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채용비리 관리한 ‘GD리스트’가 뭐길래
LG전자 채용비리 관리한 ‘GD리스트’가 뭐길래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7.20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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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지난해 LG본사 인사팀 압수수색 및 참고인 조사해
LG전자 전 사장 피의자 입건, 임원 등 12명 검8찰로 넘겨
'GD리스트' 채용 청탁 체계적으로 관리한 정황 드러나
LG전자가 채용 청탁자들의 명단, 일명 GD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LG전자가 채용 청탁자들의 명단, 일명 GD리스트를 만들어 이들을 체계적으로 관리한 정황이 드러났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채용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는 LG전자가 채용 청탁자들의 명단을 만들어 관리해왔던 것으로 드러났다. 일명 GD리스트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LG전자 채용비리 문제는 확대될 조짐이다.

지난해 압수수색으로 시작된 채용비리 수사

LG전자의 채용비리와 관련해 조사가 이뤄진 시점은 지난해다. 지난해 5월 15일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서울 중구에 위치한 LG 서울역 빌딩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 중이다. 

압수수색 대상은 LG전자 한국영업본부 인사팀으로 경찰은 2013년~2015년 사이 진행된 채용과 관련해 인사팀의 전산자료를 확보하고 부정재용 의혹 대상자의 이력서와 채점표 등을 들여다봤다.

압수수색 뒤 경찰은 LG전자 인사팀 관계자 10여명을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를 벌이는 등 조사 수위를 높여갔다.

한달 뒤 경찰은 LG전자 전 사장를 피의자로 입건했다. 피의자로 입건됐다는 것은 수사 과정에서 범죄 혐의가 인정됐다는 뜻이다. 이후 경찰은 지난해 말 LG전자 임원 등 12명을 검찰로 넘겼다. 

GD리스트로 체계적으로 관리한 정황 드러나

LG전자의 채용비리가 수면 위로 올라온 가운데 지난 19일 세계일보는 LG전자가 채용 청탁을 관리한 문건을 공개했다. 세계일보에 따르면 LG전자 본사 채용팀은 2014년 3월 무렵 최고인사책임자(CHO) 주도 아래 일명 ‘GD(관리대상) 리스트’라는 문건을 만들고 관리했다.

GD리스트에는 자녀의 채용을 청탁한 박근혜정부 청와대 비서관을 지낸 중앙부처 고위공무원,  국세청 간부, 조달청 고위공무원, 서울대 교수 등의 명단이 담겼다. 또 LG전자 사업 파트너인 SK텔레콤 사장과 기업은행 부행장 등도 명단에 포함됐다. LG그룹 내에서는 권영수 ㈜LG 부회장과 남용 전 LG전자 부회장 등이 자녀의 채용을 청탁했다.

LG전자는 해당 리스트에 청탁자와 자녀의 이름과 성별, 소속, 입사(시점), 학력, 출신학교 등 신상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뒀다.

특히 문건에 담긴 입사자 중 상당수는 입사 이후 승진이나 전보 등의 인사변동 내역도 반영돼 기록됐다. 청탁 후에도 계속적인 관리를 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GD리스트에는 청탁자와 관계, 청탁으로 채용된 자의 인사변동 내역까지 자세히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GD리스트에는 청탁자와 관계, 청탁으로 채용된 자의 인사변동 내역까지 자세히 실려있는 것으로 알려져 파장이 예상된다. (사진/뉴시스)

검찰 약식기소에도 법원이 재판 회부

GD리스트가 드러나면서 LG전자의 채용비리와 관련한 수사는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말 경찰에게서 넘겨받은 LG전자 임원 등 12명에 대해 8명은 약식명령을 청구했고 4명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약식기소는 혐의는 확인됐지만 비교적 가벼운 사안이라 판단해 벌금형 등으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달 17일 서울중앙지법은 사안이 엄중하다고 판단해 이들을 정식 재판에 회부했고 한 차례 공판기일에 이어 오는 22일 1심이 선고된다. 

이와 관련해 LG전자 관계자는 “기사에 언급된 리스트는 확인이 안된다”며 “채용 절차에 문제가 없었고, 사기업의 채용재량 측면에서 업무방해가 성립될 요인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수사 대상이던 상당수 직원들은 혐의 없음의 불기소 처분을 받았고 진행 중인 재판은 입사자 2명에 관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번 사안에서 합격 대상자가 불합격자로 변경된 사례도 없어 피해자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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