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 도전 선언한 윤석열, 외연 확장은?
대권 도전 선언한 윤석열, 외연 확장은?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6.30 09: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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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교체 목소리에도 집권 의지 보이지 않아
탈진보층 잡아야 하는 숙제 떠안은 윤석열
윤석열만의 색깔 보여주지 못하면 무너질 수도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반문 이미지를 확실하게 굳히면서 대권 도전을 선언했다. 정권교체 의지는 확실하게 보여줬다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에서 검찰총장까지 역임한 사람이 문재인 정부에 대해 작심한 듯 비판을 가하는 모습을 본 보수 유권자들은 열광을 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제는 집권 의지를 보여줬냐라는 부분이다. 이에 외연 확장이 생각보다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편집자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오랜 잠행을 끝내고 29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 재직 당시 현 정권과 대립각을 세웠고, 그로 인해 반사체 지지율을 얻었다는 점에서 그 연장선상에 있는 대선 출마 선언문이라는 평가다. 문재인 정부에서의 검찰총장을 역임했지만 문재인 정부를 그 어느 누구보다 더 비판을 가했다는 점에서 정권교체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줬다.

반사체에서 아직도 머물러

하지만 이날 선언문과 일문일답을 살펴보면 아직도 반사체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이날 기자회견은 보수 지지층을 확실하게 굳히려고 한다는 의도가 다분히 깔려있다. 그것은 정권교체 의지를 보여준 것으로 확실하게 표현된다. 문재인 정부를 비판함으로써 그동안 자신을 지지해온 지지층에게는 열광적인 메시지가 됐을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윤 전 총장에 대해 막연한 기대를 해왔던 중도층이나 탈진보층에게는 아직도 윤 전 총장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 구체적인 답변을 내놓지 못한 기자회견이었다. 현 정부에 반감을 갖고 있는 층에게는 열광적인 메시지였을지는 모르지만 문재인 정부 지지를 철회한 탈진보를 품기에는 단순히 반문 이미지만으로는 힘들다는 것이다.

대선 본선을 만약에 간다면 결국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양강 구도를 펼치게 될 것인데 그때 단순히 정권교체 깃발만 세운다고 해서 탈진보층을 붙잡을 수 없다는 이야기다. 더욱이 대선 경선에서는 유사한 유형의 경쟁자들이 쏟아져 나올 것인기 때문에 ‘윤석열’만의 장점을 최대한 살리는 그런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즉, 집권 의지를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정권교체 의지를 보였지만 ‘집권 의지’를 보여주지 못했다는 평가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매헌 윤봉길의사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뉴시스)

결국 양강 구도

대선 본선은 결국 양강구도로 치러지게 되고, 표차이가 별로 나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에 실망을 한 탈진보층이 어떤 후보를 선택하느냐에 따라 대선의 운명이 좌우된다는 점에서 윤 전 총장이 보수 지지층만 바라보고 메시지를 내놓을 수는 없다는 것이다.

단순히 ‘반문 연대’를 높이 세운다고 해서 문재인 정부에 실망한 탈진보층이 그 연대에 편승할 것이라는 생각은 순진한 생각이다.

즉, 윤 전 총장만의 집권 플랜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모호한 답변만 내놓았다. 기존에 알려진 내용에서 크게 새로운 내용이 없다는 것이다. 기자들이 질문을 하면 즉답을 피하거나 원론적인 대답만 내놓았다.

왜 윤석열이어야 하는지에 대한 질문에 “그대로 답했다간 공직선거법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기대와 여망에 제가 외면하지 않고 당당하게 응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고 이 자리에 선 이상 그런 것(지지율 하락)과 관계없이 나라가 정상화되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했다.

국민의힘 입당도 모호

국민의힘 입당과 관련해서는 가치를 공유한다면서 입당 시기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X파일에 대해서는 문건을 보지 못했다면서 합당한 근거를 가지고 내게 제시하면 국민들이 궁금해 하지 않도록 상세하게 설명드릴 생각이라고만 말했다.

종부세에 대해서도 “종부세는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며 “여론이 안 좋으니 최고 부자들에게만 때릴테니 걱정하지 말라는 게 아니라 국민이 예측가능한 집값을 가지고 필요한 종류의 주택을 용이하게 취득할 수 있게 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애매모호한 답변만 늘어놓으면서 윤석열만의 독특한 색깔이 사라졌다는 평가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출석해서 시원하게 답변을 했던 윤 전 총장의 모습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과연 탈진보층에게 얼마나 어필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왔다. 윤 전 총장이 앞으로 어떤 색깔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한 문제가 됐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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