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의 진화, 세컨슈머‧리셀테크
중고거래의 진화, 세컨슈머‧리셀테크
  • 이지혜 기자
  • 승인 2021.12.12 12:3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YOLO’는 옛말, 가치 소비 좇는 ‘세컨슈머’ 대세
리셀테크 시장 진입 위해 진화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한국뉴스투데이] 친환경 소비를 추구하는 문화가 확산함에 따라 당장의 편리함을 추구하기보다는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한 대안을 찾는 이들이 많다. 중고거래를 통해 경제적 이윤을 추구하면서도 의미 있는 물건을 확보하는 ‘세컨슈머’, 희소성을 지닌 한정판 상품을 높은 가격에 재판매하는 ‘리셀테크’ 등 가치 소비 활동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국내 리셀테크 시장은 MZ세대를 주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한정판 운동화 리셀은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사진/뉴시스)
국내 리셀테크 시장은 MZ세대를 주축으로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한정판 운동화 리셀은 젊은 세대에게 새로운 재테크 수단으로도 각광받고 있다.(사진/뉴시스)

◆‘YOLO’는 옛말, 가치 소비 좇는 ‘세컨슈머’ 대세
최근 가장 뜨거운 소비 패턴을 함축적으로 설명하는 ‘세컨슈머’는 ‘세컨드(Second)’와 ‘컨슈머(Consumer)’를 합친 단어다. 당장의 편리함보다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소비를 하는 소비자들을 의미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값 폭등, 높은 실업률 등 장기불황의 직격타를 맞은 젊은 세대가 불과 몇 년 전까지 유행하던 ‘YOLO’, ‘힐링’과 같은 키워드에서 벗어나 불확실한 미래를 위해 절약하고 투자하고자 하는 추세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한다.

사회 변화에 따른 소비자 심리의 변화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본인의 미래에 간접적으로라도 이득이 되는 소비를 실천하게 한 것이다.

세컨슈머의 주된 활동은 중고 거래다. 단, 이들의 중고 거래는 다른 사람이 사용해 오래된 물건을 거래하는 것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중고지만 새것처럼 깨끗하고 하자 없는 상품, 이른바 ‘N차 신상’이라 부르는 거래를 좋아한다.

이처럼 환경적 가치 추구와 함께 경제적 이득도 살피는 합리적인 소비 패턴이 주류로 자리함에 따라 관련 시장도 급성장하고 있다.

◆부담 없는 소비와 용돈 벌이, 중고 거래 활성화
지난해 기준 국내 중고거래 시장 규모는 약 20조 원으로 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헬로마켓 등 회원 수 500만 명 이상을 확보한 플랫폼이 4개나 된다.

여기에 GS리테일, 롯데, 신세계 등 대기업이 지분을 투자하거나 직접 플랫폼을 만들어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중고거래 시장에서 가장 ‘큰손’은 단연 당근마켓이다. 당근마켓은 최근 3년간 연평균 3배 이상으로 급격히 성장했다.

초기 주요 거점 도시에서 전국 단위로 서비스 범위를 넓힌 2018년 1월 당근마켓 월간이용자 수(MAU)는 50만 명이었다. 이듬해인 2019년 MAU 180만 명을 넘긴 데 이어 지난해 480만 명, 올해는 1,420만 명을 돌파했다.

지난 11월 당근마켓은 MAU 1,600만 명, 주간이용자 수(WAU) 1,000만 명에 달하며 가입자 수 2,200만 명을 달성했다.

이 뒤를 쫓는 건 ‘취향 중고거래 앱’을 표방한 번개장터다. 명품을 비롯한 패션 상품과 다양한 취미용품을 주로 거래하며 지난해 연간 거래액 1조3,000억 원을 기록했다.

중고나라와 헬로마켓 역시 100% 비대면 중고거래 플랫폼을 지향하며 온라인 법률 지원 서비스, 금융사기방지 시스템 도입 등 안정성 강화에 힘쓰고 있다.

◆리셀테크 시장 진입 위해 진화하는 중고거래 플랫폼
앞서 밝힌 것처럼 세컨슈머 트렌드는 중고거래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대표적인 변화는 바로 ‘리셀테크’다.

리셀테크는 ‘되판다’는 뜻의 ‘리셀(resell)’과 ‘재테크’를 합친 말로, 희소성을 지닌 한정판 제품이나 소장 가치가 있는 제품을 구매한 후 나중에 더 비싼 가격에 되팔아 수익을 남기는 것을 뜻한다.

현재 리셀테크 플랫폼 시장은 네이버의 크림, 무신사의 솔드아웃 양사가 점유율 90% 이상을 차지하며 양분하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의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크림 앱의 MAU는 54만7,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배 이상 급증했다.

최근 1,000억 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를 포함해 누적 1,400억 원이 넘는 업계 최대 규모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8월에는 회원 수 100만 명의 네이버 카페 나이키매니아를 80억 원에 인수하며 외형 확장도 진행 중이다.

무신사의 ‘솔드아웃’은 지난 5월 두나무로부터 100억 원을 투자받았고, 지난 9월 기준 MAU 15만 명을 기록했다.

글로벌 1위 한정판 리셀 플랫폼 업체 스탁엑스도 지난 9월 우리나라에 공식 진출했다. 아시아 진출은 호주, 일본, 홍콩에 이어 네 번째다. 우리나라 소비자가 지난 1년간 스탁엑스를 통해 상품을 구매한 건수가 전년 대비 134% 증가하자, 한국 시장의 잠재력에 주목한 것이다.

당근마켓의 뒤를 쫓는 번개장터가 가장 힘을 싣는 분야도 리셀테크다.

번개장터의 올해 1~9월 스니커즈 카테고리 거래액 약 715억 원 중 한정판 스니커즈가 약 461억 원에 달해 65%를 차지했다.

또한, 지난 2월 더현대서울에 입점한 ‘BGZT Lab by 번개장터’가 누적 방문자 수 13만여 명에 이른 데 힘입어, 최근에는 스타필드 코엑스몰에도 진출했다.

번개장터 측은 리셀테크 분야에 더욱 힘을 쏟을 전망이다.

그간 스니커즈와 샤넬 등 명품에 한정됐던 리셀테크 대상이 레고, 아트토이, 캠핌용품, 톰브라운 에디션 삼성 갤럭시 폴드, 플레이스테이션(PS)5 등 쉽게 구하기 힘든 한정판 상품으로 확대되는 것을 직접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지혜 기자 2jh0626@naver.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