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서를 만나러 가는 길
용서를 만나러 가는 길
  • 김민희
  • 승인 2021.10.11 11:3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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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뉴스투데이] 지은 죄나 잘못한 일에 대하여 꾸짖거나 벌하지 아니하고 덮어줌. 이것이 사전에서 명명하는 용서다. 과연 어떠한 잘못을 벌하거나 덮지 않는 것만으로 우리는 그것을 진정한 용서로 받아들일까?

살면서 용서받지 못해 괴롭거나 용서되지 않아 힘든 순간들은 누구나 겪는다. 간혹 자기 자신을 격하게 정당화해서, 잘못했지만 그 자체를 인지하지 못하고 용서받아야 할 이유조차 모르는 사람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정상적 범주의 사고가 있다면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고 나서 후회하고 용서받길 원하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생각한다. 진정한 용서란 죄에 대해 벌을 주는 것과는 별개로 우리 마음 안에서 이루어진다.

그냥 너그러운 마음이 들어 저절로 된다면 굳이 용서라는 말을 갖다 붙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의지를 갖고 진심으로 그것을 선택해야 비로소 그 진정한 의미에 가까워지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용서하는 법을 제대로 깨우치기란 의외로 쉽지가 않다.

영화 밀양에서 주인공은 자기 아들을 납치해서 살해한 범인을 신앙의 힘으로 가까스로 용서하기로 한다. 그를 찾아가 용서하려 했을 때, 그가 자신은 신께 용서받았다고 말한다. 힘겹게 슬픔과 고통을 딛고 용서하고자 하는 마음은 순간 무너져 내린다. 자신이 아직 용서하지 않았는데 이미 회개하고 용서받았다는 그의 말은 그녀를 분노하고 신마저 용서할 수 없는 지경에 다다르게 한다.

용서란 강한 의지로도, 용서받고자 하는 이의 깊은 반성으로도 쉽게 이루어질 수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선하거나 너그러운 마음보다는 용기가 필요한 때도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용기까지 내어야 하는 용서를 왜 꼭 해야 하는 거지? 그런 생각이 문득 든다. 누구를 위해서 그래야 하는지 혼란스러울 수도 있지 않은가. 그러나 누군가를 용서해 보았다면, 그것이 쉽지 않았다면 왜 그래야 하는지를 짐작할 수는 있다. 어떤 누구보다도 나 자신을 위해서라는 것을. 남을 용서하는 건 결국 나를 위로하게 된다.

나에게 새로운 삶을 누릴 기회를 주는 것이고, 치유하게 하는 것이다. 용서하는 법이라는 건 따로 없을지도 모르겠다. 내 상처를 잊고 내려놓는 과정이 곧 용서를 만나러 가는 길일지도.

그 길 위에서 나 자신에게도 관대함을 베풀어 본다면, 스스로를 용서하는 것에도 용기 내 볼 수 있지 않을까?

삽화/ 박상미
삽화/ 박상미

 

김민희 calnews@naver

배우 김민희

만 6세인 1982년 KBS 성탄특집극 《집으로 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배우의 길에 들어선 아역스타 출신이다. MBC베스트극장에서 다수의 주인공 역을 시작으로 SBS 대하드라마 《여인천하》, MBC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등을 통해 안방극장에서 꾸준히 활동해 왔다. 특히 1997년 MBC 일일연속극 《방울이》에서 주인공인 방울이 역을 맡아 많은 사랑을 받은 연기파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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