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알몸 김치’ 논란에도 국산 김치 품귀 심화
‘중국산 알몸 김치’ 논란에도 국산 김치 품귀 심화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7.11 12: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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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상반기 배추김치 원산지 위반 420건 단속
가격경쟁력 위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매년 증가
추가 비용 내더라도 국산 김치 먹는 인식 확산 필요

[한국뉴스투데이] 지난 3월 중국에서 알몸으로 배추를 절이는 영상이 공개되며 이른바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으로 인한 중국산 김치에 대한 국내 소비자들의 불안감이 커졌다. 이로 인해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 도입이 확산하고 있지만, 외식업체가 국산 김치를 사용하기에는 고비용 생산구조로 인한 가격경쟁력 저하로 한계가 있다.

전문가들은 외식업체에서 국산 김치를 사용할 수 있도록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 참여업체에 대한 혜택과 더불어 국산 김치는 비용을 내고 먹는다는 소비자 인식이 확산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무엇보다 이런 여건이 조성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적 뒷받침이 필요하다.

정부는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 이후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제조단계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위 사진은 파동 직후 광주 북구청 보건위생과 공무원들이 지역내 김치 제조업소에서 김치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이다(사진출처/뉴시스)
정부는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 이후 국민 불안감을 해소하기 위해 제조단계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위 사진은 파동 직후 광주 북구청 보건위생과 공무원들이 지역내 김치 제조업소에서 김치 위생 상태를 점검하는 모습이다(사진출처/뉴시스)

◆올해 상반기 배추김치 원산지 위반 420건 단속
‘중국산 알몸 김치’ 파동에도 김치의 주 소비처인 음식점의 중국산 김치 사용은 크게 줄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이하 농관원)은 올해 상반기 중 원산지 표시 위반 업체 1,771곳을 적발했다고 지난 7일 밝혔다. 코로나19 사태를 고려해 단속을 줄였는데도 적발된 업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4건(17.5%) 증가했다.
 
농관원은 올해 ‘중국산 알몸 김치’ 영상으로 위생 논란이 일며 증가한 소비자 우려를 고려해 배추김치에 대한 특별 단속을 시행했다. 특별단속을 포함해 원산지 표시 위반이 가장 많았던 품목도 총 420건(20%)이 적발된 배추김치였다.
 
농관원은 배추김치를 비롯해 원산지를 거짓으로 표시한 업체 849곳을 형사 입건했다. 형사 입건된 업체는 검찰 기소 등을 거쳐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원산지 미표시 업체 922곳에는 총 2억4,9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또한, 최근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이 발표한 ‘외식업체 중국산 김치 파동 영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중국산 김치 파동 전후 수입 김치 구매 비율은 47.1%에서 43.1%로 4.0%포인트 감소하는 데 그쳤다.

이번 조사에서 중국산 김치 파동 이후 국산 김치로 바꿀 의향이 있는지 물었더니 ‘없다’는 응답이 67.9%에 달했다.

이런 응답을 업종별로 보면 중식(81.2%), 서양식(70.0%), 김밥 및 기타 간이음식점 (69.9%), 한식(62.6%), 일식(50.0%) 순으로 많았다.

수입산 김치를 국산으로 바꾸지 않는 이유로는 53.2%가 국산 김치 단가가 비싸다는 점을 들었다. 이어 ‘현재 구매하는 수입산 김치는 믿을 만해서’(18.0%), ‘수입산을 이용해도 고객 항의가 없어서’(17.6%), ‘단무지 등으로 대체하고 있기 때문’(6.6%) 등이었다.

◆가격경쟁력 위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매년 증가
한국외식산업연구원은 위생 논란에도 불구하고 외식업체들이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것은 가격경쟁력이 낮은 국산 김치로 선뜻 전환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보았다.

해마다 인건비, 임차료 등 주요 영업비 상승으로 식재료비를 절감해야 하는 상황에 놓여 있어 외식업체에서는 중국산 김치 사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수밖에 없다는 것.

실제 식약처 자료를 보면 중국산 김치 수입량은 매년 증가해 2015년 22만4,279톤에서 2019년 30만6,685톤으로 26.8%나 증가했다.

특히 수입 김치의 99.9%가 중국산인데 그 물량이 증가하면서 국내 생산량 대비 중국산 김치의 비율도 2015년 51.2%에서 2019년 65.0%로 해마다 증가 추세를 보인다.

이에 따라 여러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중국산 김치의 위생 문제 논란으로 소비자의 불안이 높아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외식업체에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 도입을 적극 추진 중이다.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란 100% 국산 재료가 들어간 김치를 구입하거나 직접 만들어 사용하는 외식‧급식업소 등을 대상으로 국산 김치를 사용하는 업체임을 인증해주는 제도다.

이경미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외식업체들의 지속적인 경영난을 고려하면,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에 대한 홍보만으로는 외식업체의 국산 김치 사용을 기대하기엔 한계가 있다”며 “국산 김치 자율표시제에 일정 기간 참여한 외식업체를 대상으로 배추 가격이 폭등할 때 일정 부분을 지원해준다든지, 식당에서 소비자가 국산 김치를 선택하면 추가 비용을 지불하는 등의 소비자 인식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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