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품 부당지원한 하림, 과징금 48억8800만원 '철퇴'
올품 부당지원한 하림, 과징금 48억8800만원 '철퇴'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10.27 16:3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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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품은 김홍국 회장 장남이 100% 지분 보유한 완전자회사
8개 계열사 이용해 고가 매입‧통행세‧주식 저가 매각 지원
지원받은 금액 총 70억원...승계 자금 마련, 그룹 지배권 강화
공정위가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김홍국 회장의 장남이 100% 지분을 보유한 올품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부당지원을 한 행위를 적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뉴시스)
공정위가 하림그룹 계열사들이 김홍국 회장의 장남이 100% 지분을 보유한 올품에 일감을 몰아주는 등 부당지원을 한 행위를 적발하고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하림 계열사들이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부당 이익을 제공한 혐의로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48억8800만원이 부과됐다. 부당 지원에 동참한 계열사는 팜스코, 선진, 제일사료, 하림지주,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 등 8개사다.

27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하림은 2010년 8월경부터 그룹 차원에서 경영권 승계방안으로 김홍국 회장이 장남 김준영씨에게 법인을 증여하는 방안을 검토했다.

이에 이듬해 하림은 지주회사 체제 전환과정에서 한국썸벧판매(현 올품)와 한국썸벧(현 한국인베스트먼트)을 지주회사 체제 밖에 존치시키는 방법으로 이들 회사들을 기업집단 지배구조의 정점에 올려놨다.

이후 김홍국 회장은 2012년 한국썸벧판매 지분 100%를 장남 김준영씨에게 증여해 김준영씨는 제일홀딩스(현 하림지주)의 최대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한국썸벧판매가 그룹 경영권 승계의 핵심회사가 됨에 따라 하림그룹에서는 한국썸벧판매에 대한 지원을 통해 상속재원을 마련하고 그룹 경영권을 유지·강화하려는 유인구조가 형성됐다.

이후 하림그룹 계열회사들은 그룹과 김홍국 회장의 개입 아래 동물 약품 고가 매입과 통행세 거래, 주식 저가 매각 등의 방법으로 올품에게 과다한 이익을 제공했다. 

먼저 팜스코, 팜스코바이오인티, 포크랜드, 선진한마을, 대성축산 등 5개사는 국내 최대 양돈용 동물약품 수요자인 계열 양돈농장들로 동물약품 구매방식을 종전 계열농장 각자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서만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2012년 1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올품으로부터 동물약품을 높은 가격으로 구매하는 방법으로 이익을 제공했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하림그룹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정위는 하림 소속 계열회사들이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올품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8억8800만 원을 부과했다. (사진/뉴시스)
육성권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2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하림그룹의 부당지원행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공정위는 하림 소속 계열회사들이 올품을 부당하게 지원하고, 올품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48억8800만 원을 부과했다. (사진/뉴시스)

이어 선진, 제일사료, ㈜팜스코 등 계열 사료회사 3개사는 기능성 사료첨가제 구매방식을 종전의 각사별 구매에서 올품을 통해 통합구매하는 것으로 변경했다. 이로 인해 2012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사실상 아무런 역할이 없는 올품은 구매대금의 약 3%를 중간마진으로 챙겼다. 이른바 통행세다.

또 제일홀딩스(주)(2018년 7월 하림지주로 사명 변경, 이하 제일홀딩스)는 2013년 1월 보유하고 있던 구 올품 주식 100%를 한국썸벧판매에 낮은 가격으로 매각했다.

이같은 계열사들의 밀어주기로 올품이 지원받은 금액은 동물 약품 고가 매입서 32억원, 통행세 거래서 11억원, 주식 저가 매각으로 27억원 등 총 70억원에 달한다. 

특히 올품은 계열사들로 받은 지원으로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강화된 협상력을 기반으로 핵심 대리점별로 한국썸벧(주) 제품(올품 자회사 생산 제품) 판매목표를 설정하고 목표 달성을 조건으로 내부시장에 대한 높은 판매마진을 보장해주는 리베이트를 사용, 자사 제품의 외부시장 매출을 키웠다.

공정위는 이를 두고 경쟁 제조사 제품의 대리점 유통을 어렵게 하고 대리점들이 올품 제품만 거래하도록 유인하는 봉쇄효과를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즉, 부당 지원 행위가 한국썸벧의 주력 제품인 항균항생제 시장으로까지 전이되는 결과를 발생시켰다는 것.

한편 하림그룹은 지난해 기준 자산총액 12조478억원을 보유한 국내 27위의 대기업집단으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하림그룹이 2016년에 대기업집단으로 포함되면서 편법증여, 승계, 위탁농가 생계 대금(생닭 가격)과 관련해 집중 조사를 받았다. 

하림그룹에 대한 공정위의 집중포화가 이어지자 지난 2018년 김홍국 회장은 하림식품 대표이사직에 물러났다. 김 회장이 공정위의 조사에 부담을 느껴 사임한 것이라는 추측이 난무했지만 당시 하림그룹은 공정위의 조사와는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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