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행정부 ‘백신 대북외교’? 우리의 선택은
바이든 행정부 ‘백신 대북외교’? 우리의 선택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5.14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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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백신 지원하는 방안 검토하고 있어
백신 지원 방식은 우리나라 위탁생산???
 
한미정상회담서 구체적인 내용 발표할 듯
교착 상태 빠진 북미 관계 전환점 되려나

미국 국무부 관계자가 북한이 코로나19 백신 지원에 협력하지 않고 있다고 말해 논란이 되고 있다. 글로벌 백신 단체가 북한이 백신 지원에 대해 거부한 적도 없고, 우리 정부도 북한에 백신 지원을 공식 제안한 바도 없기 때문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서 백신과 대북 관계가 하나로 얽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올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편집자주>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서 백신과 대북 관계가 하나로 얽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다.(사진/뉴시스)
오는 21일 열리는 한미정상회담서 백신과 대북 관계가 하나로 얽히는 대북 메시지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됐다.(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CNN은 지난 11일 정통한 익명의 전현직 미국 당국자 2명의 말을 인용해 조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에 대해 코로나19 백신과 기타 다른 인도적 지원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이 코로나19 위협을 벗어나기 전까지 백신 지원을 할 가능성이 있고, 백신 지원이 북미 관계에 윤활유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은 코백스와의 협력을 거부했고, 우리 정부의 제안도 거절했다고 밝혔다. 코백스는 저소득 국가에 무료 또는 저렴하게 백신을 공급하는 글로벌 백신 공유 프로젝트다.

세계백신면역연합·우리 정부는 즉각 반발

이 보도가 나가자 세계백신면역연합(GAVI·가비)는 즉각 부인했고, 우리 정부 역시 북한에 백신 지원을 공식 제안한 바가 없다고 반박했다. 북한이 코백스와의 협력을 거부한 바가 없다는 것이 세계백신면역연합의 이야기다.

통일부는 우리나라 시간으로 13일 북한에 공식 제안하거나 협의한 적이 없다면서 북한이 관련 제안을 거부했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이는 결국 북한이 코로나19 백신을 매개로 해서 미국과의 대화 물꼬를 틀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즉, 미국이 북한을 협상 테이블에 나오게 하기 위한 수단으로 백신 공급을 제안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미국 제약사들은 mRNA 기반 백신을 생산하고 있는데 부작용이 거의 없기 때문에 전세계적으로 백신 공급을 해달라는 요청을 넘어 지적재산권까지 일시적으로 포기하라는 압박을 받고 있다. 이런 상황이기 때문에 미국이 자국의 백신을 북한에 공급하겠다고 하면 북한으로서는 솔깃한 제안이 아닐 수 없다.

코로나19 공포는 북한도 예외가 아니지만 백신을 공급받을 수 있는 유일한 창구는 중국이나 러시아다. 다만 이들 나라의 백신에 대한 안전성은 아직 크게 신뢰할만한 수준이 아닌 반면 미국 제약사가 생산하는 백신에 대한 신뢰는 전세계적으로 입증됐다. 따라서 북한으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

미국 생산보다 우리나라 위탁 생산을...

다만 북한에 백신을 공급하기 위해서는 미국 제약사들이 미국 내 생산보다는 다른 생산 기지를 물색하는 것이 더 나을 수도 있다. 따라서 미국이 아닌 제3국가를 물색하게 되는데 그것이 우리나라가 될 가능성도 있다.

한미정상회담서 백신 위탁 생산을 모더나 제약사와 체결할 것이라는 소문이 미국 정가에 파다하게 퍼졌다. 이런 가운데 모더나 제약사가 국내에 위탁 생산한 백신을 북한에 공급하는 방안도 거론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이 미국 내의 일부 시선이기도 하다.

미국 내에 생산된 백신을 북한에 지원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물류 비용이 들어가지만 우리나라에서 위탁생산한다면 그만한 물류 비용이 절약되기 때문이다.

북미정상회담의 윤활유는 백신 지원

결국 북미정상회담의 윤활유 역할은 백신 지원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을 한미정상회담서 대북 메시지로 발표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문재인 대통령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만나서 대북 문제에 대해 논의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게 하기 위해서 백신 지원 문제를 함께 논의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리고 백신 위탁 생산을 우리나라에 맡기는 대신 북한에 지원할 백신을 우리나라에서 생산해서 북한에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할 수도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다만 이를 북한이 수용할 것인지 여부다. 이미 바이든 행정부는 백신 외교에 대해 어느 정도 구체적인 계획을 마련해서 북한에 통보했을 가능성도 있다. 최근 바이든 행정부가 대북 정책에 대한 설명을 했으면 한다는 메시지를 북한에 보냈고, 북한은 “잘 접수했다”는 입장을 보였다.

이것이 백신 외교를 위한 첫 출발이 아니겠냐는 추측이다. 만약 북한이 수용을 한다면 장기화된 북미 관계의 교착 상태에 풀어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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