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탄핵 정당했다" 이준석 정면돌파 성공할까
"박근혜 탄핵 정당했다" 이준석 정면돌파 성공할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6.04 09:4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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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탄핵 정당 외친 이준석
권리당원 30%, 사실상 모험
 
박근혜 탄핵 강 건너야 한다는 절박함
대구에서 박근혜 그림자 지울 수 있나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이준석 후보가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을 꺼내들었다. 사실 대구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을 꺼내든다는 것은 용기를 엄청 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번 탄핵 발언이 과연 앞으로 전당대회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될 수밖에 없다. 가장 많은 당원을 확보한 지역이 대구·경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탄핵 이야기가 이 후보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두고 봐야 할 문제다. <편집자주>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이 정당했다고 외치기 위해서는 엄청난 용기가 필요하다. 대구 시민들 중 많은 사람들이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부당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을 신적인 존재로 취급하는 지역이 바로 대구이다.

이런 보수의 심장에서 이준석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는 “박 전 대통령 탄핵은 정당했다”고 외쳤다. 아직도 ‘박근혜 향수’가 묻어 있는 지역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정당했다고 외치는 것은 사실상 정치적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7:3에 책임당원 30%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선거인단 투표가 70%이고 여론조사가 30%이다. 즉, 당원들의 투표가 절대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책임당원 30%가 대구·경북에 몰려있다. 따라서 대구·경북 민심을 무시하고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자살행위나 마찬가지다. 이런 이유로 당권 주자들은 저마다 대구·경북 관련된 이슈를 쏟아내고 있다.

그런데 이준석 후보가 보수의 심장인 대구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고 일갈했다. 다른 당권 주자들이 박 전 대통령 동정론을 자극한 발언을 쏟아낸 것과는 비교가 되는 것이다.

이 후보는 지난 3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저를 영입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도 “국가가 통치 불능의 사태에 빠졌기 때문에 탄핵은 정당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한 당 대표가 되면 ‘사면론’을 꺼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는 승부수를 띄웠다는 평가다. 대구·경북에서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이 정당했으며 자신은 사면론을 꺼낼 생각이 없다고 밝힌 것을 두고 정치적 자살행위라는 평가도 내렸다.

그만큼 이 후보의 발언이 가지고 올 정치적 파장이 상당히 거셀 것이라는 것을 의미한다. 전당대회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대구·경북의 민심과는 대비되게 발언을 쏟아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 파장은 상당할 것이라는 이야기가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당 대표 후보가 3일 오후 대구 북구 엑스코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1차 전당대회 대구·경북 합동연설회에서 정견을 발표했다. (사진/뉴시스)

1위 후보의 용기

정치권에서는 이 후보가 이런 발언을 한 이후 과연 대구·경북의 당심은 이 후보를 선택할 것이냐는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은 정당했다는 발언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대구·경북 당원들이 이 후보를 선택한다면 그것은 이제 국민의힘은 탄핵 정국을 완전히 건너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고 싶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거꾸로 이 발언 이후 이 후보의 지지율이 하락하거나 전당대회 투표에서 대구·경북이 이 후보를 외면하게 된다면 아직도 대구·경북은 박 전 대통령의 탄핵 민심에서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국민의힘 안팎에서도 이 후보의 발언 이후 과연 어떤 식의 당심이 표출될 것인지에 대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아직도 박근혜 그늘 속에서

이는 국민의힘이 박근혜 전 대통령이라는 그늘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이냐 아니면 박 전 대통령의 그늘에서 영영 벗어나기 힘들 것이냐 기로에 놓이게 된 셈이다.

이 후보가 압도적은 아니더라도 대구·경북에서 1위를 차지한다면 국민의힘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에서 벗어날 수 있는 단초를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대구·경북에서 하위권에 머무르게 된다면 아직도 박 전 대통령의 그림자를 국민의힘은 벗어나기 힘들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후보의 이런 정면승부가 과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다. 일각에서는 이 후보가 정치적 자살행위를 했지만 그것을 통해 부활을 하게 된다면 이 후보에게 날개가 달리는 형국이 된다면서 ‘자살’과 ‘부활’을 통해 국민의힘은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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