년 사스가 발생했을 당시의 상황을 다큐멘터리로 연출했던 경험이 있다 이 경험은 봉쇄 중인 우환의 내부 상황을 기록으로 남기는데 용기를 줬다. 비록 중국 우환에 없지만 여러 경로를 통하여 온라인으로 영상들을 받았고, 모여진 푸티지을 편집했다. 처음 시작은 아티스트로서 역사적인 사실을 기록으로 남겨야 한다는 생각으로 자료들을 모았다. 우환의 상황이 중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팬데믹으로 확산될 줄은 상상도 못했다

감독은 거대한 국가 시스템 안에서 취약한 개인의 존엄성과 인권이 얼마나 취약한지 여실히 보여 준다. 선동적인 저널리즘이 아닌 아티스트의 시각으로 문제를 제시한다. 미학적으로 접근한 촬영과 국가와 개인을 선명하게 대비시킨 여러 은유적 암시는 역사 앞에서 진실을 전달하려는 감독의 고뇌가 깊게 스며있다.

스페셜 포커스: 코로나, 뉴노멀부문에 포진된 11편의 영화들이 모두 빼어난 작품들이다. 그중 미카 카리우스마키 감독의 <자비로운 밤>2일 상영 후 관객과의 대화가 진행됐다.

<자비로운 밤> 역시 코로나로 락다운(Lockdown)된 핀란드 헬싱키를 무대로 한 드라마다. 바로 작년 5월에 촬영됐다. 감독과 동생 아키 카리우스마카 감독이 운영하는 코로나라는 이름의 술집에서 촬영됐다. 경찰이 알았다면 촬영을 못 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면 당시를 회고했다. 해는 바뀌었지만 헬싱키는 지난해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한다. 여전히 락다운 상태로 상황은 나아지지 않았고, 영화의 배경이 된 노동절 날의 축제는 올해도 개최되지 못했다고 한다.

영화 상영 후 진행된 GV는 자비로운 밤이었다. 전주의 관객과 핀란드 헬싱키의 감독과 배우들이 같은 시간에 온라인으로 대화를 주고받았다. 진지하면서도 유머와 위트로 여전히 건재한 감독의 모습이 훈훈하다.

전주 영화의 거리
전주 영화의 거리

58일까지 영화제는 계속된다. 좌석 점유율을 30%로 제한하다보니 영화 관람이 무척 쾌적하다. 영화제에서 영화 관람하기엔 이보다 더 좋은 관람 환경은 일찍이 없었다. 48개국 194편의 영화를 선보이는데, 이 중 142편이 온라인 상영관에서 만날 수 있다. 전주영화제의 상징과도 같은 도 설치되지 않았다. ‘이 있을 자리엔 차들이 주차되어 있고 하늘엔 아름다운 뭉게구름이 놀고 있다. 201920회 때의 신명나던 축제 분위기는 찾아볼 수 없다. 영화거리도 극장도 단출하다. 경건하기조차 하다. 관객들의 움직임도 무척 조심스럽게 보인다. 그동안 5인 이상 집합 금지가 몸에 밴 듯하다. 영화제에서 흔히 볼 수 있던 삼삼오오 모임도 스스로 자제하는 듯하다.

2000년 벨라 타르의 <사탄 탱고>와 알렉산더 소쿠로프 감독의 회고전에서 봤던 작품들은 인생 영화가 됐다. 그때의 영화적 매혹은 22회 동안 해마다 전주를 향하게 한다. 영화는 계속되므로.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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