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보일러 사업 진출 추진에 보일러업계 뒤숭숭
쿠팡 보일러 사업 진출 추진에 보일러업계 뒤숭숭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6.12 0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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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이 지난 4월부터 보일러 설비업자를 모집하는 등 보일러 판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쿠팡이 지난 4월부터 보일러 설비업자를 모집하는 등 보일러 판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쿠팡이 지난 4월부터 보일러 설비업자를 모집하는 등 보일러 판매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 관심을 모았다. 이커머스 강자인 쿠팡의 보일러 사업 진출설에 보일러 제조사는 물론 보일러 대리점들은 촉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쿠팡의 보일러 사업 진출 소식에 뒤숭숭한 모습이다.

쿠팡이 보일러 사업에 관심갖는 이유

쿠팡은 지난 4월부터 보일러 설비업자를 모집하면서 경동나비엔, 린나이코리아 등의 보일러 제조사에게 보일러 공급을 위한 협업을 제안했다. 기존 대리점을 통해서만 판매되는 보일러를 쿠팡을 통해 판매하겠다는 전략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쿠팡이 보일러 사업에 눈을 돌린 이유는 정부와 지자체가 추진 중인 콘덴싱보일러 등 친환경 보일러 의무화와 보조금 지원과 관련이 깊다. 

지난해 4월 정부는 미세먼지 저감과 온실가스 감축, 에너지 효율적 활용 등을 이유로 대기관리권역의 대기 환경개선에 대한 특별법을 시행했다. 대기관리권역법에 따라 콘덴싱보일러 및 저녹스보일러 등 친환경보일러의 교체가 의무화됐고 이를 위해 보조금이 지급됐다.

이에 겨울철 한때만 반짝하던 보일러 시장은 사계절 호황을 누리고 있다. 주요 보일러 업체의 지난해 실적 역시 모두 증가했다.

귀뚜라미홀딩스는 지난 2019년 매출 5661억원에서 지난해 9357억원으로 65.2%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243억원에서 263억원으로 8.1% 증가했다. 경동나비엔은 2019년 매출 7743억원에서 지난해 8734억원으로 12.8% 증가했고 영업이익도 448억원에서 671억원으로 49.7% 증가했다.

린나이코리아도 지난 2019년 매출 3116억원에서 지난해 3185억원으로 2.2%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101억원에서 21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이같은 보일러 시장의 전체적인 매출 증가는 쿠팡의 사업 진출 여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제조사는 눈치보기, 대리점은 걱정  

쿠팡의 보일러 사업 진출이 예상되자 보일러 업계는 각자의 셈법 따지기에 여념이 없다. 업계 등에 따르면 쿠팡은 보일러 제조사인 경동나비엔과 린나이코리아에 보일러 공급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안을 받은 제조사들은 대리점과의 협업을 위해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다. 현재 보일러는 대리점을 통해서만 판매가 되고 있는데 쿠팡에 보일러가 공급될 경우 기존 대리점의 불만은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다. 

하지만 쿠팡이라는 이커머스 강자를 통한 온라인 유통망을 선점하는 제조사가 보일러 시장을 선점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 대리점의 반발에도 협업을 하느냐 경쟁사에게 빼앗기느냐를 두고 눈치만 보는 형국이다.

반면 대리점들은 말그대로 우려와 걱정 속에서 노심초사하고 있다. 제조사로부터 판매를 일임받고 있지만 쿠팡이 보일러 판매를 시작할 경우 나눠먹기식으로 매출에 즉각적인 타격이 예상된다. 

특히 업계는 그간 오프라인으로만 가능한 판매와 설치 등에 불만의 목소리가 커지자 가전제품처럼 소비자가 체험할 수 있는 쇼룸 매장을 늘리고 공식 쇼핑몰을 활성화하는 등 자생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쿠팡의 등장이 반갑지 않다.

이같은 업계의 우려에도 쿠팡은 성공의 발판이 된 로켓배송에 이어 가구와 대형 가전제품 등을 앞세운 로켓설치로 이미 설치 분야 사업에 진출해 성과를 내고 있어 보일러 설치 사업까지 진출해 업계의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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