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 전면파업 vs 직장폐쇄로 노사 극한 대립
르노삼성 전면파업 vs 직장폐쇄로 노사 극한 대립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5.07 15:5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노조 지난해 임단협 난항, 결국 파업 결정해
사측 부분 직장폐쇄로 맞서...강경 대응 불사
"구조조정 예정된 상황서 악영향 될 것"우려

지난해 실적 최저를 찍은 르노삼성의 도미닉 시뇨라 사장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호소문을 발표한지 두어달만에 노사 대립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노사 대립의 원인은 지난해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기본급 인상 등을 요구하는 반면 사측은 기본급 동결 등을 제시하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르노그룹의 구조조정 방안이 이달 중 나온다는 점이다. 전 세계 르노그룹의 19개 공장 중 하위권인 한국 르노삼성의 존폐까지 언급되는 상황에서 이같은 노사 갈등은 악영향을 미칠 것이란 지적이다.<편집자주>

르노삼성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을 결정하자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에 나서는 등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사진/뉴시스)
르노삼성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해 파업을 결정하자 사측이 부분 직장폐쇄에 나서는 등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사진은 르노삼성 부산공장.(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르노삼성 노조가 임단협과 관련해 전면파업을 실시하자 르노삼성은 부분 직장폐쇄를 단행하며 맞섰다. 이에 노조는 수위를 더 높여 무기한 총파업을 결정했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 직접 나서 호소

지난 2월 도미닉 시뇨라 사장은 임직원들에게 편지를 보내 지난해 회사 실적이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밝히며 수익성 강화를 위한 희망퇴직을 접수하는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내용을 전달했다.

르노삼성의 지난해 내수 시장 판매와 수출을 합친 전체 판매 대수 및 부산공장의 생산 물량 모두에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수출 실적은 닛산 로그 생산이 지난해 3월 종료되면서 전년 대비 80% 가까이 줄었다.

시뇨라 사장은 “지난해 목표한 판매 대수를 달성하지 못하고 생산량도 급격히 감소했음에도 인건비를 포함한 고정비 지출액은 변동이 없어 회사의 손실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없다”며 “2020년 단 한 해 동안에만 회사가 보유한 2000억 원가량의 현금이 소진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뼈를 깎는 고통을 감내하지 않고는 지금의 이 위기를 극복할 수 없는 것이 우리의 안타까운 현실”이라며 "지금부터 선행적으로 움직여 최대한 신속히 손익분기점에 도달해 현재의 상황으로부터 벗어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르노삼성 노조 파업 vs 사측 부분 직장폐쇄

르노삼성의 구조조정이 예고됐지만 노조와 사측은 지난해 임단협을 체결하지 못하며 갈등이 시작됐다. 

노조는 기본급 7만1687원 인상과 격려금 700만원 지급을 요구했다. 반면 사측은 기본급 동결과 격려금 500만원 지급을 제시하며 팽팽히 맞섰다. 또 노조는 운영이 중단된 AS직영 사업소 2곳의 운영 중단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면서 노조는 지난달 30일에 이어 이달 4일 부산공장과 영업지부 등 전체 조합원의 8시간 파업을 결정했다. 

이같은 노조의 파업에 사측은 부분 직장폐쇄로 다시 맞섰다. 직장 폐쇄는 노조의 쟁의에 맞서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행위를 거부하는 법적권리로 노사분규시 회사가 취할 수 있는 마지막 수단이다. 

노사 대립이 극한으로 치달았지만 노조는 한단계 더 수위를 높혔다. 노조는 회사가 부분 직장폐쇄를 철회하고 임단협 교섭과 관련해 입장을 바꿀 때까지 총파업을 강행할 것을 예고했다.

노조의 장기 파업이 우려되는 이유

노조의 파업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자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현재 르노그룹은 구조조정을 예고한 상태다. 

최근 르노그룹 제조 공급 총괄 임원인 호세 비센테 데 로스 모소스 부회장은 부산 공장과 제조원가가 비슷한 조건의 스페인 공장을 비교해 부산공장이 제조원가가 2배에 달한다며 경고한 바 있다.

부산 공장은 전 세계 르노그룹 19개 공장 중 품질, 비용, 시간, 생산성 등을 종합 평가하는 생산 경쟁력은 10위, 제조원가 점수는 17위로 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르노그룹이 상반기 중 전 세계 공장을 대상으로 구조조정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고된 가운데 생산 불안정성을 가중시키는 파업은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