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의 방탄소년단 이슈화에 뿔난 아미들
정치권의 방탄소년단 이슈화에 뿔난 아미들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6.09 09:5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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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 정국 거론한 류호정
BTS 팬클럽 아미는 불쾌감 표시
 
지난해 병역법 개정 때에도 아미의 반발
내년 대선 앞두고 조심하는 아미와 BTS

그룹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사진을 올리면서 ‘타투업법 개정안’ 입안 소식을 알린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아미(방탄소년단 팬클럽)에게 호되게 당하고 있다. 타투업법 개정안 발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정치적 이슈’에 자신들의 우상을 이용하지 말라는 지적이다. 이런 지적은 정치권에서 한두번이 아니다. 지난해까지 계속 논란이 됐던 병역법 개정안 이슈 때에도 아미들은 방탄소년단은 이미 군입대를 하겠다고 밝힌 상황에서 마치 혜택을 주는 것처럼 비쳐진다면서 반발을 한 바 있다. <편집자주>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뷔(왼쪽부터),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 디지털 싱글 'Butter'(버터)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했다. (사진/뉴시스)
그룹 방탄소년단(BTS)의 뷔(왼쪽부터), 슈가, 진, 정국, RM, 지민, 제이홉이 21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열린 새 디지털 싱글 'Butter'(버터) 발매 기념 글로벌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포즈를 취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회의원이라면 자신이 발의한 법안이 이슈화되기를 원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이유로 가끔 유명인을 빗댄 법안 이름을 만들거나 사회적으로 이슈가 된 이름을 딴 법안이 만들어지기도 한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전세계로부터 인기를 얻으면서 우리나라 국회의원들도 이들의 이름을 딴 그런 법안을 발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팬클럽인 아미로서는 불쾌하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멤버 정국 사진 올린 류호정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타투업버 제정안’ 발의 소식을 알리면서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을 언급했다.  류 의원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BTS의 몸에서 반창고를 떼라!’는 장문의 글을 올렸다. “좋아하는 연예인의 몸에 붙은 반창고를 보신 적이 있느냐. 우리 한국의 방송에 자주 보이는 이 흉측한 광경은 ‘타투’를 가리기 위한 방송국의 조치로 만들어진다”면서 타투가 불법이기 때문에 이를 합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고 소개했다.

취지는 상당히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방탄소년단 멤버 정국의 사진을 올린 것에 대해 아미들이 불쾌감을 감추지 못했다. 댓글에는 “당신의 정치질에 내 가수가 사용되게 할 수 없다”면서 “법안 발의는 좋은데 BTS란 단어랑 사진은 내려라”고 밝혔다. 타투를 한 연예인들이 많은데 굳이 왜 방탄소년단을 써야 했냐는 지적이다. 아티스트를 정치적 도구로 이용하지 말라는 주문이 대다수를 이뤘다.

BTS와 정국은 ‘타투를 한 연예인’의 대명사는 아니라면서 유명세에 편승을 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소신을 갖고 입법활동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만큼 아미들이 불쾌하다는 입장을 보인 것이다. 방탄소년단의 팬클럽 아미가 유독 정치적 이슈에 민감한 이유는 방탄소년단을 정치권에서 자신의 홍보 도구로 사용하려고 하는 것이 많았기 때문이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의당 류호정 의원이 지난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병역법 개정 때 한 바탕 난리

이는 지난해 개정된 병역법에서 고스란히 드러났다. 국위 선양을 한 대중문화예술인에게도 30세까지 병역 연기를 해주는 내용을 담은 개정안이 처리될 때에도 ‘BTS법’이라고 부르면서 마치 큰 혜택을 주는 것처럼 정치권에서 호들갑을 떨었다.

하지만 아미들은 그 당시에도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자신의 가수는 이미 군입대를 하겠다고 밝힌 마당에 마치 정치권에서 큰 특혜를 내리는 것처럼 병역법 개정을 하면서 ‘방탄소년단’이라는 이름을 붙여서 국회의원 자신의 이름을 알리고 있다는 것이다.

정치인이 자신의 ‘브랜드’로 인지도를 높일 생각을 하지 않고 유명인에 기대어 자신의 인지도를 높이려고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로 인해 아티스트가 생각지도 않게 정치에 휘말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아미로서는 불쾌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중국 당국으로부터

아미 역시 불쾌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의 경우를 보아왔기 때문이다. 최근 방탄소년단이 중국 당국으로부터 각종 제재를 받고 있다. 지난해 10월 방탄소년단은 미국 한미 친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 연례행사에서 벤플리트 상을 받은 뒤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을 맞아 의미가 남다르다. 양국이 함께 겪은 고난의 역사와 수많은 이들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를 두고 중국 국민 중 일부가 중국의 한국전쟁 참전을 모욕했다면서 맹공을 퍼부었고, 중국 정부 당국은 방탄소년단의 출연 분량에 대해 대대적인 칼질을 해대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아미는 방탄소년단이 정치에 이용되는 것을 원치 않은 모습이다. 특히 내년 대선을 앞두고 있기 때문에 아미로서는 더욱 민감해질 수밖에 없다. 대권 주자 중 한 명이 갑작스럽게 방탄소년단과의 친분을 과시하는 등의 모습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사전 차단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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