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모가디슈' VS '잘리카투'
영화 '모가디슈' VS '잘리카투'
  • 곽은주 기자
  • 승인 2021.08.09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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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와 비주류 영화.... 다양성 영화를 생각한다

[한국뉴스투데이] 9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 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개봉한 <모가디슈>(류승완) 주말인 지난 6~8일 동안 관객 48627명을 동원하며 누적 관객 수 1712397명을 기록했다. 코로나19로 제한적인 극장환경에서 압도적인 스코어이다. 이런 추세라면 <모가디슈>가 올해 개봉한 한국 영화 최초 200만 관객을 돌파할 시간도 멀지 않은 듯 보인다. 그러나 <모가디슈>가 극장을 선점한 반면 기대보다 저조한 스코어로 낙담 하는 영화들이 대다수다. 그 중에서도 지난 5일 개봉한 인도 영화 <잘리카투>의 스코어는 참담하다. 8일까지 2,913 명이 <잘리카투>를 봤다. 극과 극의 스코어 차이는 영화 온도의 차이인가.

'모가디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가디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가디슈>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2000)로 데뷰한 이래 20여 년을 달려 온 감독은 명실공히 대한민국의 중견 감독이다. 2017<군함도>이후 공을 들여 개봉한 <모가디슈>는 그야말로 한국영화 시장에 단비 같은 영화다. 현재 200만 관객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 여세라면 손익분기점 300만 고지도 얼마 남지 않았다.

류승완 감독은 코로나19 시대에 영화 관람의 재미를 잊고 있었던 관객들에게 다시 한 번 극장 관람의 즐거움을 약속한다. 감독의 약속처럼 <모가디슈>는 영화적인 재미가 있다. 특히 올여름 폭염 속에서 '극캉스'(극장+바캉스)의 최적화된 영화다. 스케일과 배우와 극적 드라마뿐만 아니라 극장 환경까지 IMAX를 비롯하여 돌비 애트모스와 4DX, ScreenX, 4DX Screen, 수퍼 4D 등 국내 영화로선 이례적으로 현존 특수상영타입 올 커버한다.

'모가디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가디슈'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모가디슈>199012~19911월 모가디슈 내전으로 인해 고립됐던 사람들의 생사를 건 탈출기를 담은 액션 드라마. 91년 소말리아 내전 당시, 십여 명의 북한 공관원을 이끌고 탈출했던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의 실제 상황에 영화적 재미와 상상을 더해 만들었다. 코로나19 발발 이전 아프리카 모로코 에사우이라 지역에서 약 4개월 동안 100% 로케이션을 진행, 이국적인 풍광을 담아냈다.

배우 김윤석과 조인성의 첫 연기 호흡도 관람 포인트. 김윤석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 한신성 역, 조인성은 주 소말리아 한국 대사관의 강대진 참사관 역할을 맡아 호연을 선보였다. 김윤석과 허준호, 조인성, 구교환 등의 하모니가 드라마의 재미를 더해 준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제공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제공

<잘리카투>

잘리카투란 인도 남부 타밀나두 주의 수확축제인 퐁갈에서 진행하는 전통 있는 집단 스포츠다. 황소를 남자들 무리 속에 풀어놓으면 참가자들은 황소의 등에 올라타서 최대한 오래 버티거나 소를 움직이지 못하게 제압하는 경기이다. 그러나 영화 <잘리카투>는 잘리카투 경기를 주제로 하거나 묘사하는 영화는 아니다.

영화를 연출한 펠리세리 감독은 영화에서 로케이션 장소는 가장 중요한 캐릭터다라고 언급하며 로케이션 장소 물색에 공을 들였다고 한다. <잘리카투>는 소설이 원작이다. S 하리쉬의 마오주의자 Maoist”를 각색한 영화다. 원작의 배경이 되는 마을의 문화를 담기 위하여 고군분투한 영화. 촬영은 인도 케랄라 주 이두키 지구 카타파나에서 했다. 해당 지역의 종교와 식문화 등 이야기에 생동감을 부여하고 관객들이 촬영 배경에 더욱 친숙하게 접근할 수 있도록 소품 하나하나, 대사 한 줄 한 줄 세세한 부분까지 놓치지 않고 남인도 문화를 포괄적으로 전달하는데 세심히 신경을 썼다고 한다.

<잘리카투>를 수입, 배급한 박상백 대표는 “<잘리카투>는 인도 발리우드 영화와 완전히 결이 다른 영화로 국내 관객들이 접근하기 쉽지 않은 문화적 차이가 있는 영화이자, 장르를 하나로 규정할 수 없는 하이브리드 장르의 영화라고 <잘리카투>를 소개 했다. 이와 같은 영화적 낯설음으로 국내 관객들이 쉽게 다가가지 못하는 걸까. 관습적인 영화보기에 길들여진 관객들은 관습을 벗어나지 못하는 걸까. <모가디슈><잘리카투> 두 영화의 관객 스코어는 적지 않은 시사점을 준다.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제공
'잘리카투' 슈아픽처스 제공

<모가디슈> VS < 잘리카투>

<잘리카투>를 보면서 <모가디슈>'악한(?) 영화'라는 생각을 했다. 인간애라는 보편적인 정서를 가벼운 감각으로 아주 잘 포장한 상품으로 관객을 유혹한다는 의미에서 ''하다는 것이다. <모가디슈>는 단맛에 길들여진 영화 소비자들이 환호할 수밖에 없는 유쾌한 영화적 재미가 있다. 그것이 오히려 관객들이 다양성 영화에 접근하는 길을 막는 ''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도망친 '물소를 쫓는' 과정을 통해 인간의 숨겨진 탐욕과 이기심을 극명하게 보여 주는 <잘리카투>는 불편한 영화다. 등장인물들 모두는 욕망을 여실히 드러낸다. 성직자조차 예외는 아니다. 욕망과 탐욕이 서로 부딪치는 아비규환 같은 내 모습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 때문에 관객은 <잘리카투>가 불편하다. 펠리세리 감독은 그 불편함을 사유하고 치유할 수 있는 여지를 관객들에게 열어 놓는다.

<잘리카투>는 제78회 골든골로브 시상식 최우수 외국어영화상, 93회 아카데미 시상식 국제장편영화상 인도 영화 대표로 선정된 작품. 44회 토론토국제영화제에서 최초로 공개된 후 수많은 해외 유수의 영화제에서 수상의 영예와 초청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제24회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서 국내 관객들에게 첫 선을 보였다.

곽은주 기자 cineeun60@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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