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전두환 발언’ 일파만파, 리스크 최고조 올라
윤석열 ‘전두환 발언’ 일파만파, 리스크 최고조 올라
  • 이주현 기자
  • 승인 2021.10.20 09: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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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두환도 정치 잘했다는 분들이 있다”
당내에서도 이번 발언에 대한 비판 여론 커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가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고 말해 논란이 불거졌다. 전두환씨에 대한 후한 점수를 줬다는 것은 호남과 2030세대에 대한 분노를 사기에 충분한 발언이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이번 발언은 용납을 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아마도 윤 후보가 정치인생 최대의 위기를 맞이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편집자주>

1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소재한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19일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경선 후보가 경남 창원시 의창구에 소재한 경남도당에서 열린 '경남 선대위 임명장 수여식'에 참석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정치권에서 평가를 하지 말아야 할 사람이 한 사람 있다. 그것은 바로 ‘전두환’씨이다. 이미 대법원에서 쿠데타로 사형선고까지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대통령 예우가 박탈된 인물이기도 하다. 영남권에서도 전씨에 대한 평가는 냉혹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후한 점수를 주면서도 전씨에 대한 비판은 가혹하다. 그런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전씨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하면서 정치적 위기에 봉착했다.

쿠데타와 5.18만 빼면

윤 후보는 19일 부산 해운대구 해운대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하는 자리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쿠데타와 5·18만 빼면 그야말로 정치를 잘했다는 분들도 있다”고 발언했다. 윤 후보는 특히 “호남 사람들 중에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꽤 있다”며 “이 분(전두환)은 군에서 조직 관리를 해봤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면서 전씨가 사람 기용을 잘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이는 전씨가 금융실명제를 시도했던 김재익 당시 경제수석비서관을 언급한 것이다. 윤 후보는 “최고의 전문가들을 뽑아서 적재적소에 두고 전 시스템 관리 하면서 대통령으로서 국민과 소통하고 어젠다만 챙기겠다”고 이야기했다. 자신이 불과 얼마 전까지 검찰총장을 했기 때문에 정치적 식견이 부족하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인사 배치를 잘해서 국정운영을 잘하겠다는 뜻으로 발언한 것으로 읽혀진다.

하지만 전씨에 대해 후한 평가를 하면서 그에 따른 후폭풍이 거세지고 있다. 당장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갈수록 태산”이라면서 광주 영령과 호남인 능멸에 대해 당장 석고대죄하라고 촉구했다. 정의당 역시 어떻게 전두환 찬양을 하면서 호남 민심을 들먹일 수 있냐고 비난했다.

윤 후보는 발언 취지가 왜곡됐다고 억울한 입장이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홍준표 대선 경선 후보는 “윤석열 후보가 아무 말 대잔치 한 게 어제오늘 이야깁니까. 매일 망언을 하면서, 그걸 대변인이 나와서 또 해석을 새로 하고”라고 비판했고, 유승민, 원희룡 후보들도 헌법 정신을 망각한 발언이라고 따졌다.

1일 1구설수, 하지만 이번은 달라

윤 후보가 1일 1구설수라는 별칭을 갖고 있듯이 매일 구설수에 오르는 발언을 해왔다. 하지만 이번 전씨 발언은 그 성격이 완전히 다른 발언이다.

정치권에서 전씨를 옹호하는 발언을 내놓는 것은 사실상 정치적 사형선고를 받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12.12 쿠데타와 5.18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체육관 선거를 통해 선출된 대통령이라는 오명이 5공화국 내내 흘렀었고, 지금도 흐르고 있다.

민주주의를 추구해야 하는 정치권에서 전씨를 옹호한다는 것은 사실상 민주주의를 부정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역대 어떤 발언보다도 위기에 봉착하는 발언이 바로 이번 발언이다.

호남과 2030세대는

특히 전씨를 옹호하면서 ‘호남 사람들도 생각한다’고 발언한 것이 가장 큰 패착이다. 마치 호남사람들이 전씨를 용서한 것처럼 비쳐지기 때문이다. 당장 5월 단체에서는 윤 후보가 대선 후보에서 사퇴를 해야 한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이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지난 5월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4개월 동안 호남에서 약 1만명이 새로 입당을 했다. 국민의힘 경선이 당원투표 50:여론조사 50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에서 호남 민심이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변수는 2030세대이다. 이준석 대표 취임 이후 젊은 층의 당원 가입이 상당히 늘어났다. 그런 점을 살펴보면 이번 전씨 옹호 발언은 2030세대 당원들의 등을 돌리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윤 후보는 “그분이 집권 7년 동안 잘못한 것 많고 정치를 전반적으로 다 잘했다는 게 아니다”라며 “권한의 위임이라는 측면에서 배울 점이 있다는 게 그 후 대통령들이나 전문가들이 다 하는 얘기이며 호남분들 중에도 있다”고 해명했다.

이주현 기자 leejh@koreanews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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