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변인 발언에 안산 선수 숏컷 파문 일파만파
국민의힘 대변인 발언에 안산 선수 숏컷 파문 일파만파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8.02 09:4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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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 선수의 쇼컷에 불만 품은 극우 보수들
여기에 불 지른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
 
남혐 논란은 더욱 증폭되고 있는 분위기
내년 대선에서 젠더 갈등은 폭발할 수도

2020 도쿄올림픽 양궁 금메달리스트인 안산 선수의 ‘숏컷’ 파문이 정치권을 강타했다. 이른바 남성혐오(남혐) 파문이 국민의힘을 강타한 것이다. 일부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안산 선수가 남혐을 조장했다는 글이 올라오면서 금메달을 박탈해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올 때만 해도 대수롭지 않은 상황이었다. 그러나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이 갑작스럽게 안산 선수가 남혐 발언을 옹호했다고 지적을 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번졌다. <편집자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양준우 대변인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뉴시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좌)가 지난 7월 국회에서 열린 신임 대변인단 임명장 수여식에서 양준우 대변인(우)에게 임명장을 수여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2020 도쿄올림픽의 양궁 금메달리스트 안산 선수가 숏컷을 하고 출전을 하자 일부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안산 선수가 페미니스트라면서 저격을 시작했다. 또한 안산 선수가 SNS 등에서 남성 혐오 발언을 사용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하지만 숏컷을 했다는 이유로 페미라고 규정짓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이른바 남혐 발언이라고 일컫는 단어 역시 남혐 발언으로 확실하게 규정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이로 인해 오히려 극우 온라인 커뮤니티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이 커지면서 사건이 잠잠해지는 듯했다.

국민의힘 대변인이 안산 선수 저격

그런데 국민의힘 양준우 대변인이 자신의 SNS에 “논란의 핵심은 ‘남혐(남성혐오) 용어 사용’, 레디컬 페미니즘에 대한 비판에 있다”면서 “논란의 시작은 허구였으나, 이후 안 선수가 남혐 단어로 지목된 용어들을 사용한 것이 드러나면서 실재하는 갈등으로 변했다”면서 안 선수를 지목했다. 이른바 페미 논란의 원인이 안 선수에게 있다고 저격한 것이다.

당장 비판이 넘쳐 흐르기 시작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안 선수에게 폭력의 원인을 돌렸다”면서 “여성혐오를 정치적 자양분 삼는 자들은 공적 영역에서 퇴출돼야 한다”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 측 권지응 부대변인은 “안 선수에 대한 온라인 폭력에 힘을 실어주는 내용으로 읽힐 만한 부분(이 있다)”이라면서 “국민의힘과 이 대표 역시 침묵만 할 게 아니라 이 같은 폭력이 다시 벌어지지 않도록 동참해달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선 주자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 측 장경태 대변인도 “국민의힘이 젠더갈등 중독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다”면서 “이 대표는 논란의 시작부터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는데 정당의 뿌리를 혐오로 새로운 정체성을 구축하고 싶은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아예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에게 이번 안 선수의 논란에 대해 입장을 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젠더 갈등 촉발

사실 안 선수는 아무런 죄가 없다. 단지 숏컷이라는 이유로 페미로 낙인찍혔고, 남혐 조장한다고 주장하는 단어를 사용했다는 이유로 저격을 당해야 했다. 남혐 조장한다고 주장하는 단어 역시 남혐을 조장한다는 근거는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 대변인이 안 선수가 ‘남혐을 조장한다’고 비판을 하면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는 차기 대선에 지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지난 4.7 재보선에서 20대 남성 유권자들의 힘을 파악했다. 이로 인해 갑작스럽게 이대남에 집중을 하기 시작했다. 이 대표가 당 대표가 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국민의힘 정체성이 다른 성별은 용납을 할 수 없게 됐고, 다른 세대 역시 국민의힘을 이해하지 못하게 만들고 있다. 양성 평등을 부르짖는 수많은 유권자들로 하여금 국민의힘이 스스로 ‘이대남’에 갇힌다는 생각을 갖게 만들고 있다.

이대남에 갇힌 국민의힘

이대남에 갇힌 국민의힘은 결국 외연 확장을 하지 못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대선 본선에서 더불어민주당 대선 주자는 국민의힘 대선 주자에게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질의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미 이대남을 표방해서 당 대표에 앉은 이준석 대표와 여기에 대변인 역시 이대남을 표방한 상태에서 대선 주자가 양성 평등에 대해 논한다고 해도 과연 얼마나 설득력을 갖출지는 미지수다.

안 선수 숏컷 논란은 결국 차기 대선에 있어 젠더 갈등을 촉발하게 만들었다는 평가다. 그동안 우리 사회 수면 아래에서 갈등이 돼왔던 남혐과 여혐 갈등이 안 선수를 계기로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에 따른 정치권의 파장은 더욱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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