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돈 된 비트코인, 혼돈의 엘살바도르
진짜 돈 된 비트코인, 혼돈의 엘살바도르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9.09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비트코인‧달러 혼용 시작 국가적 실험에 첫날부터 서버 마비
화염병 터트리며 시민 반발… 비트코인 가격 10% 폭락까지

[한국뉴스투데이] 엘살바도르가 암호화폐 비트코인을 세계최초로 공식 화폐로 채택한 가운데 사용 첫 날부터 아비규환이었다.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로 인정받고 사용을 시작했다. (사진/픽사베이)
엘살바도르에서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로 인정받고 사용을 시작했다. (사진/픽사베이)

엘살바도르 비트코인 데이는 시작부터 순탄치 않았다. 정부가 자정을 기해 비트코인을 사용하는데 필요한 전자지갑 ‘치보’를 제공하기 시작했지만, 서버 용량이 부족해 5시간 만에 먹통이됐다. 부켈레 대통령은 치보의 서버 용량을 늘리는 동안 작동을 멈춘 것이라고 해명했다.

정부가 비트코인 사용을 독려하기 위해 전국에 설치한 200개의 자동입출금기(ATM)도 문제를 일으켰다. ATM을 사용해 치보에 입금해도 확인되지 않는 사례가 나타난 것. 한꺼번에 많은 사람들이 치보를 내려받으려 하면서 기술적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오히려 10% 이상 폭락했다.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전날 비트코인은 5만2700달러 선까지 올라가며 지난 5월 이후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하루 만에 하락세로 반전했다. 비트코인은 미국 동부시간 기준으로 8일 오전 1시(한국시간 8일 오후 2시) 4만6629달러에 거래되며 24시간 전보다 11.5% 하락했다.

그런가하면 첫 날부터 반대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았다. 비트코인의 법정통화 채택에 반대하는 국민들의 대규모 시위도 이어졌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시위대는 경찰의 진압에 맞서 타이어를 불태우고 폭죽을 터뜨리는 등 강하게 저항했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지난 6월 세계 최초로 비트코인을 법정 통화로 인정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8일부터 엘살바도르에서는 2001년 법정 통화로 채택한 미국 달러와 함께 비트코인이 공식 화폐가 됐다.

엘살바도르 정부는 비트코인 실험이 국내총생산(GDP)의 4분의 1에 달하는 송금 수수료를 줄이고 결제 시스템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WB)은 부정적인 입장이다. 제리 라이스 IMF 대변인은 “수많은 거시경제·금융·법률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 신중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비트코인을 진짜 돈으로 만든 엘살바도르의 국가적 실험 결말에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