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정기선 사장 선임...3세 경영 본격화
현대중공업 정기선 사장 선임...3세 경영 본격화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10.12 15: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정몽준 이사장 장남 정기선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사진/뉴시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이자 현대가 3세인 정기선 부사장이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내정됐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12일 현대중공업이 책임경영체제 구축을 위해 당초보다 앞서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점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 정기선 부사장이 사장으로 승진한 점이다. 현대가 3세인 정기선 부사장의 승진으로 현대중공업의 3세 경영이 본격화될 조짐이다.

정기선 부사장 그룹 지주사 대표로 내정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날 인사에서 한국조선해양 가삼현 사장, 현대중공업 한영석 사장, 현대오일뱅크 강달호 사장, 현대두산인프라코어 손동연 사장 등 4명을 각각 부회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번 인사에 따라 앞으로 조선사업부문은 가삼현, 한영석 부회장이, 에너지사업부문은 강달호 부회장이, 건설기계 사업부문은 손동연 부회장이 선두에서 각 사업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이어 현대중공업지주 정기선 부사장, 현대중공업 안광헌 부사장, 현대글로벌서비스 이기동 부사장, 현대오일뱅크 주영민 부사장 등 4명을 각각 사장으로 승진, 발령했다.

이번 인사에서 현대중공업은 공동대표체제로 책임경영에 힘을 실었다. 조선사업 대표를 맡고 있는 이상균 사장과 한영석 부회장이 현대중공업 공동대표로 내정됐고 주영민 현대오일뱅크 사장과 강달호 부회장이 현대오일뱅크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또 건설기계부문 중간지주회사인 현대제뉴인 공동대표에 기존 조영철 사장과 손동연 부회장이 내정됐고 조영철 사장과 오승현 부사장이 현대두산인프라코어 공동대표로 내정됐다. 현대건설기계 대표이사에는 최철곤 부사장이 내정됐다.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정기선 부사장을 그룹 지주사인 현대중공업지주와 조선 부문 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 대표이사로 내정한 점이다. 정기선 부사장은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장남으로 현대가 3세다. 정기선 부사장의 승진으로 현대중공업은 3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양상이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지난 8월 16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 변중석 여사의 14주기 제사가 치러지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 정 명예회장 생전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기선 현대중공업 부사장이 지난 8월 16일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고 변중석 여사의 14주기 제사가 치러지는 서울 종로구 청운동 정 명예회장 생전 자택으로 들어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탈법적 승계‧사익편취 경영방식 구설수

3세 경영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현대중공업 노조가 사익편취 경영방식과 탈법적 승계를 주장해 논란이 된 바 있다.

지난 3월 전국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015년부터 조선산업 경기 하락이라는 위기 상황을 활용해 대대적 구조조정을 단행하면서 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의 지배력을 늘려나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현대중공업이 2017년 인적 분할 과정에서 경영의 효율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내세웠지만 결과적으로 대주주인 정몽준 이사장의 지분이 10.15%에서 25.8%로 늘어났다며 정기선 부사장의 지분(6.1%)을 합쳐 이들은 지난 3년간 현금배당만 2800억원을 챙겼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조는 지난해에는 현대중공업지주의 매출이 전년 대비 29% 감소하고 영업손실이 5971억원을 기록하는 등 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에서도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부사장의 고액 현금배당은 유지됐다고 비난했다.

또 현대중공업에서 현대오일뱅크를 인수할 당시 회사 경영이 어려울 때를 대비한 투자라고 했지만 막상 회사 경영이 어려워지니 2조원 가량의 부채 이자도 제대로 환수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주사에 편입시켜 현대중공업의 경영을 더욱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어 노조는 현대글로벌서비스에 대해 경영 승계와 관련해 의혹을 제기했다. 현대글로벌서비스는 정기선 대표가 맡아 10%대의 높은 영업 이익률을 유지하는 알짜 회사다. 문제는 올 2월 현대글로벌서비스의 지분 38%가 미국계 사모펀스회사 KKR에 매각되는 과정에서 지분을 산 펀드사 실체가 베일에 가려져 있고 수익성이 높은 알짜 주식을 아무도 모르는 사모펀드에게 판 것은 현재 진행 중인 경영권 승계와 관련있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기업분할은 경영효율화와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진행됐고 물적분할은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통해 현대중공업의 역량과 가치를 올리기 위함이라는 입장이다. 

한편, 이같은 논란 외에도 현대중공업은 올 한해에만 노동자 사망 등 중대재해가 5건이 발생해 내년 1월 27일부터 시행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과 관련해 가장 먼저 처벌이 예상되는 기업 중 하나라는 불명예를 안고 있기도 하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