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전선언 꺼내든 문재인 대통령, 실현 가능성 있나
종전선언 꺼내든 문재인 대통령, 실현 가능성 있나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09.23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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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 유엔총회 연설서 종전선언…과거보다 구체적인 내용으로 언급
트럼프 행정부 아닌 바이든 행정부로 전환, 최근 군비경쟁이 종전선언 걸림돌로 작용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문재인 대통령이 임기 마지막 유엔총회 연설에서 종전선언을 꺼내들었다. 트럼프 행정부 당시 종전선언에 대해 논의가 있었지만 결국 묻혀진 것을 다시 꺼내들었다.

이로써 종전선언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는데 문제는 실현 가능성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가 아니라는 점에서 쉽지 않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 역시 과거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는 다른 스탭을 밟아가고 있다.

종전선언이 과거 트럼프 행정부에서 논의가 됐었지만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 사라졌었다. 그런점에서 꺼져가는 불씨를 문 대통령이 직접 다시 살린 것이다. 미국 국무부는 원론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그것은 비핵화가 전제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북한은 아예 반응조차 내보이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과연 종전선언이 현실화가 될 수 있을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4자 종전선언이라는 구체적인 방안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 대통령이 종전선언을 꺼내든 것은 마지막 승부다. 임기말이기 때문에 이때 아니면 종전선언을 할 시기를 놓치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은 유엔총회 연설에서 보다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았다. 단순히 종전선을 하자는 것이 아니라 남···4자 종전선언이라는 구체적인 내용을 내놓았다.

한국전쟁 당사자국들이 모여 종전선언을 하자는 것이다. 그것은 비핵화의 불가역적 진전과 함께 완전한 평화가 시작될 수 있다고 해석까지 내놓았다. 문 대통령이 지난 4년 동안 유엔총회에서 연설을 했지만 종전선언을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2018년 유엔총회 연설에서도 종전선언을 언급한 바가 있다. 하지만 그것은 원론적인 수준의 종전선언이었고, 구체적인 내용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것은 2019년 하노이 정상회담이 노딜로 끝나면서 종전선언이 구체화가 되지 못하고 표류돼 왔던 것에 대한 안타까움을 발현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현실 가능성이 있느냐는 것이다. 일단 미국은 정권이 바뀌고 있고, 우리나라 역시 내년 3월이면 정권이 바뀐다. 바이든 행정부가 트럼프 행정부와는 다르다. 트럼프 행정부가 즉흥적인 요소가 강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보다 현실적으로 움직이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이에 비핵화 협상도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직접 즉흥적으로 협상에 임했다면 바이든 행정부는 실무진 간의 협상을 한 후 대통령은 싸인만 하겠다는 입장이다.

우리나라 역시 임기말이기 때문에 내년 3월이면 정권이 바뀐다.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정권재창출이고, 야당에서는 정권교체가 된다. 어쨌든 문재인 정부는 이제 몇 개월 후가 되면 물러나야 한다.

과연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설 수 있느냐가 가장 중요한 문제가 됐다. 이런 이유로 미국이나 북한 입장에서는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종전선언에 호응할 수 있을지 미지수다.

문재인 정부의 대북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정권이 들어선다는 확신이 있다면 미국이나 북한이 어느 정도 호응을 할 수 있을 것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문재인 정부보다는 다음 정부와 협상을 하려고 할 것으로 예측된다.

북한 정권의 변화

북한 정권 자체도 변화를 겪고 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비핵화 협상에 적극적이었지만 현재로서는 자강론이 우세하다. 코로나19에 따른 국경 폐쇄 역시 북한 정권을 더욱 가둬놓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갑작스럽게 종전선언에 응할리 만무하다. 북한으로서는 자강론을 통해 자신의 국력을 키우고 그것을 바탕으로 북미 대화에 나설 것으로 예측된다.

최근 순항미사일 발사실험을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 해석되는 대목이다. 군비 경쟁과도 맞물려 있다. 북한의 잇따른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 발사와 우리 군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발사 등으로 남북간 군비경쟁 국면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으로서는 더 이상 외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힘으로 국력을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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