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아노의 페달은 왜 세 개나 있나요?
피아노의 페달은 왜 세 개나 있나요?
  • 김현지 기자
  • 승인 2021.05.29 21: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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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페달의 이름과 작동 원리, 그리고 용법에 대하여

[한국뉴스투데이] 피아노는 88개의 건반으로 넓은 음역대를 가지고 있고 풍성한 다이나믹 표현 또한 가능한 악기이다. 어떤 주법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한 악기에서 수만 가지의 새로운 음악이 탄생할 수도 있다. 이 중에서 가장 보편적이며 필수적인 주법이 하나 있다. 바로 페달을 밟는 것이다. 페달은 다양한 순간에 사용된다. 보편적으로 알려진 페달의 사용법은 음을 지속시키거나 커다란 도약을 부드럽게 이어서 연주하거나, 음량을 풍부히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페달은 피아노로 음악을 연주함에 있어 빠져서는 안 될 부품이지만, 그만큼 다루기도 어렵고 각각의 페달이 어떤 기능을 하는지 정확히 알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번 글에서는 세 개의 페달의 이름과 용법에 대해 자세히 다뤄볼 것이다. 피아노 앞에 앉게 될 훌륭한 연주자들에게 작은 도움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 <편집자 주>

▲페달을 밟는 연주자의 발. 댐퍼 페달(Damper pedal)을 밟고 있다.
▲페달을 밟는 연주자의 발. 댐퍼 페달(Damper pedal)을 밟고 있다.

세 개의 페달, 과연 어떻게 다를까

세 개의 페달 중 가장 오른쪽에 위치한 페달의 이름은 댐퍼 페달(Damper pedal)이다. 서스테이닝 페달(Systaining pedal)이라고도 부르는 이 페달은, 서스테이닝(Sustaining)이란 이름에서 추측할 수 있듯 음을 지속시키는 기능을 한다.

이 페달이 댐퍼 페달이라고 불리는 이유는 피아노의 부품 중 하나인 댐퍼 때문인데, 이 댐퍼는 현의 진동을 멈추는 역할을 한다. 댐퍼 페달을 밟으면 댐퍼가 현에서 떨어져 진동이 계속되기 때문에 음이 끊기지 않고 계속해서 이어진다.

바로 이 페달이 우리가 가장 많이 쓰는 페달이다. 댐퍼 페달의 주된 역할은 멀리 떨어져 있어 손가락으로 잡는 데 한계가 있는 음들을 연결시키고 특정한 음, 또는 프레이즈를 강조하거나 음량을 증가시키는 데에 있다. 이 페달을 밟음으로써 보다 풍성하고 부드러운 연주가 가능해지는 것이다.

두 번째는 소프트 페달(Soft pedal)인데, 이는 시프트 페달(Shift pedal) 또는 우나 코르다 페달(Una corda pedal)이라고도 불린다. 이 페달은 가장 왼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러한 이름들은 모두 페달을 밟았을 때 소리가 줄어든다는 점에 착안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그랜드 피아노는 건반을 눌렀을 때 뒤쪽의 해머가 세 개의 현을 때리며 소리가 나는 구조이다(보다 정확히 설명하자면, 중음부 이상의 음은 세 개의 현을, 그 아래의 저음부는 하나 내지 두 개의 현이 한 음을 낸다).

하지만 소프트 페달을 밟으면 현과 건반이 오른쪽으로 이동하여 원래 울려야 할 현의 개수보다 하나씩 적은 개수의 현이 울리며 소리가 작아지는 효과를 얻게 된다. 혹시 악보에서 ‘una corda(U.C.)’라는 용어를 발견한다면, 바로 이 페달을 밟아주면 된다.

밟기 시작한 페달은 ‘tre corde(T.C.)’라는 지시가 나올 때 떼어주면 된다. ‘una’는 하나, ‘corda’는 현, ‘tre’는 셋을 뜻하는 이탈리아 단어이며 ‘corde’‘corda’의 복수형이다. 즉 하나의 현만 치다가 다시 세 개의 현을 치라는 뜻이 되는데, 소프트 페달의 특성을 알고 나면 이해가 되는 용어들이다.

이 페달의 주된 역할은 음색의 변화에 있는데, 어딘가 멀리서 들려오거나 흐릿한 색채를 낼 때 주로 사용된다. 업라이트 피아노에서는 현이 움직이는 대신 해머와 현의 거리가 줄어드는 방식으로 작동되기 때문에 약간의 음량 차이가 난다.

가깝고도 먼 피아노 페달

가운데 위치한 페달은 소스테누토 페달(Sostenuto pedal), 본 페달은 연주 시에 하나의 음만 길게 지속시키면서 나머지 음들을 자유롭게 칠 수 있게 해준다. 음을 울리게 한다는 점에서는 댐퍼 페달과 같지만, 소스테누토 페달은 페달을 밟은 음만 지속시킨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이런 효과를 적용하기 위해서는 원하는 음을 누르고 건반에서 손을 떼기 전에 순간적으로 페달을 밟아주어야 한다. 이때 댐퍼 페달은 함께 사용하면 안 된다. 댐퍼 페달을 밟아버리면 모든 음이 다 함께 울리기 때문이다.

다만 소스테누토 페달을 먼저 밟은 후라면 댐퍼 페달을 자유롭게 사용해도 괜찮다. 또한, 소스테누토 페달을 사용할 시에는 발이 페달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는 점도 꼭 잊지 말아야 한다. 이 페달은 손가락만으로 유지할 수 없는 긴 음가의 음을 잡을 때 사용된다.

하나의 음만 길게 지속되고 나머지 음들은 자유롭게 변화하는 구간에서 아주 유용하다. 여기서 하나 알아두어야 할 점은, 소스테누토 페달은 그랜드 피아노에만 있는 페달이란 점이다. 흔히 가정집에서 사용하는 업라이트 피아노의 경우에는, 머플러 페달(Muffler pedal)이 가운데를 차지하고 있다.

업라이트 피아노에는 그랜드 피아노에는 없는 독특한 부품이 있다. 바로 머플러 펠트이다. 이는 얇은 천으로 되어 있는데, 머플러 페달을 밟으면 이 천이 해머와 현 사이로 내려와 보다 작고 먹먹한 소리를 낸다.

김현지 기자 suricatta@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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