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각한 청년 불평등...대책 마련 ‘발등의 불’
심각한 청년 불평등...대책 마련 ‘발등의 불’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5.26 1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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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사는 청년, 30대보다 20대…소득·자산 불평등 심화
청년 간에도 불평등에 대한 연령·성별 인식 격차 존재
청년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책 마련을 위한 목소리가 거세다. (사진/뉴시스)
청년 불평등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가운데 대책 마련을 위한 목소리가 거세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공공임대주택 확충, 지원금 지급 등 연일 청년을 위한 정책이 펼쳐지고 있지만, 청년 불평등은 그 어느 때보다 복잡하고 위험한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주거·건강 등 이전 세대보다 더 큰 위험에 처했지만, 청년 세대 내에서도 계층·성별로 나뉘어 대립 구조를 이룸에 따라 청년들이 한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구조라는 지적이다.

◆ 혼자 사는 청년…소득·자산 불평등 심화

먼저 우리나라는 OECD 국가와 비교할 때 소득과 자산 불평등의 정도가 매우 심하며, 특히 자산 불평등은 최근 더 심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서울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를 보면, 소득 불평등은 혼자 사는 청년 사이에서 가장 컸고 청년 부부 가구 사이에서는 가장 낮았다. 자산 불평등은 20대가 30대보다 훨씬 심각했다.

30대 부부가구의 상대적 소득은 맞벌이 등의 영향으로 여러 가구 유형 중 가장 높았지만, 자녀가 있는 30대 부부 가구의 소득은 혼자 사는 청년의 소득과 큰 차이가 없었다.

자녀가 있는 30대 청년 부부 가구는 주택 구매 등의 영향으로 자산은 상대적으로 많았지만, 부채도 많아서 재무 건전성이 매우 취약했다.

◆ 사회경제적 처지, 소득, 학력 낮을수록 불평등
부모의 소득수준은 사교육, 학업성취도, 대학진학 등에 매우 밀접하게 작용했다. 특히 2000년대 이후 가구소득이 대학진학에 미치는 영향력이 커졌다.

2000년대 이후 대학 및 대학원 졸업자 수는 꾸준히 증가했는데, 2000년대 이후 좋은 일자리는 계속 줄어들어 청년들은 극심한 취업난에 내몰렸다.

그중에서도 저학력 남성의 비정규직 비율이 급증했고, 20대의 실업률이 꾸준히 증가했다.

즉, 30대보다는 20대의 사회경제적 처지가, 20대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소득과 학력이 낮은 계층의 사회경제적 처지가 최근으로 올수록 크게 나빠졌다.

◆ 비혼, 비출산으로 이어진 주거‧자산 격차

저성장 경제가 지속하며 1인 가구 급증, 월세 중심의 주택시장 변화, 양질의 일자리 부족 현상 등이 청년 세대의 주거 불평등을 악화시킨 것으로 조사됐다.

20대 가구주의 주거환경은 더욱 열악해졌고, 특히 20대 저소득 1인 가구의 주거비 부담 상승이 더욱 두드러졌다.

반면 30대 부부 가구의 자가 비율은 크게 상승했는데, 최근 서울 중심으로 부동산 가격이 상승하며 주거 격차와 더불어 청년 내부의 자산 격차를 증폭시켰다.

이는 자연스레 비혼, 비출산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초저출산 사회로 진입한 이래 2010년대 후반 합계출산율은 더욱 떨어졌고 20대는 물론, 30대 남성조차 소득수준이 높아야만 결혼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그 어느 세대보다 청년 불평등이 극심한 지경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청년층 안에서도 연령, 성별에 따라 목소리가 나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3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청년을 위한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사진출처/뉴시스)
그 어느 세대보다 청년 불평등이 극심한 지경이지만, 가장 큰 문제는 청년층 안에서도 연령, 성별에 따라 목소리가 나뉜다는 점이다. 실제 지난 3월 여성가족부가 발표한 자료에서도 남녀가 평등하다고 생각하는 이들은 드물었다. 청년을 위한 근본대책 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사진출처/뉴시스)

◆ 청년 대다수 “자산 불평등이 가장 심각”

서울연구원이 시행한 서울 청년 불평등 인식조사를 보면, 청년들은 한국 사회 일반의 불평등 가운데 자산 불평등이 가장 심각하다고 생각했고, 그다음은 소득 불평등과 주거 불평등을 꼽았다.

여성이 느끼는 불평등은 남성보다 심각했다. 여성 청년은 자산 불평등은 물론, 취업 기회와 교육 기회의 불평등도 심각하다고 인식했다.

또한, 청년 10명 중 9명이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의 대물림 현상이 심각하다고 답했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자녀의 교육이나 취업에 큰 영향력을 미친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다수였다.

본인의 노력으로 사회경제적 지위가 향상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청년은 4명 중 1명에 불과했고, 자녀 세대의 사회경제적 지위 향상 가능성은 이보다 더 부정적으로 조사됐다.

아울러 공정성 인식 등을 묻는 항목에서는 청년 10명 가운데 1~2명만이 우리 사회에서 노력에 따른 공정한 대가가 제공된다고 생각했다.

◆ 청년 간, 불평등에 대한 연령·성별 인식 격차

문제는 청년 내에서도 소득 격차, 재분배, 취업 기회 불평등 측면에서 20대와 30대 그리고 남성과 여성으로 인식 격차가 나뉜다는 점이다.

먼저 30대는 20대보다는 중장년층의 인식과 가까웠다. 소득 재분배에 대한 태도에서 재분배를 강하게 지지하는 비율은 20대가 가장 낮았고, 30대와 중장년층의 지지 비율은 큰 차이가 없었다.

본인의 계층이동 가능성에 대해 20대와 30대 모두 지난 10여 년간 비관적으로 변했는데, 상대적인 변화의 폭을 보면 20대의 비관적 인식이 30대보다 더 많이 늘어났다.

또한, 남성과 여성의 인식 격차가 크게 나뉜 부분은 취업 기회와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다. 여성이 남성보다 불평등하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높았고, 무엇보다 2014년 조사보다 최근 조사 때 남성은 5.7% 증가했으나, 여성은 무려 24.3% 증가했다.

한편 서울연구원은 “청년 세대가 마주한 불평등을 전반적으로 개선하려면 개별적인 청년 정책의 효과성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기존 사회보장 제도가 사회경제적으로 취약한 청년 세대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하는 문제를 개선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며 “포괄적이고 종합적인 청년 정책을 수립하기 위해 정부 각 부처와 지자체 사이의 적절한 역할 분담과 함께 협력적 거버넌스 구조를 만드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한 과제"라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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