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바이든 대북 정책 ‘대화’ 보다 ‘대결’
김정은, 바이든 대북 정책 ‘대화’ 보다 ‘대결’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6.18 09: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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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바이든 행정부 첫 공식 메시지 내놓아
대결에 초점 맞춰진 메시지, 한반도 긴장은
 
중국 눈치 보는 북한, 결국 미중갈등 해소가
대남·대미 담당 조직 인사로는 누가 앉을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총비서가 우리나라와 미국을 향해 메시지를 내놓았다. “대화와 대결에 모두 준비돼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바이든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 내놓는 공식적인 대남·대미 메시지다. 그런데 ‘대화’보다 ‘대결’에 무게를 뒀다는 점이 특징이다. 이는 앞으로 한반도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는 대목이기도 하다. <편집자주>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사진/뉴시스)
북한 조선중앙TV가 지난 15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열었다고 16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 캡처.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북한의 공식적인 대남·대미 메시지가 나왔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가 17일에 계속됐다”며 “현 국제정세에 대한 분석과 우리 당의 대응 방향에 대한 문제를 넷째 의정으로 토의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는 “우리 국가의 존엄과 자주적인 발전 이익을 수호하고 평화적 환경과 국가의 안전을 믿음직하게 담보하자면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돼 있어야 한다”며 “특히 대결에는 더욱 빈틈없이 준비돼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향후 북한의 움직임은

김 총비서가 비록 북한 주민을 상대로 낸 메시지이지만 대화와 대결 모두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은 당분간 대화나 대결 모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새로 출범한 미국 행정부의 북한에 대한 정책 방향을 상세히 분석하고 향후 대미 관계에서 견지할 전략·전술적 대응과 활동 방안을 명시했다고 보도했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한미정상회담과 G7 등을 통해 북한을 향해 거듭 대화 복귀를 촉구하고 있지만 김 총비서는 전원회의에서 원칙론을 강조했다. 대화 여지를 남겨두면서도 대결 준비에 방점을 찍으면서 우리나라와 미국을 향해서 왼손에는 대화, 오른손에는 대결이라는 양수겸장 카드를 모두 구사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는 섣불리 대화에 나서지 않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이 계속해서 대화를 촉구하고 있지만 당분간 자강론으로 일관하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이유로 생각보다 북한이 대화 테이블로 나오는 것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도발 등을 단행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왜냐하면 도발을 염두에 뒀다면 대화는 아예 언급조차 하지 않고 오로지 대결에만 초점을 맞춰 메시지를 내놓았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미중 갈등 때문에?

이처럼 김 총비서가 대화와 대결 카드를 꺼내든 것은 미중 갈등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과 중국이 갈등을 보이는 상황에서 미국과 대화를 시도한다면 중국을 신경써야 하는 북한으로서는 상당한 정치적 부담을 받을 수밖에 없다.

북한으로서 중국은 어버이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 미중 갈등 상황 속에서 북한이 미국과 대화를 하게 된다면 탈중국화가 될 수밖에 없다. 이를 중국으로서는 불편하게 느낄 수밖에 없다.

북한으로서는 미중 갈등이 어느 정도 진정된 국면에 접어들어야 미국과의 대화에도 나설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이날 김 총비서가 대화와 대결 모두 이야기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 그리고 미국과 대화를 하고 싶지만 당분간 하지 않겠다는 뜻을 보인 것도 미중 갈등이 진정된 국면에 접어들면 시작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미중 갈등 속 남북 대화는

결국 핵심은 미중 갈등 국면을 해소해야 남북 대화도 이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이 G7 정상회의에 참석했고, 그 자리에서 북한을 향해 대화를 촉구하는 공동성명서가 발표됐다는 점, 그리고 중국 견제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는 점에서 미중 갈등은 쉽게 사그라들지 못할 것으로 예측되며, 우리나라도 미중 갈등에서 선택을 강요받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여기에 오는 19일 방한하는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의 메시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다만 성 김 특별대표 역시 단순히 북한을 향해서 대화 복귀 메시지를 내놓을 뿐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북한의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올 것인지에 대해서는 조직 인선을 살펴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전원회의서 조직 인사를 단행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어떤 인사가 대남 혹은 대미 담당 인사가 될 것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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