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울산공장서 또 사망사고...올해만 두 번째
현대차 울산공장서 또 사망사고...올해만 두 번째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8.23 16: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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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울산공장서 사망사고 발생해
올 1월에 이어 울산공장서 두번의 사고
하 사장 재발방지 약속했지만 무용지물
노조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리프트와 계단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앞서 올 1월 철스크랩 압축 장비에 협력업체 노동자가 사망한지 7개월 만에 울산공장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해 안전조치 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지난 19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노동자가 리프트와 계단 사이에 끼어 사망했다. 앞서 올 1월 철스크랩 압축 장비에 협력업체 노동자가 사망한지 7개월 만에 울산공장에서 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해 안전조치 점검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또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사고로 울산공장은 노동부의 조사가 끝날 때까지 작업이 중지된다. 울산공장은 올 1월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해 조사를 받은 바 있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해당 사고를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했었다. 하지만 7개월만에 사망사고가 다시 발생하면서 재발방지 약속이 무색해졌다. 반복되는 사망사고로 안전조치가 제대로 이행되고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울산공장서 올해 두 번의 사망사고 발생

지난 19일 울산3공장 부품하치장에서 협력사 부품을 옮기는 물류업체 소속 노동자 A(62)씨가 물건을 올리고 내리는 리프트와 계단 사이에 끼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응급수술을 받다가 사망했다.

사고 현장은 화물차에 실려온 제품을 대형 드롭리프트를 이용해 작업장으로 투입하는 곳이다. 차량을 운행하는 노동자가 직접 리프트 판넬을 조작해 리프트를 올리고 제품을 투입하는 작업까지 맡아 1인 작업으로 운영되는 시스템이다. 

문제는 이번 사고 현장은 대형 리프트로 각종 자재와 제품을 하차하는 과정에서 끼임 사고나 충돌 사고 등 다양한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 높은 작업장이지만 어떤 안전장치도 없다는 점이다.

노조에 따르면 작업자가 서서 리프트를 조작하는 판넬조작대와 리프트 사이 안전울(출입문)이 설치되지 않았고 출입문을 열고 닫을 때 체결하는 안전플러그도 없었다. 리프트 내 통로 공간과 작업자가 올라서서 작업하는 공간의 안전매트도, 작업자의 신체를 감지해 위험상황에 리프트 작동을 중단하는 감지센서도 설치되지 않았다.

울산공장에서는 불과 7개월 전에도 사망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지난 1월 3일에는 울산공장에서 협력업체 직원 B씨가 철스크랩(고철)을 압축하는 장비에 끼이는 사고를 당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사망했다. 당시 사고는 지난해 12월19일부터 2주간 진행된 전기차 생산라인 설비 공사를 마치고, 4일 첫 가동을 앞두고 시운전 및 청소 등 사전 점검작업 중 발생했다.

올 1월 6일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신년사에서 울산공장 사망 사고에 대해 애도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하언태 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올 1월 6일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신년사에서 울산공장 사망 사고에 대해 애도와 함께 재발방지를 약속한 바 있다. 사진은 지난 3월 현대자동차 제53기 정기 주주총회에 참석한 하언태 사장 모습. (사진/뉴시스)

하언태 사장 재발방지 약속했지만 무용지물

이처럼 울산공장에서 사망사고가 발생하자 올 1월 6일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신년사에서 울산공장 사망 사고를 언급하고 “회사와 임직원을 대표해 진심으로 애도와 유감의 뜻을 전한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러면서 하 사장은 “안전사고 재발 방지와 예방에 총력을 다하겠다”면서 “우리 직원들은 물론 사내에서 근무하는 모든 인원들이 보다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 조성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반복된 사망사고에 하 사장의 약속이 무색한 상황이다. 특히 해당 작업장에 안전장치가 없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현대차의 책임론이 거세지고 있다.

노조, “대표 사과하고 재발방지 대책 마련하라”

금속노조는 23일 오전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월 중대재해가 발생했을 때라도 제대로 위험을 밝혀내고 사업주 처벌과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했다면 이번 사고를 막을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7개월 사이 두 명의 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몰고 여전히 안전보건조치 의무를 위반하고 있는 상황에 대해 현대차 대표이사가 공식 사과하라"며 "노동자의 생명과 안전을 지킬 수 있도록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해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라"고 덧붙였다.

이어 노조는 고용노도부 울산지청에 현대차 울산공장 전체 하치장의 작업을 중단하고 전 공장에 대한 특별감독과 시스템 진단을 포함한 종합 안전보건진단을 실시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이번 사고로 고용노동부 울산지청은 현대차 울산3공장에 대한 사고 원인과 함께 안전관리 체계 등을 조사 중이다. 이에 아반떼, 베뉴 등을 생산하는 울산3공장의 작업은 일시중단됐다.

이와 관련해 현대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연락을 취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아 어떠한 입장도 들을 수 없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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