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쓸수는 없고...” 다회용 컵‧배달용기 친환경 바람분다
“안 쓸수는 없고...” 다회용 컵‧배달용기 친환경 바람분다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11.09 15:02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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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회용 컵과 배달용기 사용 매장 늘어날 추세
수거 위생 등 재사용 위한 관리감독 강화해야

코로나 바이러스 발생 이후 사회적 거리두기가 일상화되고 비대면이 활성화되면서 배달(포장) 음식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 간편하게 주문하고 편하게 집에서 맛집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장점 때문에 배달 음식 시장의 성장세는 꾸준할 전망이다. 문제는 배달이 늘면서 음식을 담는 1회용 배달용기 사용도 크게 늘었다는 점이다. 팬데믹, 기후위기 등으로 전 세계적으로 친환경 바람이 부는 가운데 음식을 주문하면 오는 여러개의 배달용기를 볼 때마다 배달을 시켜야 할지 고민될 때가 있다. 업계에서도 배달용기 사용을 줄이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이런 고민의 해결책으로 다회용 포장용기가 방안으로 떠오르는 모양새다. <편집자주>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페트병 등 플라스틱 재활용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코로나19 장기화로 일회용품 사용이 증가하고 있는 지난 24일 경기도 수원시자원순환센터에 페트병 등 플라스틱 재활용 폐기물이 가득 쌓여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최근 커피프랜차이즈에서 일회용 컵을 줄이기 위해 다회용 컵 사용을 본격화했고 강남구 일대 음식점에서는 음식을 배달하거나 포장 판매할 때 소비자가 원하면 1회용기가 아닌 다회용기를 사용할 수 있게 된다.

스타벅스 업계 최초 다회용 컵 도입

지난 4월 스타벅스코리아는 2025년까지 국내 모든 스타벅스 매장에서 1회용 컵을 없앤다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에 들어갔다.

첫 시도는 제주도에서 시작됐다. 지난 6월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환경부와 제주특별자치도, 한국공항공사, SK텔레콤, CJ대한통운, 행복커넥트 등 7개 민관 기관이 함께 ‘1회용 컵 없는 청정 제주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식을 가졌다.

이에 제주도 4개 매장에서 시범 운영을 시작했고 지난 10월 기준 제주 23개 매장은 모두 다회용컵을 사용해 포장이 가능해졌다. 제주 전 매장에서 다회용컵 사용할 경우 일회용컵 감축 효과는 연간 약 500만개로 예상된다.

제주를 시작으로 지난 6일부터는 서울 시청인근 무교동점 등 12개 매장에서 일회용컵 없는 매장을 시범적으로 운영하기 시작했다.

다회용컵을 사용하려면 컵 보증금 1000원을 같이 결제하고 음료를 마신 뒤 컵을 세척대에서 헹궈 반납기에 반납을 하면 된다. 컵 보증금은 현금이나 스타벅스 카드 잔액, 포인트 등으로 돌려받는다.

강남구 일대 음식점서 다회용 포장용기 사용

다회용 컵 뿐만 아니라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도 시범 운영이 시작됐다. 9일 환경부는 서울시와 서울시자치구청장협의회, 한국프랜차이즈산업협회 등과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활성화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시범사업에는 강남구 일대 음식점 60여 곳이 참여했다. 포장을 하거나 배달 애플리케이션 요기요를 이용할 경우 다회용 포장용기를 선택할 수 있다. 음식 주문 때 다회용기를 선택하면 스테인리스 다회용기에 음식을 담아 받을 수 있다.

다회용 포장용기 사용료는 컵과 마찬가지로 1000원으로 책정됐다. 소비자가 음식을 먹은 뒤 스마트폰을 이용해 다회용 가방에 부착된 QR코드를 찍으면 전문 세척업체가 회수해 세척과 살균소독을 거쳐 다시 음식점에 가져다 준다.

환경부 등은 이번 다회용 포장용기 시범사업을 내년 1월까지 시범사업 지역 내 100곳 이상 음식점이 참여하도록 확대하고 이후 강남구 외 다른 자치구까지 확산시킨다는 계획이다.

지난 6일부터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제주에 이어 서울 지역에서도 일회용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6일부터 스타벅스커피 코리아는 제주에 이어 서울 지역에서도 일회용컵 없는 매장 시범 운영을 시작했다. (사진/뉴시스)

반환 시스템 활성화와 위생 등 불편 우려 목소리

이처럼 정부가 나서 다회용 포장용기 사용을 권장하는데는 이유가 있다. 환경부에 따르면 2019년 대비 지난해 음식 배달은 78%나 폭증했다. 늘어난 배달 음식으로 인해 음식을 담는 플라스틱 폐기물은 19%, 발포수지류도 14%로 각각 크게 증가했다.

늘어난 폐플라스틱은 환경을 위협한다.환경을 위해 정부와 업체들이 손잡고 다회용기 사용을 보편화 시키려는 의도는 높게 평가받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회용 배달용기 사용 확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는 나왔다.

먼저, 스타벅스의 다회용 컵을 사용한 소비자들은 직접 컵을 씻어야 하는 번거로움과 반납기가 한번에 한 개의 컵만 반납을 받고 있어 여러개의 컵을 반납하거나 줄이 길 경우 컵 반납을 위해 오래 기다려야 한다는 불편함을 지적했다.

또, 세척 전문 기관에서 외관 상태 확인-애벌세척-소독-고압자동세척-물기제거 및 자연건조 -자외선(UV) 살균건조 등 7단계를 거쳐 재사용된다는 고지에도 매장 외에서 사용돼 반납되는 일부 컵들의 위생이 걱정된다는 우려도 나왔다.

다회용 배달용기의 경우 아직 시범 운영도 시작되지 않아 구체적인 사례는 없지만 비슷한 불편과 불만이 예상된다.

관리감독 등 보완 대책 마련 시급

이에 다회성 컵과 배달 용기의 사용을 권장하는 것만큼 이를 관리하고 재사용이 잘 되고 있는지 감시하는 역할이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물론 관련 입법 추진도 진행 중에는 있다. 환경부는 현재 음식 배달·포장 시 1회용품(수저·포크 등) 무상제공을 제한하는 내용의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올해 안으로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계획이다. 

또, 내년부터 음식점과 장례식장, 영화관 등에 다회용기 구매·세척 비용 등 지원하거나 다회용기 세척장 구축 등 다회용기 사용 지원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1회용품 사용을 막고 다회용기 사용을 권장하는 것보다 다회용기가 잘 세척돼 재사용이 잘 되는지 여부가 이번 사업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보여 이를 관리‧감독하는 시스템의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거세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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