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H공사 김헌동 사장 임명...서울시의회 반발 예상
SH공사 김헌동 사장 임명...서울시의회 반발 예상
  • 조수진 기자
  • 승인 2021.11.15 16:1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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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의회 인사 부적격에도 오세훈 시장 임명 강행
분양 원가 공개, 반값 아파트 등 추진 예고 반발 예상
지난 10일 당시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1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0일 당시 김헌동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 후보자가 1서울 중구 서울시의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시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뉴스투데이] 서울시가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으로 김헌동(66)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임명을 강행했다. 하지만 김헌동 사장의 임명을 두고 시의회가 임명 전부터 반대 의사를 이어오고 있어 후폭풍이 예상된다.

김헌동 사장 취임식 “주택 가격 안정화에 집중”

15일 서울시가 김헌동 SH 사장 임명을 단행했다. 서울시는 김 사장 임명과 관련해 “경실련에서 20여년 동안 부동산 안정 및 부동산 가격 거품빼기를 필생의 과업으로 삼아 현장에서부터 실천적 해법을 모색해 온 주택정책분야 전문가”라고 평가했다.

김 사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개포동 SH공사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정부는 수요 중심의 부동산 정책을 공급 중심으로 전환하고 역대 최대 규모 물량을 공급하겠다고 하나, 정책의 실효성과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의심의 눈초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10년 동안 500만 채의 주택이 추가 공급됐으나 유주택자 증가는 불과 100만 명 늘어난 것으로 알고 있다. 원인은 집을 가진 사람들이 계속 집을 사들였고, 정부의 주택정책이 무주택자가 아닌 다주택자에게 혜택을 제공해왔기 때문”이라며 “단순히 공급 확대만으로는 주택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될 수 없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사장은 서울의 도시경쟁력 제고와 서울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SH공사의 역할을 재정립하고 ▲반부패 청렴의 생활화 ▲좋은 집을 많이 공급해 집값 안정과 주거 불안 해소 ▲SH공사의 중장기 재정 혁신 ▲품질혁신과 안전관리 ▲투명한 경영과 열린 경영 등을 약속했다.

특히 김 사장은 서울시 역점사업인 ‘장기전세주택’과 ‘건물만 분양하는 정책’ 등에 힘을 모아 많은 무주택 시민들에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SH공사가 역할을 수행하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3월 김헌동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은 'SH공사 2011년 이후 택지매각 현황 실태분석 발표'기자회견에서 SH공사에 대해 땅 장사를 중단하고 공공주택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지난 3월 김헌동 당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은 'SH공사 2011년 이후 택지매각 현황 실태분석 발표'기자회견에서 SH공사에 대해 땅 장사를 중단하고 공공주택을 늘릴 것을 촉구했다. (사진/뉴시스)

김헌동 사장 과거 발언 보니

야심찬 포부와 함께 돛을 올린 김 사장은 쌍용건설과 벤처기업 한국건설정보시스템을 거쳐 2000년부터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에서 국책사업감시단장, 아파트값거품빼기운동본부 본부장,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 등을 맡아 왔다. 

김 사장은 경실련 시절 분양원가 공개를 놓고 SH공사와 현재까지 소송을 벌이고 있다. 지난 2019년 4월 경실련은 SH에 마곡지구의 분양원가 세부 내용에 대한 정보 공개를 청구한 바 있다.

SH공사가 이를 거부하자 경실련은 법원에 소송을 냈고 일부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러나 SH공사가 분양원가 세부 내용 공개는 건설업체의 영업비밀이라는 이유로 불복하자 현재 2심이 진행 중에 있다.

분양 원가 공개 외에도 김 사장은  분양가 상한제 시행, 공시지가 인상 등을 주장,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부동산 정책을 신랄하게 비판해 온 인물이다. 

서울시의회 반대에도 임명 반발 예상

문제는 서울시의회가 부적격으로 판단한 김 사장의 임명이 강행됐다는 점이다. 서울시장은 인사청문회 결과와 상관없이 SH공사 사장 임명이 가능하다. 

김 사장은 지난 10일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지난 10년간 SH공사가 시공한 아파트 분양원가를 인터넷 등 열린 공간에서 상시 공개하고 공공이 부지를 소유하고 건물만 분양하는 반값 아파트를 이르면 내년 초부터 시행하겠다고 말했다.

이에 서울시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는 "김 후보자가 분양원가공개, 분양가상한제, 토지임대부주택, 공급확대 등 주택정책을 주장하지만 정책 부작용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명확히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민단체 활동 시 주장만 있을 뿐 부정적 영향에 대한 개선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점에 비춰 공사 경영과 정책을 맡길 수 없다”면서 인사 부적격 판정을 내렸다. 

김 사장의 임기는 오늘부터 3년이다. 하지만 서울시의회가 이미 부적격 판정을 내린 김 사장에 대해 거센 반발을 할 것으로 보여 한동안 시끄러울 전망이다. 

조수진 기자 hbss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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