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층간소음 경찰 부실대응...논현서장 직위해제
인천 층간소음 경찰 부실대응...논현서장 직위해제
  • 정한별 기자
  • 승인 2021.11.23 14: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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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가 흉기 휘두르는데 순경이 현장 벗어나
이전 여러 차례 신고 있었지만 적극 조치 없었다
경찰 부실대응 논란에 인천 논현서장 직위 해제

[한국뉴스투데이] 층간소음 문제로 갈등을 빚은 이웃끼리 흉기를 휘두른 사건이 발생한 가운데 여러 차례 신고에도 유의미한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가해자가 흉기를 휘두르는 상황에서 현장을 이탈하는 등 경찰의 부실대응에 논란이 일면서 인천 논현서장이 직위 해제됐다.

지난 15일 오후 4시 50쯤 인천 남동구 한 빌라에서 A씨는 평소 층간소음으로 갈등을 빚던 아래층 이웃을 찾아가 난동을 부렸다. 이에 신고를 받은 경찰이 출동했지만 추후 경찰에 출석하라는 통보만 한 뒤 별다른 조치 없이 돌아갔다.

A씨는 경찰이 돌아간 후에도 다시 아래층으로 내려와 문을 발로 차고 욕설하는 등 위협을 계속했다. 다시 신고를 받고 두명의 경찰관이 출동해 A씨를 집으로 돌려보냈다.

그때 A씨가 위층에서 흉기를 가지고 내려와 아래층 이웃에게 휘둘렀고 경찰관은 이를 목격하고도 지원요청 등을 이유로 상황을 벗어나 1층으로 내려갔다.

그 사이 A씨가 휘두른 흉기에 아래층 주민의 목이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남편과 딸이 A씨를 막아서는 동안 두 경찰관은 공동현관문이 닫혀 1층에서 시간을 허비했다. 이후 경찰관들이 A씨를 체포했지만 아내는 이미 중상을 입었고 지난 20일 뇌사 소견을 받았다. 

앞서 피해 가족들은 지난 9월부터 약 두 달간 층간소음으로 A씨와 갈등을 겪었다. 피해가족은 A씨에게 주의를 부탁하곤 했지만, A씨는 피해 가족을 밀치고 죽여버리고 싶다고 말하는 등 지속적인 위협을 가해왔다. 

이 사건으로 경찰의 부실대응이 논란이 되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해당 경찰서의 엄중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글이 올라와 23일 현재 기준 청원 동의 23만 명을 넘어 청와대의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

논란이 커지자 경찰청은 위험에 처한 국민들을 지켜드리지 못한 이번 인천 논현 경찰서 사건에 대해 피해자와 가족, 국민 여러분께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21일 인천 논현 경찰서장을 직위해제했다. 현재 대기발령 중에 있는 해당 경찰관 2명에 대해서는 감찰 결과가 나오는 대로 엄중하게 조치하겠다고도 덧붙였다.

한편, 출동한 경찰관 중 한명이 여성으로 사건 당시 지원요청 등을 이유로 현장을 이탈한 것이 문제가 돼 여경은 무용하다는 식의 비난이 일기도 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성별을 둘러싼 논란을 의식한 듯 이것은 남경과 여경의 문제가 아니라 현장에 출동한 경찰의 기본자세와 관련한 사안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다시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육·훈련을 강화하고 시스템을 정비하라고 지시하기도 했다.

경찰청이 실시하는 교육 가운데 출동 시 현장에서 필요한 체포술·호신술·사격술·테이저건 사용법 등을 교육하는 물리력 대응 훈련이 있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인해 최근 온라인으로만 진행됐다고 알려졌다.

정한별 기자 hanbyeol.oab@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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