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악의 中 전력난, 세계 경제 ‘긴장’
사상 최악의 中 전력난, 세계 경제 ‘긴장’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09.30 10: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中, 탄소 중립과 호주 갈등 겹쳐 올겨울 최악 전력난 우려
‘세계의 공장’ 중국, 생산 감축…글로벌 기업들 비상 ‘긴장’

[한국뉴스투데이] 역대급 비상사태로 손꼽히는 중국 전력난의 상황이 심상찮다. 주요 발전소의 석탄 재고량까지 바닥을 드러냈다는 소식이 들려지며, 중국에 공장을 둔 글로벌 기업들은 저마다 초긴장상태다.

중국이 무리한 탄소 중립 정책과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석탄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사상 최악의 전력난에 놓였다. (사진/픽사베이)
중국이 무리한 탄소 중립 정책과 호주와의 외교 갈등으로 석탄 공급에 차질을 빚으며 사상 최악의 전력난에 놓였다. (사진/픽사베이)

2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시노링크(國金)증권의 분석을 인용해 지난 21일 기준으로 중국 6대 석탄화력발전소의 석탄 비축량이 1131만t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전했다.

중국 당국의 규정에 따르면 화력발전소는 원칙적으로 비수기에 20일간 사용할 수 있는 석탄을 비축하고 있어야 하지만 시노링크의 분석에 따르면 21일 기준 보유량은 약 보름 동안 사용 가능한 양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해당 보고서가 기준으로 삼은 시점에서 이미 8일이 흐른 현재 상황은 더욱 악화됐을 것이란 전망이다. 여기에 겨울철 난방 수요가 더해질 경우 석탄 부족 현상과 전력난이 더 심각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시노링크증권은 내년 2월까지 중국에 모두 18억5000t의 발전용 석탄이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2억2200만∼3억4400만t 정도가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이는 해당 기간 필요한 석탄량의 12~19% 정도이다.

또 SCMP는 “매년 9월 중국 발전소들이 겨울을 앞두고 석탄 재고량을 보충해 왔지만, 올해는 석탄이 부족해 겨우 불만 켤 수 있는 정도며 일부 지역에서는 그마저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중국 역대 최악의 전력 공급난에 대응해 중국 20개 성(省)과 지역의 지방 당국은 차별화된 수준에서 전력 사용 제한령을 내렸다. 지난주부터 사업용 전력에서 민간 지역 전력까지 감축을 확대하고 북동부 지역에서 전기 배급제를 시작했다.

이번 전력난의 배경에는 중국 당국이 탄소중립(이산화탄소 순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것) 기조 하에 화석연료 개발을 규제하고 나선 것이 핵심이다. 올해 1~8월 중국의 전력 생산량은 전년동기대비 11.3% 늘어난 반면, 석탄 생산량은 4.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여기에 코로나19 이후 수요증가로 인해 석탄 가격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공급 부족 현상에 생겨난 것이다. 또한 호주와의 외교적 갈등이 깊어지며 중국 석탄 수입량의 절반을 차지했던 호주산 석탄 수입을 지난해 10월부로 금지하면서 상황이 더욱 심화됐다.

최근 중국에서는 화력 발전소의 중단뿐 아니라 코로나19 이후 산업용 전력과 민간 전기 소비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력난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지난 5월에도 중국의 남부 17개 도시가 전력난을 겪으며 제한 송전이 이뤄졌다

전력난으로 중국에 위치한 전 세계 제조업 공장 가동이 중담됨에 따라 글로벌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는 지난 27일 전력난을 이유로 중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8.2%에서 7.8%로 하향 조정했다.

실제로 애플과 테슬라를 포함한 많은 공장의 생산이 중단됐으며 북동부 지역의 쇼핑몰 및 상점들이 문을 닫는 등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두워지고 있다.

한편, 포스코를 비롯한 LG화학, 현대자동차그룹 등 한국 기업들 역시 중국 공장 대부분이 정상 가동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며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