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정신적’ 세대교체 숙제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 ‘정신적’ 세대교체 숙제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6.14 09:4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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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세 젊은 당 대표 출현, 헌정사상 처음
새로운 아젠다에 새로운 입안 설정 가능
 
권리당원 80%가 50대 이상, 세대교체 필요
나이 많아도 젊은 사고방식 갖고 있어야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선출된 것은 정치권에 큰 충격을 안겨주고 있다. 36세 당 대표가 탄생한 것은 헌정사상 처음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정권교체를 넘어 세대교체의 열망이 녹여져 있다는 분석이다. 시대는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지만 아직도 정치권은 ‘꼰대 문화’에 사로잡혀 변화를 거부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런 변화를 누구보다 빨리 감지해서 정책으로 입안해야 하는 숙제를 국민의힘이 안게 됐다. <편집자주>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신임 국민의힘 당대표가 11일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열린 전당대회에서 당기를 흔들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시대는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어제의 ‘참신함’이 오늘에는 ‘꼰대’가 되는 시대이다. 과거의 가치관과 기준으로 오늘날의 사회현상의 잣대를 삼으려고 하면 이미 시대는 변해있다. 하지만 정치권은 아직도 1987년 낡은 체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헌법이 개정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정치는 늘 늙어있었다. 사람도 늙어 있었고, 시스템도 늙어 있었다.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잡지 못하고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었다. 이런 속에서 이준석 돌풍이 불었다는 것은 정치권으로서는 상당히 고무적인 현상이다.

이준석 돌풍의 원인은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당 대표가 될 수 있었던 원인은 ‘세대교체’ 열망 때문이다. 변화하는 시대를 따라잡지 못하는 꼰대 인사들이 포진해 있는 그런 정치권을 변화시켜달라는 욕망이 컸다.

그동안 정치권은 새로운 아젠다를 제대로 만들어 내지 못하고 기존 구호만 되풀이 해왔다. 선거 때만 되면 ‘국민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라면서 큰절을 해왔던 정치권에 대한 염증이 지배하고 있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박원순 사태’로 인해 젠더 갈등 문제에 대해 제대로 손을 쓰지 못했다. 하지만 이준석 대표는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와 설전을 벌였다. 이로 인해 새로운 아젠다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입안할 능력이 충분히 갖춘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게 됐다.

기성 정치인이 특정 계층의 표를 의식해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꺼려했다면 이 대표는 당당하게 그 목소리를 냈다. 그것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각인된 것이다. 새로운 아젠다도 쉽게 수용하고, 그에 따라 입안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물이라는 인식을 하게 된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이슈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런 정치인을 원했던 유권자들로서는 이 대표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이뤄낼 수 있을 가능성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했고, 결국 이 대표에게 모든 것을 몰아주게 된 셈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주요 당직자 인선 논의 전 인사를 나눴다. (사진/뉴시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당 대표실에서 주요 당직자 인선 논의 전 인사를 나눴다. (사진/뉴시스)

36세 당 대표, 그가 짊어질 짐은

이제 36세 당 대표가 탄생했다. 핵심은 ‘변화하는 시대’를 어떤 식으로 반영하는 정당 구조를 만들어내느냐이다.

이는 단순하게 ‘정권교체’를 외치는 기존 야당의 모습을 버려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지난해 총선 때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은 ‘정권심판’을 내세웠지만 처절하게 패배를 했다. 그것은 국민의힘이 과연 정권교체를 할만한 능력을 가진 정당이냐라는 고민을 유권자가 했기 때문이다.

이 고민은 내년 대선에서도 그대로 적용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과연 정권교체를 할만한 능력을 가진 정당인지에 대해 유권자들은 끊임없이 질문을 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그 질문에 대해 이제 이 대표를 중심으로 한 신임 지도부가 해답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히 ‘나이’ 즉 육체적 세대교체가 아닌 ‘정신적’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 나이가 젊고 늙고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정치인들이 얼마나 기대에 부응하느냐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변화 바람 거부했던 자유한국당

그런 의미에서 험로가 예상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왜냐하면 2016년부터 더불어민주당은 새로운 변화의 바람에 대해 제대로 잘 부응했고, 그것이 정권교체로 이어졌다.

문제는 국민의힘 당원들이 노쇠했다는 점이다. 권리당원 80%가 50대 이상이라는 점이다. ‘나이’의 젊고 늙음의 문제가 아니라 새로운 변화에 대해 얼마나 능동적으로 받아들이냐는 것을 따질 때 쉽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기존 여의도 문법으로는 절대 정권교체가 힘들다는 것을 깨닫고 새로운 변화에 대해 당원들 한 사람 한 사람이 받아들여야 하고, 변화해야 한다.

하지만 국민의힘은 너무 노쇠했다. 그것은 지난 자유한국당 시절에 그대로 드러난다. ‘태극기 부대’의 정신이 자유한국당에 흘러들어갔고, 아직도 그 정신은 남아있다. 이 대표가 동분서주할 수는 있지만 그것을 국민의힘 당원 개개인까지 수용해서 변화할지는 미지수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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