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안철수 회동, 합당 놓고 신경전
이준석-안철수 회동, 합당 놓고 신경전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6.16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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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기득권 내려놔야” 당명 교체 요구
이준석 “지명직 최고위원 비워” 흡수합당

신설합당과 흡수합당 놓고 팽팽한 신경전
내년 지방선거 앞두고 신경전 더욱 거세져

이준석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공식석상에서 만남을 갖는다.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된 이후 이미 한 차례 비공개 회동을 가진데 이어 이번에는 공식적인 만남의 자리다. 이는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양 당은 정권교체라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합당을 해야 한다는 공감대는 갖고 있지만 어떤 방식의 합당을 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편집자주>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공식적인 회동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 2016년 4월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열린 4.13총선 노원병 후보 TV 토론회에서 만난 모습. (사진/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16일 공식적인 회동을 갖는다. 사진은 지난 2016년 4월 새누리당 이준석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서울 노원구 인덕대학교에서 열린 4.13총선 노원병 후보 TV 토론회에서 만난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합당을 한다는 당위성은 지난 4.7 재보선 과정에서 형성됐다. 그 이후 합당에 대해 여러 차례 논의가 있었지만 국민의힘이 아직 신임 지도부를 선출하지 않아서인지 합당 논의는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

이준석 대표가 국민의힘 신임 당 대표가 되면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만남이 잦아지기 시작했다. 내년 대선에서 정권교체라는 같은 목표가 있기 때문에 합당은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그 목표까지 나아가기에는 험로가 예고된다.

‘신설합당’ vs ‘최고위원’

본격적인 합당을 놓고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이 신경전을 벌인다는 것은 이 대표와 안 대표의 메시지에서 차이가 난다는 점이다.

안 대표는 15일 기자들에게 합당 관련 입장문에서 “국민의당은 지분을 요구하지 않을 것이며, 국민의힘은 더 많이 기득권을 내려놓는 희생과 헌신을 보여줘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당명 교체를 요구했다. ‘당명’ 즉 당의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신설합당을 의미한다. 그것은 지금의 국민의힘 체제와 국민의당 체제를 버리고 새로운 정당 체제를 만들자는 것을 의미한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지분을 요구하지 않겠다면서 국민의힘에게도 더 많은 기득권을 내려놓아야 한다고 강조함으로서 사실상 지금의 모든 체제를 엎어버리고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신설 정당 창당으로 가자는 이야기를 한 것이다.

반면 이 대표는 “지명직 최고위원은 비워놓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는 국민의당과 흡수 합당을 생각한 것이다. 즉, 국민의힘이라는 체제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국민의당 인사들을 국민의힘에 편입시키는 그런 흡수합당을 요구하고 있다.

이처럼 신설합당과 흡수합당이라는 시각 차이를 보이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힘과 국민의당 합당이 생각보다 쉽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어느 한쪽이 포기해야 끝나

이는 결국 어느 한쪽이 포기를 해야 끝나는 싸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대선 정권교체를 위해서는 합당을 해야 한다는 것에는 공감대를 보이면서도 합당 방식을 두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는 ‘내년 대선’이 문제가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가 문제이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나 국민의당이나 정권교체를 위해 뛰겠다는 인식을 갖고 있지만 정권교체 이후가 문제이다.

가급적 더 많은 인사들이 공천을 받아야 하는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은 국민의당과 흡수합당을 해야 자신의 지분을 차지할 수 있다. 반면 국민의당은 신설합당을 통해 자신의 지분을 확보해야 한다.

그러다보니 서로에 대한 신경전이 더욱 거세질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이 대표와 안 대표가 만나 합당에 대해 논의를 한다고 하지만 서로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때문에 한동안 합당 문제를 놓고 신경전이 거세질 수밖에 없다.

누가 내려놓느냐

결국 핵심은 누가 먼저 양보하느냐의 문제이다. 국민의힘 당원들은 완강하게 버틸 것으로 예측되며, 이는 국민의당도 마찬가지다.

흡수통합을 할 경우 국민의당 당원들이 용납을 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내년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예비출마자 입장에서는 국민의힘에 흡수통합을 할 경우 결국 국민의힘 체제 하에서 공천 경쟁을 해야 한다.

국민의당 소속 예비출마자들이 어느날 갑자기 ‘자격시험’을 봐야 한다는 이야기다. 왜냐하면 이 대표는 내년 지방선거 공천에서 ‘자격시험’을 반드시 치르겠다고 공언했기 때문이다.

반면 ‘신설합당’을 한다는 이야기는 국민의힘 소속 예비출마자들에게는 자신의 지분이 얼마간 빼앗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을 과연 얼마나 용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런 이유로 합당을 놓고 신경전이 팽팽해질 수밖에 없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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