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게감 떨어진 윤석열의 방명록 정치
무게감 떨어진 윤석열의 방명록 정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6.17 09: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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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도서관 남긴 방명록, 오표기
메시지의 모호성 안철수 전철 밟나
이준석의 자격시험 통과 가능할까

전직 검찰총장 윤석열에서 정치인 윤석열로 옮겨가는 가운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지지율은 현재 대권 주자 1위다. 정치권 등판 시점은 ‘6말7초'로 예상된다. 하지만 윤 전 총장에 대해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정보는 아직까지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아직까지 직접적 메시지를 내보낸 일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방명록이 구설수에 올랐다.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이러다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편집자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해 방명록을 작성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만큼 오랜 시간 주목을 받은 인물은 드물다. 상당기간 가장 유력한 야당 대선주자로 꼽힌다. 현직 검찰총장이었던 시절에도 야당 대선주자로 꼽혔고, 검찰총장에서 내려온 현 시점에서도 야권 대선주자로 꼽히고 있다.

다만 윤 전 총장의 문제점은 직접적 메시지가 없었다는 점이다. 아직까지 자신의 정치적 비전이나 정책 등에 대해 직접적으로 이야기를 한 바가 없다. 그러다보니 유권자로서는 윤 전 총장을 제대로 평가할 수단이 현재 부족하다. 대변인이나 지인 등을 통해 윤 전 총장의 메시지를 전달 받는 정도다.

윤석열은 어떤 사람?

그러다보니 윤 전 총장에 대해서 유권자들은 막연한 그림을 그릴 수밖에 없다. 그것은 신기루에 가깝다. 윤 전 총장의 대변인이나 지인들이 내놓은 말 한 마디를 갖고 확대해석을 해야 하고, 그것을 재생산해야 했다. 이런 이유로 윤 전 총장이 과연 어떤 메시지를 내놓는 것인지에 대해 명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마포구 동교동에 있는 연세대 김대중도서관을 방문해서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 “정보화 기반과 인권의 가치로 대한민국의 새 지평선을 여신 김대중 대통령님의 성찰과 가르침을 깊이 새기겠습니다”라는 내용이었다.

문맥을 고려할 때 ‘지평선’은 ‘지평’으로, ‘성찰’은 ‘통찰’로 표기해야 하는 단어들이다. 비슷하게 보이지만 의미는 확연히 다르기 때문이다. 검찰총장 출신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단어를 잘못 사용했다는 것 자체가 실수로 치부하기에는 사안이 중대하다는 것이 정치권 안팎의 시선이다.

대선 주자로 무게감이 확연히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단순히 방명록에 글을 남긴 것을 갖고 너무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지만 정치권 안팎에서 방명록에 글을 남겼다는 것은 그만큼 생각할 시간을 갖고 글을 써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TV토론 등이나 언론 인터뷰 등에서도 실수를 할 가능성이 충분히 있다는 우려를 표하고 있다.

메시지 전달 왜곡 우려

특히 메시지 전달 왜곡의 우려가 있다. 즉, 윤 전 총장은 A의 뜻을 갖고 B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B라는 단어는 완전히 다른 의미의 단어이다. 즉, 윤 전 총장은 A의 뜻을 갖고 이야기를 했는데 전달 받는 사람은 B라는 의미로 해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은 대권 주자에게는 치명타가 될 수 있다. 아직까지 윤 전 총장은 국민에게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한 적이 없다. 하지만 대선에 뛰어들게 된다면 본격적으로 윤 전 총장이 직접 국민에게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한다.

그런데 방명록과 같은 실수를 하게 된다면 윤 전 총장은 돌아올 수 없는 치명타를 안을 수밖에 없다. 윤 전 총장에 대해 실망한 국민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는 그런 사안인 것이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 특히 야권에서는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자칫하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11일 서울 마포구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을 방문했다. (사진/윤석열 전 총장 측 제공)

안철수 전철 밟나

안 대표가 대권 도전을 하려고 나왔을 때 엄청난 돌풍을 일으켰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안 대표의 메시지와 언어가 상당히 서툴다는 것을 인지하면서 실망을 했다. 

물론 최근에는 메시지와 언어가 상당히 세련되면서도 정제된 언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초반에는 세련되지도 않고 정제되지도 않은 언어를 사용한 바 있다. 유권자들의 실망감은 곧바로 지지율 거품이 꺼지는 것으로 이어졌다.

윤 전 총장도 비슷하지 않겠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정치인의 메시지는 명확해야 한다. 그리고 어떤 내용을 담았는지 직설적이어야 한다. 애매모호한 화법으로는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일각에서는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의 공천자격시험에서 첫 번째로 탈락할 인물이 윤 전 총장이 아니냐는 우스개 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윤 전 총장의 방명록 실수가 앞으로 윤 전 총장의 대권 가도가 쉽지 않은 길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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