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 10주년 특별기획】 미닝아웃의 세대
【창간 10주년 특별기획】 미닝아웃의 세대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10.24 11:5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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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세대 트렌드 읽기②] MZ세대의 SNS

MZ세대는 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한 밀레니얼 세대와 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Z세대를 통칭하는 말이다. 세대층을 나눈 이후, 가장 범위가 크기도 해 일각에선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를 함께 묶는 것은 억측이라는 주장도 있다. 그러나 기업이나 정치인은 MZ세대를 공략하고, MZ세대가 트렌드를 이끌어나가는 것이 사실이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하고, 최신 트렌드와 남과 다른 이색적인 경험을 추구하는 MZ세대를 다양한 각도로 바라본다. <편집자주>

자기 표현에 능숙하고 인터넷 환경이 자연스러운 MZ세대는 SNS를 통해 사회, 경제, 정치적 신념을 표현한다. (사진/뉴시스)
자기 표현에 능숙하고 인터넷 환경이 자연스러운 MZ세대는 SNS를 통해 사회, 경제, 정치적 신념을 표현한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는 인생의 낭비다.’ 영국의 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감독이었던 알렉스 퍼거슨의 ‘명언’으로 인터넷 상에서 유명한 말이다. 사실 퍼거슨 감독은 “SNS가 인생의 낭비”라고 말하진 않았다. 2011년 당시 소속 선수였던 웨인 루니가 트위터에서 한 팔로워와 논쟁을 벌인 것에 대한 기자회견을 할 때, “인생에서 SNS가 없어도 할 수 있는 게 백만 가지가 된다. 차라리 도서관에 가서 책 한 권을 읽어라. 진지하게 말하는데 그거(SNS)는 시간 낭비이다”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유명인이 SNS를 통해 지극히 사적인 사진을 올려 비난을 받거나, SNS를 통해 한 발언이 논란의 중심에 섰을 때 등 ‘SNS를 안하는 게 낫다’는 뜻으로 종종 쓰인다. 하지만 이런 말도 요즘 세대에겐 통하지 않는다.

◆ 선한 영향력 전파 

MZ세대의 자기표현의 가장 대표적인 공간이 바로 SNS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 매체 연구 결과 Z세대 중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SNS를 이용하는 비율은 평일 23.6%, 주말 31.2%로 나타났다. Z세대 4명 중 1명이 소위 ‘SNS 헤비 유저’로, Z세대에게 SNS는 일상 그 자체라고 할 수 있는 것. 결과에 따르면 특히 Z세대는 SNS를 ①정보 탐색 ②순간 공유 ③메신저로 활용하고 있다.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틱톡, 스냅 등으로 추려지는 SNS를 통해 MZ세대는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내고 선한 영향력을 확산 중이다. 놀기도 좋아하고, 자기 계발에도 소홀하지 않는 MZ세대는 소셜미디어를 자기 계발과 자기 관리의 플랫폼으로 이용 중이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몇 년 전부터 유행처럼 번지는 ‘챌린지’다.

마포구에 사는 31세 이지수 씨는 9년 째 반려동물과 함께 살고 있다. 그는 얼마 전 인스타그램을 통해 지인으로부터 추천 받아 11번가에서 했던 ‘희망가득챌린지’에 동참했다. 반려동물 사진을 게시물 피드에 올리고 #사지않습니다 #입양합니다 #희망가득챌린지 등의 해시태그로 반려동물을 바라보는 자신의 시선을 표현했다. 릴레이로 이뤄지는 챌린지 형식으로 이지수 씨는 그녀의 친구를 다시 태그해 챌린지 동참을 유도했다. 그의 친구 박성미 씨는 반려동물을 키우지 않지만 챌린지에 동참하며 입양하는 반려동물에 관심을 가지게 돼 현재는 유기견 입양을 준비 중이다.

◆ 챌린지를 통한 자기표현

성동구에 사는 27세 이호영 씨는 환경보호에 관심이 많다. SNS를 중심으로 ‘에코백 챌린지’, ‘텀블러 챌린지’ 등 다양한 리사이클 챌린지에 참여하는 것이 그의 취미다. 집 근처 시장이나 카페에 가서도 플라스틱이나 재활용 통에 담지 않고 집에서 그릇을 가져가 담아오고 그것을 SNS에 올린다. 주말이면 등산하며 산에 흩어져있는 쓰레기를 줍고 SNS에 올리기도 한다. 그는 SNS에 관심 태그를 #환경 #에코 #리사이클 #친환경 #용기내 #리필스테이션 등으로 정하고 주기적으로 알람을 받는다. 한 번도 본적은 없지만 그와 관심사가 비슷한 인스타그램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챌린지는 자신의 신념과 맞는 행동을 SNS를 통해 릴레이처럼 표현하는 방식이다. 과거 유명 연예인들만의 특권처럼 시작된 챌린지는 이제 사회적 지위나 나이, 성별에 상관없이 저마다 활발하게 표출중이다.

선한 영향력을 나누기 위한 캠페인형 챌린지, 단순 놀이 문화 챌린지부터 최근 '일상력 챌린지'까지 등장하며 MZ세대의 챌린지 활용법이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 일상력 챌린지 중에서는 코로나 19사태의 장기화로 자기개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며 아침마다 2~3시간씩 자기 개발에 힘쓰는 챌린지인 ‘미라클 모닝’ 챌린지가 인기이다.

기업들도 MZ세대 공략을 위해 챌린지를 활용 중이다. 현대자동차는 BTS와함께 ‘탄소중립’챌린지를 진행 중이고, LG전자는 메타버스에서 ‘LG 컴 홈 챌린지’ 기부 캠페인을 펼친다. 풀무원은 ‘세끼 챌린지’로 소비자들의 식물선 식단 실천을 돕는다. 지난여름 네스카페는 아이스커피로 즐기는 순간을 사진으로 담아 필수 해시태그와 함께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업로드하는 ‘아이스커피 챌린지’를 진행했고, 삼양식품도 비슷한 방식으로 삼양비빔면 잴린지를 했다.

자기 표현에 능숙하고 인터넷 환경이 자연스러운 MZ세대는 SNS를 통해 사회, 경제, 정치적 신념을 표현한다. (사진/뉴시스)
자기 표현에 능숙하고 인터넷 환경이 자연스러운 MZ세대는 SNS를 통해 사회, 경제, 정치적 신념을 표현한다. (사진/뉴시스)

◆ 신념과 소비를 잇다

이처럼 챌린지를 단순히 가치 표현이나 자기개발에서 멈추지 않고 소비 행위로 확장시키는 것을 뜻하는 ‘미닝아웃’은 MZ세대의 떠오르는 새로운 키워드다. 의미, 신념을 뜻하는 이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에서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말이다. 남들에게 함부로 드러내지 않았던 자신의 의미나 취향 또는 정치적‧사회적 신념 등을 소비행위를 통해 적극적으로 표출하는 현상이다.

미닝아웃은 SNS의 해시태그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자신의 신념을 공유하고 관심사를 이끌어낸다. 옷이나 가방 등에 메시지가 담긴 문구나 문양을 넣는 ‘슬로건 패션(slogan fashion)’ 제품, 환경보호를 위해 ‘업사이클링(up-cycling)’ 제품이나 페이크 퍼(fake fur)라고 불리는 인조 모피 제품을 구매하고, 이러한 내용을 SNS를 통해 공유하는 것으로써 자신의 신념을 나타낸다.

MZ세대는 SNS를 단순히 주변 소식은 물론이나 메신저로 이용할 뿐만 아니라 이슈, 유머, 관심사, 제품 정보 등 모든 정보를 탐색하며, 지금 순간을 즉각적으로 표출하면서, 타인과 대화를 실시간으로 나누거나 이어 나가는 용도로 이용하고 있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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