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만 60년, 천으로 꽁꽁 싸매진 파리 개선문...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준비만 60년, 천으로 꽁꽁 싸매진 파리 개선문...역사 속으로 사라지다
  • 레아 킴 통신원
  • 승인 2021.10.05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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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 10월 3일을 마지막으로 전시 종료
▲크리스토 자바체프의 유작, 파리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이 2021년 10월 3일(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전시 종료됐다.
▲크리스토 자바체프의 유작, 파리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이 2021년 10월 3일(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전시 종료됐다.

[파리/한국뉴스투데이] 2021103(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세계적인 환경미술가이자 설치미술가인 크리스토 자바체프(Christo Vladimiroff Javacheff)와 쟌-클로드 드 기유봉(Jeanne-Claude Denat de Guilebon) 부부의 유작,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이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크리스토 자바체프의 유작, 파리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이 2021년 10월 3일(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전시 종료됐다.
▲크리스토 자바체프의 유작, 파리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이 2021년 10월 3일(현지시간)을 마지막으로 전시 종료됐다.

프랑스 파리 샹젤리제 거리 끝에 위치한 파리 개선문에 25,000제곱 미터 규모의 폴리프로필렌 재질의 천과 7,000미터 길이의 붉은 색 로프가 덮여져 제작된 해당 작품은 2021918일부터 103일까지 대중에게 공개됐다.

▲크리스토와 쟌-클로드 © Wolfgang Volz
▲크리스토와 쟌-클로드 © Wolfgang Volz

같은 해, 같은 날(1935613) 각각 불가리아와 모로코에서 태어난 크리스토와 쟌-클로드 부부. 이들은 전통적인 예술 개념의 관습에서 벗어난 작품 활동을 하는 환경, 설치 미술가 부부로 수많은 대형 작품들을 만들어왔다.

이들은 주로 오브제나 자연 등을 천으로 포장하는 작업들을 해왔으며, 이들의 작업은 2009, 부인인 쟌-클로드의 사망 이후에도 계속됐다.

▲포장된 개선문 앞에서 해당 작품에 대해 다룬 아트북이 출판사 타셴(Taschen) 가판대에서 판매 중에 있다.
▲포장된 개선문 앞에서 해당 작품에 대해 다룬 아트북이 출판사 타셴(Taschen) 가판대에서 판매 중에 있다.

20대 초반의 나이에 공산주의 불가리아에서 탈출하기로 결심한 크리스토는 오스트리아, 제네바를 거쳐 1958, 파리에 정착하게 된다. 이 무렵 쟌-클로드 역시 프랑스 장군이었던 새아버지의 근무지를 따라 가족들과 여러 나라를 거쳐 파리로 오게 됐다. -클로드의 어머니인 프레실다 드 기유봉의 초상화 주문을 계기로 크리스토는 그녀의 집에 방문하게 되었고, 이로써 그들의 이야기는 시작됐다.

세상을 캔버스 삼아 창작 활동을 하는 크리스토와 쟌-클로드 부부의 작품들은 매번 사람들에게 큰 이목을 끌기 충분했다. 그들이 작품 활동을 하는 동안 가장 중요시 여긴 것은 바로 자유였다. 그렇기에 작품이 대중에게 공개가 되는 순간까지 드는 모든 비용은 후원 없이 이들 부부가 전적으로 책임져왔다. 이로써 그들은 원하는 데로 자유롭게 작품 활동을 할 수 있었다.

 

그들의 작품들은 사유지가 아닌 공공장소나 자연을 활용해 만들어졌기에, 매번 긴 시간의 협상 과정과 수억에서 수백억에 달하는 금액을 필요로 한다. 하지만 전시 기간 동안 이들 작품에는 따로 예약이나 전시 티켓 구매가 없어도 원하는 그 누구나 접근할 수 있다.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의 전시기간에 맞춰, 파리 소더비(Sotheby’s)에서 고인이 된 크리스토의 마지막 유작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24개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의 전시기간에 맞춰, 파리 소더비(Sotheby’s)에서 고인이 된 크리스토의 마지막 유작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24개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포장된 개선문의 전시 기간에 맞춰 파리 소더비(Sotheby’s Paris, 76, rue du Faubourg Saint-Honoré)에서 더 파이널 크리스토(The Final Christo)’ 전시가 진행됐다. 해당 전시에서는 포장된 개선문 작품의 제작 과정을 상세히 보여주는 24개의 작품들이 공개됐다.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의 전시기간에 맞춰, 파리 소더비(Sotheby’s)에서 고인이 된 크리스토의 마지막 유작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24개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포장된 개선문(L’Arc de Triomphe empaqueté)의 전시기간에 맞춰, 파리 소더비(Sotheby’s)에서 고인이 된 크리스토의 마지막 유작의 제작과정을 보여주는 24개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준비 기간만 약 60년이었을 정도로 크리스토가 공 들였던 이번 파리 포장된 개선문 프로젝트는 준비 기간 동안 남겨진 방대한 자료조차 작품으로써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클로드의 사망으로 이미 한 차례 전시 중단될 위기를 겪었던 해당 작품은 원래 2020년 가을에 공개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인하여 올해 가을이 되어서야 그 모습을 대중에게 드러낼 수 있었다.

▲크리스토의 유작, 파리 포장된 개선문이 위치한 파리 쁠라스 샤를드골
▲크리스토의 유작, 파리 포장된 개선문이 위치한 파리 쁠라스 샤를드골

크리스토는 평생소원이었던 파리 포장된 개선문의 완성된 모습을 미처 보지 못한 채, 20205월 자택에서 영면에 들었다. 자칫하면 그의 소원으로만 남을 수 있었던 그의 작품이 그의 프로젝트팀과 그의 조카인 블라디미르 자바체프로 인해 세상에 공개될 수 있었다.

레아 킴 통신원 grandbleuart@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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