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의 통찰력이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
리더의 통찰력이 조직의 운명을 좌우한다
  • 송은섭 작가
  • 승인 2021.09.11 18: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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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화와 문호개방으로부터 쇄국정책을 고집했던 흥선대원군은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근대화와 문호개방으로부터 쇄국정책을 고집했던 흥선대원군은 시대의 흐름을 잘못 읽어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하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다.

19세기 후반, 동북아 3(··) 리더의 통찰력이 국가의 흥망을 결정했다.
리더의 통찰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질문하는 습관, 현실 인식, 미래가치에 집중

1. 19세기 후반, 역사의 흐름을 바꾼 리더의 통찰력(흥선대원군, 서태후, 사카모토 료마)

서양 오랑캐가 침범함에도 싸우지 않음은 즉 화()하는 것이요, ()를 주장하는 것은 곧 나라를 파는 일이다.”

19세기 후반, 조선의 리더는 흥선대원군(1820~1898)이었다. 병인양요(1866)와 신미양요(1871) 두 차례 서양세력과의 전투에서 승리한 흥선대원군은 전국 각지에 척화비(斥和碑)를 세웠다. 본격적으로 나라의 문을 잠그고 쇄국정책을 편 것이다. 이로써 조선은 근대화와 문호개방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스스로 고립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40년 후에는 일본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수모를 당해야 했다. 시대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잘못된 비전을 제시하는 리더는 적보다 무서운 존재가 될 수 있다.

다시는 나처럼 여인이 정사에 나서는 일이 없도록 하라. 나 같은 불행한 여인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청나라 말기 서태후(1835~1908)는 청 왕조 10대 황제 동치제의 어머니이자 11대 광서제의 양어머니로 반세기 동안 섭정을 통해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리더였다. 그녀는 반 외세적 성격의 의화단운동을 지원하다가 유럽 열강들이 베이징을 점령하는 결과를 초래했다. 서태후는 시대의 흐름을 읽는 통찰력보다 자신의 권력 유지에 관심이 더 많은 리더였다. 그녀의 마지막 유언조차 국가의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개인적인 변명의 말로 일관했다. 서태후가 죽은 지 4년 후인 1912, 신해혁명이 일어나면서 청나라는 멸망했다.

나는 일본을 다시 태어나게 하고 싶을 뿐 다시 태어난 일본에서 영달을 취하고 싶은 마음은 추호도 없다.”

에도막부 말기, 일본은 두 세력으로 갈라져 내란 직전의 혼란한 상황이었다. 천황을 중심으로 한 중앙집권제를 주장하는 세력과 막부를 개혁해서 외국과 통상을 통해 부강한 나라를 만들어야 한다는 세력이 치열하게 싸우고 있었다. 이때 사카모토 료마(1835~1867)천황 중심제로 외국과 통상을 통해 부강한 나라로 만들어야 외세에 대항할 수 있다.’라는 중재안을 내고 삿초동맹을 성사시켰다. 일본이 메이지유신을 통해 근대국가로 빠르게 성장하는데 기초를 닦은 리더였다. 그는 시대의 흐름을 정확하게 통찰하고 일본이 나아갈 비전을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일본은 동북아 3국 중에서 가장 빠르게 근대국가로 성장했다.

19세기 후반, 동북아 3국은 봉건제하에서 외세의 침략과 문호개방이라는 새로운 위기상황을 맞이했다. 조선과 청나라는 권력 유지 차원에서 시대의 흐름을 통찰했다가 나라가 망했다. 반면, 일본은 외세보다 강해지는 적극적인 대응 차원에서 시대의 흐름을 통찰했다. 결과적으로 리더가 어떤 관점에서 세상의 흐름을 통찰하느냐에 따라 국가의 운명이 달라진 것이다. 여러분이 그 당시 리더였다면 어떤 선택을 했을까?

2. 통찰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어떻게 하면 본질을 꿰뚫어 보고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을까? 리더라면 한 번쯤 이런 질문을 해봤을 것이다. 통찰력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리더의 통찰력을 키우는 세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1. 질문하는 습관을 지녀라!]

나폴레옹 시대 영국은 프랑스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다. 나폴레옹은 어떻게 하면 영국을 무력화시킬 수 있을까에 골몰했다. 그리고 하나씩 질문을 던지기 시작했다.

영국의 부는 어디에서 나오는가?’

영국이 개척한 식민지에서 나온다. 그것도 인도라는 가장 큰 식민지에서 대부분의 부가 영국으로 이동하고 있다.

부의 이동 동선은 어디인가?’

인도에서 영국으로 가는 가장 빠른 해로는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음 공격목표는 어디인가?’

이집트다. 이집트를 공격하라!

질문하는 습관은 생각을 집중하게 만든다. 문제에 집중하는 힘이 통찰력을 만드는 원리다. 나폴레옹은 스스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핵심을 통찰할 수 있었다.

[2.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현실을 보는 눈을 가져라!]

대체로 유능하다고 인정받는 리더일수록 자신의 어젠다(agenda)에만 집착해서 비전을 발표하는 경우가 많다.

‘10년 안에 세계 1위 기업이 되겠습니다. 5년 안에 매출 1조를 달성하겠습니다.’

이런 리더의 통찰력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 현재 자신의 부서나 기업이 처한 상태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최종목표를 통찰해야 한다. 꿈이 크다고 그 사람의 그릇도 큰 것은 아니다. 현실태 진단 능력은 통찰력의 기초가 되기 때문이다.

[3. 미래가치에 집중하라!]

헨리 포드가 자동차를 만들자 사람들이 비웃었다. “100명이 탈 수 있는 기차가 있는데 고작 4명이 타는 자동차를 누가 사겠소.” 그러나 자동차의 미래가치를 생각한 사람이 있었다.

곧 자동차 시대가 열릴 것이다. 마차길에 주유소를 세워라.’

그는 곧 마차길에 주유소를 짓기 시작했다. 한때는 자동차 수보다 주유소 수가 더 많은 적도 있었다. 이후 자동차의 대량생산이 시작되자 그는 미국 주유소의 94%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 사람은 석유왕 존 D. 록펠러(1839~1937)였다. 록펠러는 사업의 기회를 현재에서 찾는 게 아니라 미래가치에서 찾았다. 미래가치를 보는 눈이 곧 통찰력이라고 할 수 있다.

여러분은 어떤 리더인가? 현재의 성과와 권력 유지에 집중하고 있는가? 아니면 미래 먹거리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가? 스스로 어디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지 생각해보기 바란다. 관리의 영역이 현재라면 경영의 영역은 미래에 집중하는 것이다. 그래서 리더에게 미래를 통찰하는 능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리더의 통찰력이 조직의 미래를 좌우하기 때문이다.

송은섭 작가 seop2013@hanmail.net

송은섭의 리더십이야기

인문학과 자기계발 분야 전문 작가 겸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 <마흔, 인문고전에서 두 번째 인생을 열다>, <지적대화를 위한 인문학 고전 읽기> 등이 있다. 경기대 외교안보학 석사, 고려대 명강사 최고위과정을 수료했다. 유튜버(작가 조바르TV), 팟캐스트(책 읽는 시간)로도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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