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매각 지지부진...노동자‧시민 매각 철회 목소리
대우조선 매각 지지부진...노동자‧시민 매각 철회 목소리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09.09 15: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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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매각 본계약 체결 후 3년 째 답보 상태
"LNG 운반선 독과점 문제" EU의 독점규제법에 막혀
노동자 시민 등 대우조선 매각 저지위한 도보 투쟁
대우조선해양의 매각투자계약기간이 3차례 연장되는 등 3년째 매각 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사진/뉴시스)
대우조선해양의 매각투자계약기간이 3차례 연장되는 등 3년째 매각 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졌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대우조선해양의 매각투자계약기간이 3차례 연장되면서 3년째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한 상태인 가운데 노동자와 시민들이 대우조선 불공정 특혜매각 철회 촉구와 동시에 남해안 조선 기자재밸트와 중소 조선소 사수를 위한 274km의 장거리 도보 투쟁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매각 지지부진한 이유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은 2019년부터 진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로 하고 양사는 2019년 3월 본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현대중공업은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기 위해 물적분할을 통과시키는 등 내홍을 겪었다.

노조 등 내부반발에도 불구하고 가까스로 물적분할을 통과시킨 현대중공업은 “물적분할 승인은 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차질없이 추진해 재도약에 나서달라는 대다수 주주들의 뜻”이라며 인수 작업에 박차를 가했다.

이후 4개월만인 2019년 7월 현대중공업 조선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한국조선해양은 대우조선 인수합병을 위한 주식취득 관련 기업결합 신고서를 공정거래위원회에 접수했다. 이어 한국조선해양은 유럽연합(EU)과 일본·중국·카자흐스탄 등 해외 경쟁당국에도 기업결합심사 신청서를 제출했다.

기업결합은 M&A나 합병과는 달리 결합의 당사자 중 어느 한쪽의 경제적 독립성이 상실되는 기업 간 결합의 형태로 최소한 하나의 경제적 독립성을 상실시켜 시장에서의 경쟁을 침해할 가능성이 있어 각국의 독점규제법에 따른 심사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해양 인수 작업이 3년째 지지부진한 이유는 EU가 양 조선소가 인수 합병할 경우 LNG선 전체 생산량의 60%를 차지해 독과점 상한선 40%를 넘어선다며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EU는 LNG 운반선 독과점 해소를 위한 생산량 감소를 요구하고 있다. 

여기에 산업은행이 현물출자 투자계약 기한을 3차례 연장하는 등 정부 역시 결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오는 9월말 산업은행과 현대중공업이 약속한 3번째 투자계약 기한이 마무리되는 가운데 다시 연장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 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등 노동자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 등은  대우조선 불공정 특혜 매각 저지와 남해안 조선 기자재밸트와 중소 조선소 사수를 위한 274km의 장거리 도보 투쟁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지난 8일 전국금속노동조합 경남지부 대우조선지회 등 노동자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 등은 대우조선 불공정 특혜 매각 저지와 남해안 조선 기자재밸트와 중소 조선소 사수를 위한 274km의 장거리 도보 투쟁에 나섰다. (사진/뉴시스)

노동자 시민 등 대우조선 불공정 특혜매각 철회 촉구

이처럼 매각 작업이 답보 상태에 빠진 가운데 노조와 지역의 반발은 여전하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를 주축으로 한 노동자와 지역 국회의원, 시민 등이 ‘대우조선 불공정 특혜매각 철회, 남해안 조선 기자재밸트와 중소 조선소 사수를 위한 경남살리기 노동자·시민 도보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 8일부터 15일까지 7박8일간의 일정으로 통영과 고성, 함안, 김해, 양산을 거쳐 경남도청으로 향할 예정이다. 도보행진의 총 거리는 274km이다. 

이들이 도보투쟁에 나선 가장 큰 이유는 대우조선 불공정 특혜매각을 철회하라는 것이다. 또 EU가 요구하는 LNG 운반선 생산 감소를 들어 줄 경우 경남 지역에서 대우조선에 납품하는 기자재업체 1200여 업체의 생존이 위협받기 때문이다.

신상기 대우조선지회장은 “정부가 대우조선 매각을 3년째 진행했음에도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은 잘못된 매각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또 투자계약기한을 연장하려 한다면 지회는 더 이상 물러설 수 없다”고 밝혔다.

변광용 거제시장과 서일준 국회의원 등 지역 정치권도 이들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서일준 국회의원은 350만 도민의 여론이 대우조선 매각철회라며 함께 투쟁할 것을 약속했다. 변광용 거제시장 역시 대우조선지회의 노숙농성에 함께 참여한다는 계획이다.

한편 노조 등은 도보행진이 마무리되는 15일에 경남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남도민의 여론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 16일에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자회견과 1인 노숙농성에 돌입하는 동시에 오는 30일부터 10월 1일까지 전체 조합원 상경투쟁을 예고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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