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가 바꾼 여행지도, 숨은 명소 찾아 떠난다
코로나가 바꾼 여행지도, 숨은 명소 찾아 떠난다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5.30 12: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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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지역 방문자 수 ‘감소’, 자연 친화 지역은 ‘증가’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테마파크↓ 자동차극장↑

[한국뉴스투데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국내로 여행 수요가 집중되며 여행지도를 확 바꿔놓았다. 전체적으로는 여행지 방문객 수가 줄었지만, 기존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명소를 찾는 이들은 오히려 늘었고, 사람이 몰리는 테마파크보다는 자동차극장이나 캠핑장에 대한 수요가 급증했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인근 임시주차장에서 마련된 자동차 극장 전경.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이 몰리는 곳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곳, 거리두기가 가능한 곳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지난해 인천공항공사 인근 임시주차장에서 마련된 자동차 극장 전경. 코로나19 사태 이후 사람이 몰리는 곳보다는 자연 친화적인 곳, 거리두기가 가능한 곳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사진출처/뉴시스)

◆전국 지역 방문자 수 ‘감소’, 그러나 자연 친화적 지역은 ‘증가’
한국관광공사가 최근 공개한 관광 특화 빅데이터 플랫폼 ‘한국관광 데이터랩’을 살펴보면, 코로나19 여파에 지난해 전국 지역 방문자 수는 2019년도에 비해 평균 18% 줄었다.

하지만, 이런 가운데에도 잘 알려지지 않은 관광지나 비대면 자연 관광지, 캠핑장, 수도권 공원 등은 오히려 방문자 수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 빅데이터(KT)를 활용해 분석한 기초지자체별 방문자 수를 보면, 인천공항이 위치한 인천 중구(-37%)가 가장 큰 폭으로 줄었다. 경북 울릉군(-31%)은 그 뒤를 이었다. 서울 중구(-29%)와 서대문구(-27%), 종로구(-26%), 대구 중구(-26%)도 방문자 수 하락세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에도 불구하고 강원도 양양군은 2019년에 비해 방문자 수가 10%가량 늘었다. 섬이 많은 인천 옹진군도 7% 증가했다. 이와 함께 경남 밀양시(7%), 전남 고흥군(6%), 부산 기장군(5%) 등도 방문자 수가 늘었다.

이들 대부분은 ‘청정하다’는 인식이 있는 지역이다. 코로나19 이전에는 놀거리가 없던 곳으로 치부되던 곳들이 사람들을 피해 숨 쉴 수 있는 숨은 명소로 떠오른 것이다.

◆제주 외에도 수도권을 벗어날 수 있다면 ‘OK’
인터파크투어가 올 1~4월 국내항공 발권 데이터를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 발권 데이터와 비교 분석한 결과 제주 외 지방의 인기도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1~4월 합산 기준 제주 외 지방 도착 노선 발권율이 전체 국내선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1.3%로 전년(6.6%) 대비 14.7%가량 늘었다.
 
최근 인기 노선은 김포~제주가 47.2%로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는 김포~부산(14.4%), 청주~제주(8.5%), 부산~제주(8.2%), 대구~제주(5.5%) 순이었다. 2019년에는 1~5위 모두 제주 노선이 차지했는데 올해는 부산이 제주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인터파크투어 측은 “수도권처럼 도심 속 호캉스를 즐기기 좋은 환경이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호캉스로 언택트 여행을 즐기면서도 국내 여행지 중에서도 비교적 멀리 떠나는 여행의 기분도 낼 수 있어서 인기다”고 분석했다.

◆내비게이션 목적지 검색량 테마파크 줄고, 자동차극장 뜬다
내비게이션 데이터(T map) 활용 관광지 유형별 검색 건수에서도 국내 여행 지도의 변화가 분명하게 드러난다.

2019년도보다 검색 건수가 늘어난 곳은 자동차극장(144%)이다. 대중이 몰리는 영화관 나들이가 꺼려지면서 자동차극장을 찾는 이가 더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캠핑장(54%)과 낚시(42%), 해수욕장(39%), 골프장(30%) 등의 자연 친화적 여행지를 찾는 비율도 높았다.

반면 인구 밀집도가 높은 곳에는 발걸음이 줄어든 것으로 보인다. 내국인 카지노(-62%)나 놀이시설(-59%), 경마장(-58%), 과학관(-56%) 등은 검색 건수가 크게 줄었다.

특히 2019년까지 검색 건수에서 각각 1·2위를 차지했던 에버랜드와 롯데월드는 지난해 여의도 한강공원과 을왕리 해수욕장에 순위를 빼앗겼다.

◆면세점‧영화관 소비지출 급락, 골프장 소비지출 증가
관광업종에 대한 지출도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도와는 크게 달라진 양상을 보였다.

관광업종 소비지출은 2019년에 비해 대폭 줄었다. 지난해 BC카드 사용자의 관광업종 지출을 살펴보면, 여행사 등 여행업과 면세점은 90%까지 추락했고, 영화관 등 문화 서비스도 73% 줄었다.

체험형 레저스포츠 소비는 2019년도보다 6% 감소하는 데 그쳤다. 특히 충북(19%)과 제주(4%), 강원(3%) 등 일부 지자체에서는 레저스포츠 소비가 오히려 늘었다. 골프장에서의 지출 증가가 상당 부분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레저스포츠 세부 유형별 지출은 테마파크가 속한 종합레저타운 지출이 61% 감소했고, 스키장도 51%로 크게 줄었다. 반면 골프장 지출은 오히려 2019년도에 비해 18%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관광공사 관계자는 “관광객 유치 마케팅 중심의 접근에서 ‘안전에 기반한 관광회복’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며 “관광산업 회복은 이해관계자 간 파트너십 및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전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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